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베트남 예술가들이 프랑스 예술가들과 협력해 공동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는 베트남의 국민과 이미지를 홍보하는 동시에, 베트남 연극이 국제 무대에 보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더 큰 혁신과 창의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긍정적인 발전 '뚜렷'
‘Viet Nam en Scène’은 베트남의 유네스코 가입 50주년을 기념해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주프랑스 베트남 대표기관이 공동 주최한다. 베트남 청년극장, 베트남 전통예술국립극장, 쩐흐우짱 까이르엉극장, 다낭 전통예술극장, 베트남 인형극장, 베트남 국립오페라발레단 등에서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프랑스 예술가들과 함께 ‘유산에서 현대예술로’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연극계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점은 이번 행사의 조직 방식이다. 과거 베트남 연극의 해외 공연은 주로 문화의 날 또는 문화 주간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극단들은 주로 뛰어난 장면 몇 개를 선별해 해외 베트남 교민과 초청 인사들에게 선보였으나, 현지 관객들은 각 공연의 이야기와 문화적 뉘앙스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르우 꽝 부 작가의 ‘혼 쯔엉 바, 다 항 팃(Hồn Trương Ba, da hàng thịt)’이 프랑스 연출가 안 부비에와 베트남 청년극장 배우들의 협업으로 무대에 오른다. 또한 딘보린(Đinh Bộ Lĩnh)과 쯔엉찌(Trương Chi)의 전설은 베트남-프랑스 연출가 올리비에 데냉 흐우(Olivier Dhénin Hữu)와 빈터라이제 극단이 현대 뮤지컬로 각색한다.
이번 작품들은 베트남의 이야기를 유럽 관객에게 익숙한 연극 형식으로 선보임으로써,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찐 득 하이 주프랑스 베트남 대사는 이를 "베트남 문화를 ‘소개’하는 것에서 ‘함께 창조’하는 것으로의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Viet Nam en Scène’은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연극계의 활발한 국제 교류의 연장선에 있다. 2025년 11월 하노이, 하이퐁, 닌빈, 호찌민시에서 열린 제6회 국제실험연극제에는 1,000여 명의 예술가가 참가해 국내 19개 작품과 해외 8개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하노이 연극영화아카데미가 지난해 5월 공연한 ‘피그말리온’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연극학교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호찌민시 연극영화대학교의 실험 까이르엉 작품 ‘일식’은 2025년 말 난닝에서 4개의 금상을 수상한 데 이어, 중국 윈난에서 열린 제3회 남아시아·동남아시아 연극제에 특별 초청돼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6개의 상을 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전통 연극계에 큰 자극제가 되며, 젊은 예술가 세대가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시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연극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한 나라와 그 문화를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소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응오 레 반 외교부 차관은 연극을 “국제 관객이 베트남 문화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다리”라고 표현했다. 올리비에 드넹 흐우 연출가는 프랑스 관객이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전설, 기억, 정신적 삶의 베트남에 더 가까이 다가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 넓은 관객을 향한 배움
국제적 통합은 연극계 전문가들에게 배움과 수준 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6회 국제실험연극제에서 찐 투이 무이 베트남 연극예술가협회 회장 겸 인민예술가는 “베트남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뛰어넘고 세계 연극의 최고 성취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산둥성 극단의 류청강 기술감독도 “베트남 작품을 통해 정교하고 날카로운 연극적 사고와 언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 여러 국가는 전통 연극을 성공적으로 세계 무대에 올렸다. 일본의 가부키는 1928년 해외 데뷔 이후 약 100년간 꾸준히 국제 순회공연을 이어오며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에서는 바이셴융 작가가 쑤저우 곤극극장과 협력해 제작한 고전 곤극 ‘모란정’ 축약판이 영국, 미국, 그리스 등에서 공연됐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이 작품은 20년간 500회 이상 공연돼 약 80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그중 상당수가 젊은 층이었다.
베트남 연극은 아직 국제적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Viet Nam en Scène’의 프랑스 현지 프로덕션 디렉터이자 언론인인 응우옌 미 린은 파리에는 매일 300개 이상의 극장에서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현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큰 도전'이라고 했다.
국제연극협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연출가 레 꾸이 즈엉은 베트남 연극이 조직 및 운영상의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연극 산업이 발달한 많은 국가에서는 개별 작품마다 연출가와 배우를 공개 모집하는 반면, 베트남은 기존 상근 인력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국 결의 제80-NQ/TW호는 베트남의 소프트파워 강화와 문화적 가치의 국제적 확산을 촉구한다. 연극 분야에서 전문가들은 세 가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협력은 단발성 행사를 넘어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한다. 타 꽝 동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Viet Nam en Scène’이 공동 제작, 예술가 교류, 전문 교육을 통해 협력의 지속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접근은 다른 국제 파트너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둘째, 제작 방식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대본 선정 단계부터 해외 순회공연에 적합한 버전을 준비하고 자막과 고화질 영상 기록을 제작해 페스티벌에 출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업계에는 자금과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순회공연 지원기금 조성, 국제 공동제작 위탁, 기업 후원 장려 등이 제안되고 있다. 또한 외국어 능력과 제작, 저작권 협상, 마케팅 전문성을 갖춘 인재양성도 필수적이다.
뚜옹, 쩨오, 까이르엉, 수상 인형극은 다른 어떤 전통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다. 이 유산을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진정한 소프트파워로 전환하려면 베트남은 더 치밀하게 기획되고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된 사업을 통해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