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서 첫 장애인 연극주간 개막..."다양한 공동체 참여 의미"

장애인을 위한 연극 주간 '포용적 연극 및 공연예술'이 하노이에서 처음으로 개막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토론과 워크숍, 다큐멘터리 상영과 함께 8편의 공연이 선보인다.

주최 측이 이번 주에 예정된 예술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최 측이 이번 주에 예정된 예술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다.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베트남 주재 유럽연합(EU) 문화원 네트워크(EUNIC Viet Nam)가 주최하며, 영화감독 응우옌 호앙 디엡이 총괄 연출을 맡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여성 감독인 디엡이 처음으로 이같은 포용적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프로그램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한여름 밤의 꿈’으로 시작해 희망합창단(Hope Choir)의 합창 공연, 시각장애 예술가들의 연극, 현대무용, 관객 참여형 공연, 예술 워크숍, 세미나, 다큐멘터리 상영, 비언어극 및 오페라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관객들에게 예술 탐험의 여정을 선사한다.

유럽의 고전 연극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부터 무용, 음악, 오페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작품에 이르기까지, 이번 프로그램은 장애 예술가와 일반 예술가 모두의 창의적 기여를 다양한 예술 형식과 분야에서 조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의 접근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장애 경험에서 비롯된 시각이 예술 및 연극 미학의 이해와 정의 방식을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주류 문화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형성된 현실에서 자주 간과되거나 주변화되는 시각에 주목하고 이를 조명하고자 한다.

응우옌 호앙 디엡 감독은 “괴테 인스티투트(Goethe-Institut)의 제안으로 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처음 시도되는 이 독특한 예술 주간을 기획하게 된 것은 매우 큰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영화감독으로서 다양한 창작적 도전을 경험해왔지만, 이번 행사는 단순한 헌신과 이해를 넘어, 그동안 망설였던 경계를 넘는 용기가 필요한 전혀 다른 종류의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디엡 감독은 “이번 프로그램은 다양한 공동체를 예술에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기여자이자 실천가, 창작자로 참여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간에 선정된 프로젝트에 대해 디엡 감독은 “각 프로젝트마다 선정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 과정에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기여와 예술적 실천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엡 감독은 “우리는 단순히 장애인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라서 선정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공동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예술을 창작하고, 집단적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청년극장의 예술가 딘 흐엉 투이는 이번 프로젝트에 장애 예술가들의 트레이너이자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투이 씨는 “프로젝트 참가자들과 함께 예술을 창작하는 경험은 개인적으로 매우 값진 보상이었다”며, “단 10일 만에 셰익스피어 5막짜리 연극 전체를 준비하고 공연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특히 내 학생들은 이제 막 2학년을 마친 상태였고, 24명의 학생 그룹에 장애인 센터에서 온 5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투이 씨는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료 배우들과 협력하고 서로를 지원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점차 깨닫는 모습을 보며 더욱 의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장애 예술가의 시각에서, 시각장애인 공연자이자 ‘거리감 없는 예술 그룹'의 창립자인 호앙 반 리는 “20년 가까이 커뮤니케이션과 사회활동 분야에서 일하며 수많은 장애인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며, “이번 예술 주간을 통해 그 여정에서 함께했던 이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다”고 했다.

리 씨는 “이러한 동기가 장애인 2명과 예술 코디네이터 1명이 함께 ‘거리 없는 예술’ 그룹을 만들게 했다”며, “축제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함께 연결되고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 그룹의 공연은 23일 금요일 저녁, 쯔엉 극장(Chuong Theatre)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공동 창작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이번 공연의 예술적 소재는 시각장애 예술가와 뇌성마비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비장애 공연자들의 경험, 감정, 개인적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장애인을 위한 첫 포용적 예술 주간인 만큼,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연례 행사로 자리 잡는 것은 물론, 포용적 예술 실천이 일상 문화의 일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호찌민시 괴테 인스티투트 소장이자 하노이 괴테 인스티투트 문화 프로그램 책임자인 타이 마이 란은 “이번 행사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창작 실천의 일부가 되어 세상을 더 폭넓게 이해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NDO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