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 산하 대외무역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아세안(ASEAN) 내 농림수산물 수입 수요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2021~2025년 기간 동안 과일 및 채소 수입이 연평균 6.03% 성장해 지난해에는 29억 5천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의 수입 구조는 외부 공급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반영한다. 양파와 마늘, 감자 등 주요 채소가 전체 채소 수입의 약 40~45%를 차지하며, 당근, 양배추, 콜리플라워 등은 약 30%를 차지한다. 레스토랑 및 호텔 등 고급 외식업계를 겨냥한 고급 과일 및 채소 수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의 과일 및 채소 공급국 중 7위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은 3.52%에 달한다. 용과, 냉동 두리안, 망고, 롱간 등은 여전히 뚜렷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베트남산 Ri6 두리안은 할랄 식품 가공 원료로 말레이시아의 수입이 점차 늘고 있다.
과일과 채소 외에도 아세안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는 분야가 늘고 있다. 싱가포르 주재 베트남 무역대표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5년 싱가포르의 3대 수산물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수출은 1억 2천550만 싱가포르 달러로 시장 점유율 10.3%를 기록했다. 이 중 어류 필레 및 냉장·냉동 어류 제품이 6,300만 싱가포르 달러로 29.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1~2025년 기간 동안 고무 수입이 연평균 49만2천521톤으로, 이전 기간 대비 21.3% 증가했다. 작년 기준으로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의 고무 공급국 중 4위를 차지했으며, 수출량은 4만8천710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125.1%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4.2%에서 10.5%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의 국내 고무 생산량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이 같은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세안 내 후추 수입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2020년 5천990톤에서 2025년 9천652톤으로 수입량이 급증했다. 2026년 1월 한 달 동안만 978톤이 수입되어 전년 동기 대비 121.2% 증가했으며, 이 중 베트남산이 전체 수입량의 99.63%를 차지했다.
쌀 수출과 관련해 베트남식량협회(VFA) 도하남 회장은 앞으로도 아세안이 베트남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월 필리핀으로의 쌀 수출은 33만1천770톤, 1억4천740만 달러에 달해 전체 수출량의 50.93%, 수출액의 47.7%를 차지했다. 이는 필리핀이 처음으로 베트남 전체 쌀 수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베트남은 필리핀 외에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도 쌀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기회와 함께 아세안 시장 내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베트남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확대하기 위해 전략 조정이 요구된다. 필리핀 주재 베트남 무역대표부 레푸끄엉 무역참사관에 따르면, 구매력과 소비자 선호도가 베트남 제품과 비교적 잘 맞는 편이지만, 쌀 등 주요 수출품이 규제 정책과 무역구제 조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리핀 시장이 비교적 개방적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농산물은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수출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베트남 기업들은 아직 유통망 구축을 우선시하지 않고 있다. 제품 샘플 발송, 박람회 참가, 고객과의 직접 연결 등에서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 선호에 맞춘 제품 혁신에도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매 유통망 진입 비용, 현지 시장 내 브랜드 구축,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식품 안전 등록 절차 등도 베트남 기업에 큰 장벽으로 남아 있다.
끄엉 참사관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 주재 베트남 무역대표부는 국내 기업과 현지 수입업자·유통업자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쇼룸 내 제품 전시 지원, 2026년 3월 마닐라에서 열리는 Worldbex 등 박람회 참가를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시장 관점에서 레후푹 태국 주재 베트남 무역대표부 무역참사관은 “에너지 공급망 교란과 중동 경유 항공편 제한이 태국 내 소비와 관광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베트남의 대태국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베트남 수출업체들은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사업 계획과 제품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