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기업들의 활로...부가가치 극대화 '스마트 생산'

월등한 생산량을 바탕으로 베트남 농업 기업들은 원자재 중심에서 벗어나 고도 가공을 통해 더 높고 지속 가능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트렌드를 넘어, 농산물이 저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Simexco DakLak에서 스페셜티 커피 껍질(카스카라 차) 수출을 위해 포장하는 모습. (사진: 민 안)
Simexco DakLak에서 스페셜티 커피 껍질(카스카라 차) 수출을 위해 포장하는 모습. (사진: 민 안)

지난 11월 말, 주벨기에 베트남 무역대표부는 슈퍼마켓과 식품 가공업계에 코코넛 밀크를 공급하는 벨기에의 한 수입업체가 베트남 코코넛 밀크 생산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벨기에 업체는 산업 규모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대규모인 베트남 제조업체를 원하며, 다양한 지방 함량의 코코넛 밀크 제품과 슈퍼마켓용 소형 소매 팩, 산업용 식품 생산을 위한 10~20kg 대형 포장 등 다양한 포장 형태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품은 유럽연합(EU)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베트남-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EVFTA)의 특혜 체계 하에서 벨기에 및 EU 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증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이 벨기에 업체는 2026년 1월 베트남을 방문해 승인된 주문에 대해 직접 협의할 계획이다.

응우옌 티 킴 타인 베트남코코넛협회 회장은 “가공 농산물에 대한 해외 파트너의 협력 수요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베트남 기업들이 여전히 원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 '필리핀 코코넛'이나 '인도네시아 코코넛'과 같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브랜드 '베트남 코코넛'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신용 정책과 함께, 과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현대적 가공 기술을 기업 및 협동조합에 이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과일·채소 분야에서, 특히 베트남 기업들이 고품질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추진함에 따라, 고도 가공 제품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EU 시장에서 건조 채소 제품의 매출은 2025년 162억 달러에서 2035년 약 355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은 소비자들의 편의성 추구, 식품 폐기물 감소, 건조 채소의 기능성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필리핀 코코넛”이나 “인도네시아 코코넛”과 같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 브랜드 “베트남 코코넛”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신용 정책과 함께, 과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현대적 가공 기술을 기업 및 협동조합에 이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응우옌 티 킴 타인, 베트남코코넛협회 회장

응우옌 띠엔 중 Simexco DakLak(닥락 2-9 수출입회사) 부사장은 “베트남 최대의 생두 커피 수출업체 중 하나로서, 당사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베트남 커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도 가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Simexco DakLak은 또한 커피 원두 추출 후 버려지던 커피 껍질을 활용한 스페셜티 커피 껍질차(카스카라 티)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상업적 가치는 킬로그램당 약 100만 동에 달한다. 카페인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대체 에너지원으로 적합한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산업통상부 산하 해외무역국에 따르면, 가공 커피는 업계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으며, 2025년 1~10월 수출액은 14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가치사슬 고도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베트남이 세계 주요 커피 공급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유럽 최대 커피 소비국인 독일은 1인당 연간 6.5kg 이상의 커피를 소비한다. 특히 고품질 커피, 고도 가공 커피, 스페셜티 커피 부문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베트남 기업들이 생산 전환과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가공 제품은 단순한 시장 트렌드를 넘어 최근 몇 년간 많은 수출 품목의 해법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오징어·문어 수출이 급성장했다. 국내 원료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2025년 10월 말 기준 베트남의 오징어·문어 수출액은 6억2천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즉석 건오징어, 반건조 오징어, 전처리 문어, 냉동 삶은 문어 등 가공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사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충족한다.

많은 농업 전문가들은 농업의 미래가 단순히 생산량 확대가 아니라, 농산물 원료 단위당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스마트 생산’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고도 가공으로의 전환이야말로 베트남 농산물이 글로벌 시장에 보다 확고히 진출하고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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