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 FDI 유치의 그늘...기대 못미친 국내 연계는 '숙제'

외국인 투자 자금이 계속해서 베트남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유치된 자본의 규모만이 성공의 유일한 척도는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자 부문과 국내 기업 간의 연계 강화, 높은 현지화율, 그리고 베트남 기업들이 공급망의 고부가가치 분야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이다.

물류 역량 강화는 기업들이 시장을 확장하고 국제 주문에 접근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 CHQ)
물류 역량 강화는 기업들이 시장을 확장하고 국제 주문에 접근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 CHQ)

FDI 수치 뒤에 놓인 연계의 공백

2025년, 싱가포르는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 69억8,000만 달러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중국(51억9,000만 달러)과 한국(42억 달러)이 이었다. 2026년 첫 8개월 동안에도 주요 투자 파트너로는 싱가포르,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등이 지속적으로 포함됐다.

이러한 수치는 투자 흐름의 변화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베트남의 매력을 반영한다. 그러나 FDI 유치 성과 이면에는 외부 자본이 국내 생산 역량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즉 베트남 기업들이 어느 정도 참여하고 공급망의 어떤 단계까지 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이 문제는 최근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베트남 기업의 기회’ 포럼에서 주요 이슈로 제기됐다.

응우옌 아인 즈엉 베트남 정책전략연구원 연구원은 공급망 변화 추세를 분석하면서, 베트남이 FDI 유치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이 점차 베트남의 주요 투자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유입되는 FDI는 베트남의 성장과 수출촉진, 경제 연계 강화,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 주요 경제국들이 베트남의 핵심 투자 파트너로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베트남이 국제 생산 및 무역 네트워크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곧바로 국내 기업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응우옌 아인 즈엉 박사는 베트남이 직면한 과제 중 하나로 FDI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연계 부족을 꼽았다.

이 연계 격차는 베트남 기업이 외국인 투자 부문의 공급업체로 진입하고 현지화율을 높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 단계에 참여하는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투자 유치의 효과는 단순히 자본 유입 규모뿐만 아니라 파급 효과와 국내생산 연계 발전 능력 측면에서도 평가되어야 한다.

국내 한계 외에도 국제 무역 환경은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 즈엉 박사는 2025년 이후 미국의 수입 관세 정책과 제3국산 원자재에 대한 기술 기준 등으로 인해 베트남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요구로 인해 상품의 원산지와 원자재 출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시장 접근을 유지하기 위해 원자재, 생산공정, 관련 기술 요건을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베트남은 또한 아세안 내 ‘바닥을 향한 경쟁’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각국이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인센티브에만 의존할 경우,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 즈엉 박사는 FDI 유치 전략을 양적 확대에서 선별적 투자 유치로 전환하고 국내 기업과 연계된 첨단기술 및 혁신 프로젝트를 우선시할 것을 제안했다.

프로젝트 선정과 더불어, 베트남은 지원산업 육성, 물류·디지털 인프라·에너지 역량 강화, 원산지 규정 및 무역구제 관련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들은 회복력 있는 생산 생태계 구축, 시장 다변화, 베트남 경제의 자립성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베트남 기업의 기회 포럼 모습. (사진: MP)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베트남 기업의 기회 포럼 모습. (사진: MP)

정책, 국내 역량 강화 유인해야

투자 유입의 선별이 투자유치 과정의 투입 품질을 결정한다면 국내 기업의 역량은 공급망 변화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세제 정책과 관련해 레 티 즈엉 하이 베트남세무컨설턴트협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투자유치 중심에서 벗어나 베트남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고부가가치 연결고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환은 세제 정책을 단순히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베트남 기업의 성장모델 전환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하이 부회장은 세제 정책이 단순히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혁신과 성장 모델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 부회장이 강조한 성과 사슬은 기술, 연구개발, 인적자원, 공급망, 글로벌 시장으로 구성된다. 기술과 연구개발, 인적자원의 질은 기업이 생산 역량을 높이고 공급망에 더 깊이 참여하며, 국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 접근법은 지원 정책이 기업의 장기적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함을 보여준다. 단순히 프로젝트 유치에만 머물고 국내 기업이 공급업체로 성장할 역량이 부족하다면 연계 수준과 경제 내 부가가치 제고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정책과 비즈니스 환경이 공급망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정책과 지원책 외에도 베트남은 지원산업 육성, 경쟁력 강화, 국내 기업과 FDI 부문 간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

목표는 현지화율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생산 연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기업은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정책은 기업이 주문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며, 지역 및 글로벌 공급망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공급망 변화는 투자유치와 시장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지원산업, 물류, 생산 연계의 취약점도 드러낸다.

따라서 이제 과제는 단순히 더 많은 FDI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투자 흐름을 선별하고 국내 기업이 점진적으로 공급망 내 고부가가치 연결고리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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