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회복력 강화와 연계성 확대
‘변화하는 세계에서의 회복력과 단결’을 주제로 당 딘 꾸이 전 베트남 외교부 차관이 진행한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는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서의 회복력과 단결의 개념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마르티 나타레가와 전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이 단순히 환경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전략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대국 간 경쟁이 아세안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안정성과 대화, 포용적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역동적 균형’ 접근법을 제안했다. 나타레가와 전 장관은 다양성이 아세안의 핵심 특징임을 강조하며, 단결이 곧 획일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진정한 과제는 차이를 강점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응우옌 만 끄엉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협력적 회복력’을 강조하며,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통합이 심화될수록 각국이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지는 역설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전이 통합의 가치를 약화시키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끄엉 차관은 회복력이 고립과 동의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연계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의 회복력은 내부 단결과 효과적인 중심 역할, 실질적 협력 메커니즘이라는 세 가지 축에 기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식과 기술, 인프라 연계, 지속가능한 공급망, 그리고 폭넓은 대화 플랫폼에 대한 우선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와타나베 테츠야 아세안·동아시아 경제연구소(ERIA) 소장은 역내 산업 협력과 메콩 등 아세안 내 아지역 개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경제 접근법을 제안했다.
글로벌 거버넌스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이브 티베르기앵 교수는 아세안이 평화, 안정, 국제법 존중을 증진하는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쿠익 청추이 교수는 회복력이란 국가와 지역이 혼란을 견디고 다시 일어서는 능력도 포함한다고 했다. 아시아 그룹 어드바이저스 CEO 아담 슈워츠는 평가에서 행동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아세안 내부의 경제 통합 심화, 강력한 제도적 틀 구축, 민간 부문 참여 확대를 촉구했다.
분쟁 예방 강화와 전략적 신뢰 구축
두 번째 전체회의에서는 아세안의 분쟁 예방 이니셔티브 진전을 주제로, 점점 복잡해지는 역내 안보 환경에서 아세안의 실질적 역량을 강화하고 파트너의 역할을 정의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유연한 접근법을 논의했다.
길리언 버드 주베트남 호주 대사는 잠재적 분쟁을 위기 발생 이후가 아니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조기 경보 시스템과 규범 기반의 역내 제도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나카미쓰 이즈미 유엔 사무차장은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유연한 외교적 선택지 마련과 신뢰 구축, 해양안보 및 사이버안보 정보 공유를 통한 조기 경보와 조기 행동 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시드로 L. 푸리시마 필리핀 대통령 고문실 수석차관은 분쟁 예방이 거버넌스, 포용적 발전, 불평등과 기후변화 등 위협의 조기 대응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쩜 위디야 아세안 의회간 총회(AIPA) 사무총장은 아세안이 새로운 구조를 만들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우호협력조약(TAC), 아세안지역포럼(ARF), 아세안 국방장관회의 플러스(ADMM-Plus) 등 기존 약속의 효과적 이행과 입법부의 역할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세안 파트너를 대표해 왕칭 주아세안 중국대사는 아세안이 냉전적 사고를 넘어 공동 안보를 추구하고 경제 개발 협력을 지속 가능한 평화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레오노르 카루아 프랑스 프랑코포니·국제협력·재외국민 담당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외교적 해법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자와 참가자들은 아세안이 신속히 대응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는 한편 중심성을 유지하고 실질적 협력 메커니즘을 보강해 미래의 전략적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AI 시대,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이어 ‘아세안의 AI 도입: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전체회의에서는 AI가 가져올 기회와 도전, 특히 디지털 격차 해소와 역내 협력 강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조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은 화상 연설에서 AI 시대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적 돌파구나 경제적 이익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계층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의 포용적 디지털 전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아세안이 글로벌 AI 협력의 핵심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인도네시아의 컴퓨팅 인프라 구축 사업, 베트남에 새로 개교한 한-아세안 디지털 아카데미 등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 이니셔티브도 소개했다.
레오니 마더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KAS) AI 전문가는 유럽연합 AI법의 핵심 원칙과 유사한 위험 기반 접근법을 아세안 국가들이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그녀는 기술 트렌드를 무분별하게 좇는 것을 경계하며, AI 모델은 각국의 필요와 비교우위에 맞춰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AFF 2026에서는 전략 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아세안의 대응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열렸다. 토론에서는 응우옌 흥 선 베트남 외교아카데미 원장과 옌 쉬에퉁 중국 칭화대 교수가 전략적 견해를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AI 등 기술이 국가 역량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국 간 경쟁은 더 이상 이념 중심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두 개의 별도 기술 생태계가 출현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