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OPEC+ 회원국들의 수출이 마비되고 있다.
이로 인한 충격은 심각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은 하루 439만 배럴로 감소했고, UAE는 하루 213만 배럴, 이라크는 하루 56만 1,000배럴에 그쳤다. 한편,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다른 두 걸프 국가의 수출은 사실상 지도에서 사라진 상태다.
이란을 제외한 걸프 국가들의 3월 해상 원유 수출량은 분쟁 전월 대비 49% 급감했다. 대체 수송로는 부족해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를 통한 수출, 해협 외곽 항만 활용, 이라크에서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경유하는 해상 운송로 복원 등 ‘플랜 B’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분쟁은 걸프 국가들로 하여금 원유 및 가스 수출 흐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병목 구간’을 피할 수 있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연안 얀부 항구까지 이어지는 1,200km 동서 송유관의 전략적 가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우회하며, 현재 분쟁 상황에서 하루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하는 핵심 생명선이자 주요 수출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연안에 추가 수출항, 특히 네옴(Neom) 프로젝트를 위한 심해항 건설을 검토 중이다. 한편, UAE는 현 시점에서 가장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아부다비에서 푸자이라 항구까지 이어지는 기존 송유관과 동서 수송로 확장을 추진해 복잡한 국경 간 인프라 건설 없이 수송 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지역 당국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송유관 건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취약한 해상 운송로에 대한 오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미-이스라엘 군사 동맹과 이란 간의 대치로 인해 석유 시장은 5주 연속 큰 변동성을 겪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글로벌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OPEC+ 회원국들은 최근 5월부터 하루 20만 6,000배럴의 증산 쿼터 인상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상징적 의미가 큰 소폭 인상에 불과하다.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의 영향으로 주요 OPEC+ 회원국들이 실제로 생산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쿼터 증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 차질의 2%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걸프 지역의 원유 흐름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은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어, OPEC+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이론적 의미에 그치며, 분쟁이 진정되는 즉시 생산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데 목적이 있다.
OPEC+는 증산 쿼터 인상과 함께 국제 해상 운송로 보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에너지 흐름의 중단 없는 유지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걸프 국가들은 원유 수출 흐름 유지를 위해 임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진 분쟁 속에서 지역 내 송유관과 육상 수송로 등 대체 경로는 평상시의 40% 수준만 가동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중심적 역할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글로벌 ‘에너지 병목’은 원유 공급 유지에 상당한 도전을 계속 안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