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현재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대륙의 안보 환경에 필수적인 보장을 제공하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동시에, 방위 분야에서 자립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몇 달간 미국과 유럽 내 나토 회원국 간의 긴장 관계는, 미 행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 철수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국은 유럽에 배치된 전투여단을 기존 네 개에서 세 개로 줄여, 이 지역 내 미군 주둔 규모를 2021년 수준으로 되돌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독일에서 최소 5,000명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주둔 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유럽 간 관계에서 전략적 전환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의 이익과 전략적 계산이 장기적 약속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우선순위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워싱턴의 미군 철수가 나토 동맹국들에게 여러 현안, 특히 중동 분쟁과 관련해 입장 변화를 압박하는 조치로 보고 있다. 중동 분쟁에 대한 나토 회원국들의 신중한 태도는 미국의 기대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미국이 전략적 우선순위를 전환함에 따라 NATO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미국이 이란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전개하면서, 나토는 동맹의 억지력 핵심인 첨단 군사장비가 미국 군대의 예비 물자 소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적시에 보충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문제는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논의됐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문제는 나토가 무기 생산을 늘려야 하느냐가 아니라, 회원국들이 정치적 약속을 실제 군사 역량으로 얼마나 신속히 전환하느냐”라고 했다. 나토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산 무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상황 완화를 위해 일부 유럽 동맹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해상 안보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관측통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진전에 점점 더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외교 우선에서 군사 공격 명령 가능성으로 입장을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 간 관계에서 드물게 긍정적인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폴란드에 추가로 5,000명의 미군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점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중요한 물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잦은 정책 변화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번 조치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 접근법에 대한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반영한다.
최근 나토 정상회의에서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드 스웨덴 외교장관은 “워싱턴의 메시지를 항상 명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유럽의 최우선 과제는 방위와 역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7월 튀르키예에서 열릴 2026년 나토 정상회의는 미국이 나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상회의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병력 조정은 동맹의 미래 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 동맹국들은 핵심 안보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나토의 안보 구조가 중대한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자율성 강화라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