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중동 분쟁 속 에너지 외교 '시동'...5개국 순방길

전략적 해상 항로가 ‘무기화’될 위험에 처하면서 자칫 작은 일이라도 벌어지면 에너지와 물류, 무역 부문 전반에 연쇄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상당수 국가들이 에너지 외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 ANI/VNA)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 ANI/VNA)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중동 및 유럽 여러 국가 순방은 글로벌 석유 시장의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 행보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모디 총리는 15일부터 2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5개국 순방에 나선다.

중동 갈등이 고조되고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혼잡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인도 경제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총리가 직접 에너지 외교 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모디 총리가 이번 순방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타국과의 에너지 협력 강화다. 특히 UAE는 뉴델리에 대규모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를 공급하는 주요 파트너다.

한편,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동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빠른 확장을 이룬 유럽 국가들은 인도가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험 많은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도가 에너지 외교를 시급히 강화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인도는 원유 수요의 약 85%에 해당하는 하루 약 420만 배럴을 수입하고 있어 에너지 관련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이미 중동 지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인도 경제는 가시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인도 원유 수입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이곳은 지정학적 대립에서 점점 더 전략적 압박 지점이 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의 어떤 혼란도 뉴델리의 수입 경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외에도 최근 홍해에서의 공격과 말라카 해협의 통행료 논쟁 등은 해상 운송로가 단순한 무역 경로를 넘어 안보와 에너지 문제에서 점차 전략적 지렛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가까운 미래 글로벌 에너지 흐름의 지속적인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유가 급등의 충격은 인도에서 더 광범위한 경제 위기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뭄바이에 위치한 HDFC 증권의 연구 분석가 데바르시 바킬에 따르면, 치솟는 유가와 글로벌 불안정성은 인도의 외환보유고에 심각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도 항공업계는 항로 차질과 비행 시간 증가, 연료비 급등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여러 항공사는 국내외 노선 모두에 연료 할증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었다. 농업 부문에서도 공급망 혼란으로 수입 비료 가격이 급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어려운 에너지 전망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는 전체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 발전 비중을 10년 전 0.5%에서 현재 9%까지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유럽연합(EU)과도 녹색 에너지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에게 연료 소비 절감과 불필요한 외화 지출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에너지가 점점 더 정치적 협상 수단이자 국제 무역 관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세계에서, 인도의 에너지 외교 강화 노력은 글로벌 변동성에 대한 보호막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단기적인 에너지 확보 경쟁이 아니라, 각국이 공동의 도전에 협력해 대응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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