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 속 부활하는 원자력 발전...곳곳서 재추진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는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삼기 위한 해법을 논의하면서 국제 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 광둥성의 한 원자력 발전소 엔지니어들이 설비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 신화통신)
중국 광둥성의 한 원자력 발전소 엔지니어들이 설비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 신화통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분쟁 지역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변동성 속에서, 원자력 발전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려는 국가들에게 점점 더 전략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는 현대 경제의 생명줄이다.

최근의 분쟁들은 글로벌 에너지 안보 지형의 다양한 취약점을 드러냈다. 중동에서 충돌이 발생하자마자 세계 ‘블랙 골드’로 불리는 석유와 가스 공급이 즉각적으로 차질을 빚었고, 연료 가격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유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를 낳았다. 이 충격은 특히 수입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많은 경제에 막대한 압박을 가했다.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자력 발전을 통한 에너지 자립 실현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동 주최한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자력 발전이 공급 문제 해결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은 안정성, 높은 출력, 기상 조건이나 지정학적 긴장, 운송 경로 차질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변동성이 심한 석유 시장에서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필수적 선택지로 점점 인식되고 있다.

수년간 원자력 발전은 원전 사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생산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안전성이 높아지며 사실상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원자력은 에너지 공급 보장과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최근 몇 년간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정책을 전환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과거 민간 원자력 에너지에서 멀어진 것이 전략적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그녀에 따르면,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유럽 대륙을 지정학적 변동성과 에너지 가격 충격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EU 회원국들과 더불어 미국, 영국, 인도, 대한민국 등도 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신속히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는 2038년까지 두 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확정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32~2034년 사이 가동을 목표로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전 세계 약 40개국이 이미 원자로 건설을 시작했거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 도입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에 대한 관심 증가는 인공지능(AI), 전기화, 디지털화의 급속한 확산과도 맞물려 있다. 이 모든 요소가 에너지 소비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금융, AI 등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처리·분석하는 시설은 막대한 양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인식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최근 데이터 센터의 ‘전력 갈증’ 해소를 위해 원자력 에너지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글로벌 에너지 믹스에서 비교적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전력 생산의 약 10%에 불과하다. 높은 투자 비용, 긴 건설 기간, 다양한 기술적 장벽 등으로 인해 원자력 산업의 확장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을 세 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각국이 엄격한 안전 기준 유지, 연료 공급 보장, 공급망 구축, 숙련된 인력 양성 등 복잡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중동 긴장으로 촉발된 현 에너지 가격 충격은 많은 도전을 안기지만, 동시에 각국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강력한 동력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자력 발전의 부활은 불가피한 흐름이자, 각국이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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