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생활비 상승 속도 따라가지 못해
많은 노동자들에게 월급은 식비, 임대료, 전기·수도요금, 교통비, 육아비, 가족 부양 등 필수 지출에 나뉘어 사용된다. 예기치 못한 의료비나 자녀의 새 학년 시작만으로도 이미 빠듯한 가계 예산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과근무는 소득을 보충하는 수단이 되지만 저축은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남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노이 동아인 산업단지에서 4년째 근무 중인 레 투 하 씨는 월 기본급이 약 580만 동 수준이다. 초과근무와 수당을 합치면 월 소득이 1,500만~1,600만 동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초과근무가 적은 달에는 800만 동 정도만 받는다.
하 씨와 같은 노동자들에게 임대료, 전기·수도요금, 교통비 등은 줄이기 어려운 고정지출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학비, 식비, 보육비도 부담해야 한다. 한편, 초과근무 수입은 기업의 주문량과 생산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일이 많을 때는 임금이 오르지만, 생산이 줄면 소득도 감소한다.
응오 유이 히에우 베트남 노동총연맹 부회장은 “초과근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은 당장의 소득을 늘릴 수 있지만 그만큼 휴식, 가족 돌봄, 건강 회복의 시간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기본급이 필수 생활비를 충족하지 못하면 직업훈련이나 자격 향상 기회도 줄어, 고용 전망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소득 압박은 필수 서비스 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노동총연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5%가 자녀 교육비의 일부만 임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답했고, 46.1%는 기본 의약품 일부만 살 수 있다고 했다. 2.9%는 약이나 진료·치료비를 전혀 감당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임금이 삶의 질과 사회보장 확보 능력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소득이 당장 필요한 지출에 쓰이면 노동자들은 건강 위기, 실업, 은퇴에 대비해 저축하기 어렵다.
공공부문에서도 조직 개혁과 공공서비스 질 향상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팜 티 타인 짜 부총리는 올해 3월 9일 “법정 급여율이 여러 차례 조정으로 약 58% 인상됐지만 실제 요구와 노동자 생활수준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이는 임금 인상과 함께 임금 결정 메커니즘, 인사관리 및 평가 방식의 개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현실적 필요에 따른 개혁 추진
팜 티 타인 짜 부총리는 지난달 21일 정부가 새로운 임금 및 사회보험 정책에 관한 결의를 마련해 정치국에 보고하고,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8년 제정된 결의 제27-NQ/TW호, 결의 제28-NQ/TW호를 대체할 예정이다.
새 결의 준비는 임금 및 사회보험 정책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점검할 필요성을 반영한다. 다만, 아직은 제안서 개발 단계로, 구체적 내용은 관련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
결의 제27-NQ/TW호는 직무, 직책, 리더십에 연동된 새로운 급여체계 개발 등 임금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임금 수준 조정으로 소득이 개선되긴 했으나, 임금 격차, 지급 방식, 성과 평가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사회보장 관점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명목 임금 인상이 아니라 실질 소득의 개선이다. 생활비가 빠르게 오르거나, 노동자들이 생계를 위해 여전히 초과근무에 의존해야 한다면 임금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 수립 시 노동자의 필수 지출 충족, 저축, 생계 안정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업 부문에서는 지역별 최저임금이 저소득 노동자 보호의 핵심 수단이다. 국가임금위원회는 2027년 1월 1일부터 지역별 최저임금을 평균 7.8% 인상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역 I는 월 570만 동, 지역 II는 508만 동, 지역 III는 445만 동, 지역 IV는 404만 동으로 오를 예정이다.
최저임금 조정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장기적으로 노동자의 주된 소득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경력, 숙련도, 책임이 늘어도 임금이 그대로라면 문제가 있다. 소득은 노동자의 자격, 역량, 기여도를 반영해야 한다.
임금, 생산성 및 장기 사회보장과 연계 필요
공공부문에서는 직무 중심 개혁을 통해 전문성, 책임, 업무성과를 더 잘 반영하는 임금체계 구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응우옌 띠엔 딘 전 내무부 차관은 “각 직위별로 업무, 역량 요건, 기대 산출물을 명확히 정의하고, 분야별 특성에 맞는 투명한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 기반 임금은 단순히 생산량이나 처리 건수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 의사, 지역사회 서비스 종사자 등은 전문적 책임과 서비스 효과도 중요하다.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으면, 새 제도는 공정성과 동기 부여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기업 부문에서 딘 쫑 틴 재정학원 경제전문가는 “임금 개선은 생산성 향상, 업무 질 개선, 경력 개발 기회와 연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기술 투자, 공정 개선, 근로자 교육, 효율적 생산 조직을 통해 소득 성장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노동자도 역량을 높이면 더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맡아 소득을 늘리고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과근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줄여야 한다. 기본급이 오르면 노동자는 더 많은 휴식, 가족 돌봄, 추가 교육의 기회를 갖게 된다. 기업도 인력 안정화, 채용·교체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금은 사회보험 가입 및 질병, 실직, 은퇴 시 생계 보장 능력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임금 및 사회보험에 관한 새 결의는 단기 소득 개선만이 아니라 장기적 이익까지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팜 티 타인 짜 부총리는 올해 9월 22일 내무부와의 업무회의에서 “결의 이행에 대한 종합 평가와 임금·사회보험 정책을 전체 틀에서 산정, 기금 균형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에게 이는 오늘의 소득이 위험 발생 시 보호와 함께해야 함을 의미한다. 사회보험 전면 가입, 보장 범위 확대, 안정적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도 사회보장제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임금 개혁과 병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임금 인상은 이를 뒷받침할 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소득 조정은 경제 성장, 노동생산성, 국가 예산, 기업의 지급 능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임금이 오르더라도 상품·서비스 가격이 그만큼 오르면 실질적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임금 및 사회보험 정책 개혁안은 2027년 1월 최종 확정, 2월 정치국 및 당 중앙위원회 사무국에 제출, 3월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