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포장규정 강화에 업계 '긴장'..."녹색 전환땐 높은 경쟁력"

유럽연합(EU)의 새로운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은 수출 기업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국내 포장 제조업계에도 갈수록 강화되는 친환경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조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EU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2025/40, PPWR)이 지난 12일부터 EU 회원국 전역에서 공식적으로 발효됐다. 이는 EU 내부 규정이지만, 그 영향 범위는 여러 국가의 수출 부문까지 확장된다. 이 규정은 현재 시행 중인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과 EU 순환경제 행동계획(CEAP)의 친환경 조치 중 일부다.

이 규정은 포장재가 상품과 직접 접촉하는지, 운송용으로 사용되는지에 관계없이 EU 시장에 등장하는 모든 유형의 포장재에 적용된다. 또한, 포장재에 대한 적합성 선언서(DoC) 발급 책임이 제조업체, 즉 포장재에 인쇄된 브랜드 소유자 또는 생산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단, DoC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제조업체가 EU 규정에 따라 기술 문서를 준비해야 한다.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문서는 위반으로 간주되어 수입 자격을 상실하게 되며, 이는 해당 상품이 EU 시장에서 유통 승인을 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농산물, 수산물, 식품, 가죽 및 신발, 의류 등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에 사용되는 포장재와 특수 포장재 모두 이 규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식품용 포장재의 경우, 규정은 포장재에 사용되는 우려물질(SoC)의 함량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EU는 수입 상품의 포장재를 검사하는 것 외에도, 이 시장에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기술 문서에 포장재의 성분과 구성을 명시하도록 요구한다. 8월 12일부터는 모든 포장재에 EU 통합 기준에 따른 폐기물 분리 정보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또한, 이 규정은 2030년까지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이에 따라 EU 시장에 진입하는 상품의 포장재에는 우려물질 식별 정보가 포함되어야 하고, 재활용 가능한 생산 소재를 사용하며, 포장재의 무게와 부피를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규정이 베트남의 식품 및 수산물의 대유럽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베트남수산물수출가공협회(VASEP)는 회원사들에게 조기 규정 숙지와 적절한 대응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동시에,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여러 업종의 협회들도 회원사들에게 관련 권고를 내놓고 있다.

응우옌 티 지에우 프엉 베트남 농업환경부 산하 제1수산연구소 연구원은, 주요 수출업체들이 적절한 준비를 한다면 포장재의 기술 기준 충족이 큰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포장재 제조업체들이 EU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대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포장재 공급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상품 역시 통관 자격을 얻지 못한다.

실제로 베트남 내 친환경 포장재 제조업체 수는 여전히 적다. EU 규정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는 더욱 드물다. 산업통상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 4,000개의 포장재 제조 기업 및 시설이 있으나, 친환경 포장재 제조업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현재 거의 모든 업체가 포장재 내 우려물질 관리에 관한 EU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박닌 소재 그린스마일포장(주) 딴 반 홍 대표는 자사 친환경 제품이 현재 국내 기준만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술과 자본의 한계, 그리고 시장 수요가 그 이유다. 시장 수요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에 투자하지 않는다.

한 수산물 수출업체 관계자는 EU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해외에서 포장재를 수입해 수출 상품을 포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은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 포장재 제조업체의 기회도 빼앗는다.

하노이자연자원환경대학교 응우옌 티 교수는 EU 규정 2025/40이 초기에는 수출업체에 상당한 압박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넓은 시각에서 볼 때, EU는 환경, 에너지, 제품 표준 제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며, 많은 규정이 이후 국제 시장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조기 적응은 기업이 시장 접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술·생산방식·공급망 관리 혁신을 촉진해, 까다로운 요건을 가진 다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전환 과정은 지속가능한 제품 디자인, 모듈형 설계, 환경 산업, 재활용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열어준다. 베트남 기업들이 새로운 규정이 주는 압박을 생산 구조 개편의 기회로 삼는다면, 부가가치를 높이고, 단순 하청 및 기초 가공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이며, 글로벌 가치사슬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