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미 추가 관세 부과 '영향권'

미국이 내놓은 12.5% 추가 관세 부과안은 베트남 수출업체들에게 새로운 적응력 시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망·원산지·무역 기준 등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목화 수입 비중이 높은 TCM, ADS, 비나텍스(Vinatex)와 같은 섬유 및 의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송안
미국산 목화 수입 비중이 높은 TCM, ADS, 비나텍스(Vinatex)와 같은 섬유 및 의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송안

미 무역대표부(USTR)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무역법 301조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USTR는 60개 경제권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미국이 무역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12.5%추가 관세 부과안 공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USTR는 캐나다, 에콰도르, EU, 인도네시아, 멕시코,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말레이시아, 대만(중국), 영국 등 13개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제안했다. 베트남을 포함한 나머지 45개 경제권에는 12.5%의 추가 관세 부과안이 공개됐다.

이 조치의 영향을 평가한 KB증권 베트남(KBSV) 리서치 부서는 이번 관세 정책이 베트남의 수출 전망이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품 중 수출액 비중이 큰 품목, 특히 첨단 전기·전자제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겨냥한 관세율도 경쟁국에 부과된 것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하에서 적용됐던 기존 19%보다 낮은 12.5% 수준이다.

섬유·의류 산업의 경우, 베트남은 2024~2025 마케팅 연도 기준 미국산 목화의 최대 수입국으로, 업계 전체 목화 수입의 약 45~50%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이 미국산 목화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은 USTR가 섬유·의류 제품에 대한 우대 관세 메커니즘을 검토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관세 제도가 공식 시행될 경우, 베트남은 보다 유리한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정 쿼터를 배정받을 근거가 마련된다. TCM, ADS, 비나텍스(Vinatex) 등 미국산 목화 수입 비중이 높은 섬유·의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을 부과될 것으로 보이는 관세율은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등 주요 수출국과 동등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고립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대형 수출 경쟁국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위험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는 미국의 이번 정책 변화가 수출 기업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베트남 최대 수출 시장으로, 12.5% 추가 관세 부과안이 시행될 경우 섬유·의류, 신발, 가구, 전자, 수산물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과 이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VCCI에 따르면, USTR 조사 보고서에는 특히 원면과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등 두 개의 민감한 공급망이 적시돼 있어, 이들 분야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회는 '여전'

그러나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이번 추가 관세 부과안은 현재 협의 단계에 있으며,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USTR 일정에 따르면, 이해관계자들은 오는 7월 7일 공개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약 한 달간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VCCI는 이 시기를 정부 기관, 업계 협회, 수출기업들이 협의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중대한 시기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공급망을 신속히 점검하고, 미국 시장 의존도를 평가하며, 관세 제안이 승인될 경우의 잠재적 영향을 수치화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USTR에 제출할 의견서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협회에 대해서는, VCCI가 회원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베트남 주요 수출품에 대한 부속서 A의 제외 품목 확대를 제안하고, 강제노동 근절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명확히 할 것을 요청했다.

VCCI는 기업 커뮤니티의 대표 기구로서, 기업과 업계 협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통합해 미국 당국에 신속히 전달하는 역할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관세 조치가 공식 시행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현재의 협의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베트남과 미국 간의 안정적이고 투명하며 지속가능한 무역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을 권고했다.

1974년 무역법 122조는 미국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간 추가 관세 또는 쿼터 등 임시 수입 제한 조치를 통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할 권한을 부여한다.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이 관세 또는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 외에도 반덤핑, 상계관세, 우회수출 조사 등 전통적인 무역구제 수단이 계속 활용될 수 있다.

기업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체계 구축 절실

기업 입장에서, 응오 시 호아이 베트남 목재임산물협회 사무총장은 무역법 301 조사가 수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는 여전히 다양한 법적 메커니즘을 통해 수입 정책을 조정할 수 있으며, 경제·무역 목적성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더 강력한 조치도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베트남 수출기업들은 비용과 수익성 측면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된다. 관세가 인상되면 미국 수입업체들은 공급업체와 부담 분담 협상을 시도하며, 수출기업들은 가격 조정, 이익률 하락, 심지어 최소한의 수익만 남기는 조건으로 주문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

더불어, 관세 조치로 인해 수입업체들이 계약 체결을 연기, 또는 주문을 소량으로 분할하거나 추가 정책 신호를 기다리는 등 기업의 생산 계획, 재고 관리, 현금 흐름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호아이 사무총장은 해결책과 관련해 기업들이 단기적 대응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 회복탄력성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우선순위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미국 의존도 축소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 목재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EU, 중국, 일본, 한국, 캐나다, 멕시코, 중동, 남미, 동남아 등과의 기존 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시장 다변화와 함께, 기업들은 준법 역량 강화, 원자재 소싱의 철저한 관리, 공급망 투명성 제고, 추적 시스템 완비 등으로 관세 우회나 조사 위험을 줄여야 한다. 기업 경영의 디지털 전환, 데이터 표준화, 무역구제 역량 강화, 업계 협회와의 긴밀한 협력도 점점 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국가는 무역구제 조기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미국 시장에서 조사를 받는 기업을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보다 안정적인 관세 체계 마련을 위한 양자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

호아이 사무총장은 “신용 접근성, 녹색 전환, 경쟁력 강화 지원 정책이 글로벌 무역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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