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황금' 시장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즉각적인 충격파가 일었다. 많은 경제의 ‘생명줄’인 에너지가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 회복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세계 석유의 중심지로 여겨져 온 중동은 주요 산유국들이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덕분에 세계 무역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전략적으로 위치해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30%가 통과하는 길목이다.
이 해협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들의 핵심 수출 통로 역할을 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은 대체 가능한 경로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일부 역내 국가들이 다른 해상 경로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용량은 제한적이어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특히 LNG의 경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산 수출을 대체할 현실적인 방안이 거의 없다.
해협 북쪽 해안에 위치한 이란이 실제로 봉쇄를 단행할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된다. 유조선들이 희망봉을 우회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운송 기간이 수 주 늘어나고 비용도 크게 증가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3일, 테헤란이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 중단을 발표한 이후 국제 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장기 봉쇄가 이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즉각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많은 국가들이 에너지 위기 위험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될 경우, 아시아와 걸프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걸프 국가들은 석유 수출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인 공급 차질은 이들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역내 재정 적자를 초래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원유의 약 80%를 수입하는 아시아는 이 중요한 해상로가 마비될 경우 가장 큰 압박을 받게 된다.
한편, 미국은 워싱턴이 에너지 자급자족에 가까우며 걸프 지역에서 하루 약 50만 배럴만을 수입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의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점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발생하는 시장의 공급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협력국(OPEC+)은 시장 안정을 위해 2026년 4월 하루 20만6천 배럴 증산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걸프 지역 전반에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관측통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완전히 봉쇄할 경우, 세계 시장이 ‘역대 최악의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석유 수출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이란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분쟁에서 이란은 협상 지렛대로 ‘호르무즈 카드’를 활용하고 있지만, 자칫 역풍을 맞아 자국 경제에 심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