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소용돌이 속 협동조합...성장통 딛고 활로 모색

민간 경제 부문 발전에 관한 결의 제68-NQ/TW는 민간 부문과의 연계 강화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들은 거버넌스 개혁, 디지털 전환, 그리고 현대적 경제 주체로서의 사고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농업 협동조합은 농촌 개발과 농민들의 생산 조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THANH DAT
농업 협동조합은 농촌 개발과 농민들의 생산 조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THANH DAT

꽝응아이성 빈민 지역의 죽순 수확철 초입, 빈민농업협동조합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되어 있었다. 지역 주민들이 보관해둔 참깨와 땅콩 자루는 여전히 상인들을 기다리며 쌓여 있었고, 가공·포장 구역 신설과 신기술 착유 생산라인 설치 계획도 방치된 상태였다.

2024년 꽝응아이성에서 발행한 결정 제641호에 따라, 이 협동조합은 판촉, 창고 및 작업장 투자, 죽순 가공, 현대식 생산라인 설치 등을 위해 28억 동이 넘는 지원을 승인받은 바 있다. 빈민협동조합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선제적으로 토지를 임대하고, 기계 투자 계획을 세우며, 제품 소비처를 모색했다. 그러나 보 쑤언 안 협동조합장은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결국 공장 건설 자금이 부족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한 지역 협동조합의 이야기는 전국 수천 개 협동조합이 공유하는 고민을 대변한다. 한정된 자원, 분산된 생산, 낮은 경쟁력 속에서 민간 경제와의 연계 체계에서 어떻게 자리를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새로운 환경 속 ‘소프트 인프라’로서의 협동조합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 결의 제68-NQ/TW는 민간 경제를 국가 경제의 중요한 동력으로 규정한다. 이 결의에서 협동조합의 위치와 새로운 가치사슬 참여 방식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베트남협동조합연맹에 따르면, 농업 협동조합이 전체의 약 67%를 차지하며 농촌 개발과 농민 생산 조직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치 연계 사슬에 참여하는 협동조합은 약 4,700개로,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까오 쑤언 투 반 베트남협동조합연맹 회장은 “현 시점에서 어느 경제 부문도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며 "기업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지가 필요하고, 농민은 지속 가능한 판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기술은 적용 환경이, 금융은 실현 가능하고 투명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며 “연계 사슬에 참여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소규모 생산–저부가가치–고위험’의 악순환에 갇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은 여러 지역에서 확인된다. 많은 협동조합이 여전히 원자재 생산에만 머물러 있고, 심층 가공이나 브랜드가 부족하며, 상인 의존도가 높다. 하노이 농민지원센터의 마이 티 투는 “많은 협동조합이 생산은 할 수 있지만 판매는 못한다”며, 시장 예측 능력과 전문 판촉 부서의 부재를 지적했다.

응우옌 티 호앙 옌 농업환경부 산하 협동조합농촌개발국 부국장은 “분산된 생산이 기업의 농업 투자 주저의 주요 원인”이라며, 원자재 공급지가 작고 흩어져 있으면 생산비가 오르고 품질 관리가 어려워지며, 수출 시장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연재해, 질병, 시장 변동 등 위험 요인도 연계 사슬의 취약성을 높인다.

옌 부국장은 “고립된 연계에서 통합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시장 선도자 역할을 하고, 협동조합은 생산 조직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기업이 물류, 가공, 시장 등 ‘하드 인프라’라면, 협동조합은 농민과 직접 연결하고, 표준화된 공정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지를 확보하는 ‘소프트 인프라’”라고 비유했다.

메콩델타에서는 많은 쌀 협동조합이 기업과 연계해 100만 헥타르 고품질·저탄소 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농민들은 자발적 생산에서 벗어나 주문과 기술 기준에 따라 재배하고, 판로도 보장받는다. 선라와 럼동에서는 여러 농업 협동조합이 전자 일지, 이력 추적 시스템, 전자상거래, 대형 유통체인과의 협력 등을 도입했다.

이러한 모델은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연결될 때, 협동조합이 베트남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231.jpg
소비 촉진 박람회에서 소개된 협동조합 제품들. 사진: 남 안

진정한 경제 주체로의 도약 목표

응우옌 꽝 호아 꽝응아이성 농촌개발과장은 “정책이 승인된 후에도 목표 예산이 추가 배정되지 않아, 지방정부가 협동조합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 부족은 소규모 생산에서 현대적 가치사슬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만성적 병목이다. 한편, 시장 변화는 매우 빠르다. 기술, 가공, 디지털 전환에 제때 투자하지 않으면 협동조합은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어렵다.

금융 측면에서 응우옌 응옥 찡 베트남중앙은행 부총재는 “은행권이 협동조합 부문의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선 부문(협동조합 포함) 단기 대출 금리는 연 4% 수준이며, 무담보 대출 한도도 협동조합의 경우 50억 동까지 상향됐다. 첨단 농업 프로젝트는 사업비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협동조합이 소규모이고, 재무 투명성이 부족하며, 지속 가능한 연계 사슬을 구축하지 못해 자금 접근이 여전히 어렵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이 민간 경제 생태계에 깊이 참여하려면 제도 개선과 투명하고 안정적인 연계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도 만 코이 재정부 민간기업·집단경제발전국 부국장은 “협동조합과 기업의 연계는 공생 관계”라며, “기업은 협동조합을 통해 안정적 원자재 공급지 확보, 비용 절감, 시장 기준 충족이 가능하고, 협동조합은 기업으로부터 기술, 자본, 경영, 시장을 제공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계를 촉진하려면 행정 절차 개혁, 공공-민간 파트너십 메커니즘 개발, 가치사슬 기반 정책 수립, 디지털·친환경 전환 촉진이 필요하다. 더불어 베트남협동조합연맹,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등 중간 조직이 시장 연계와 협동조합 경영 지원에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코이 부국장은 “80년 전 호찌민 주석께서 ‘협동조합은 사람들이 힘과 자본을 모아 함께 사업을 하는 길’이라고 강조하셨다”고 상기시켰다.

까오 쑤언 투 반 회장은 “이 정신은 오늘날에도 완전히 유효하다. 다만, 맥락이 완전히 달라졌을 뿐”이라며, “시장 압력이 협동조합 경제 부문에 큰 기회를 열고 있다. 과거에는 상호 지원이 주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경영, 연계, 브랜드, 경쟁을 이해하는 현대적 경제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발전 추세 속에서 협동조합은 더 이상 생산 지원 역할에 머물 수 없으며, 민간기업과의 연계 사슬 내에서 진정한 경제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래야만 협동조합 경제가 집단경제와 민간경제를 잇는 생태계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가치는 단순한 생산량이 아니라 경쟁력, 기술, 수천만 농촌 주민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있다.

2026년 3월 기준, 베트남에는 3만 5,000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있으며, 조합원 수는 약 700만 명에 달한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