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000m 고봉서 산림 유산 지키는 사람들

광대한 쯔엉선 산맥의 숲 한가운데, 꽝찌성 퐁냐-께방(Phong Nha-Ke Bang) 국립공원의 ‘지붕’으로 불리는 우보(U Bo)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연중 안개와 습기가 감도는 이곳에는 산림 유산을 지키는 산림 보호 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산림 순찰 및 보호 활동에 나서는 우보 산림보호소 직원들.
산림 순찰 및 보호 활동에 나서는 우보 산림보호소 직원들.

혹독한 날씨와 전기 부족, 약한 휴대전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산림 감시원들은 세계 자연 유산의 평온함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악조건 속 산림보호에 '안간힘'

해발 약 1,000미터에 위치한 우보 정상에서는 맑은 날이면 동호이(Dong Hoi)의 녓레(Nhat Le) 해안이 맨눈으로 보인다. 이 순간, 숲과 바다가 하나의 광활한 풍경으로 어우러진다.

전통 가옥 양식으로 지어진 산림 보호소 본부는 끝없이 펼쳐진 숲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마당에는 국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며, 숲을 지키는 이들과 역사적인 길을 지나는 여행객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는다.

당꽝뚜언 소장은 본부에 공무원과 계약직 산림 보호 인력을 포함해 1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4,600헥타르의 특별 보호림과 127헥타르의 방호림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본부가 관리하는 지역은 여러 마을과 연결되는 진입로가 많고, 호찌민 루트 서부 지선이 관통해 불법 침입, 산림 훼손, 야생동물 밀렵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다. 우보 정상의 혹독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산림 감시대는 매달 평균 11회의 순찰을 실시하며, 때로는 수일간 깊은 밀림을 누비는 고된 임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베테랑 산림 감시원 쩐반쭈언은 장기 순찰 시 쌀, 생선 소스, 조리도구, 해먹 등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지팡이에 의지해 가파른 암벽을 오르거나 울창한 숲을 헤치며 전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순찰 중 예기치 못한 기상 변화에서 비롯된다.

“2025년 7월 초, 예정대로 5일간의 산림 순찰을 나섰습니다. 넷째 날, 한여름에 폭우가 쏟아져 심각한 홍수가 발생했고, 귀로가 막혀 숲속에 3일 넘게 고립됐습니다. 준비해간 식량이 모두 떨어져 야생 채소와 야자수 줄기에서 얻은 물로 연명했습니다. 결국 계곡물이 빠진 뒤에야 본부로 돌아올 수 있었고, 모두 굶주림과 체력 소진으로 탈진한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당꽝뚜언 소장은 우리가 위험한 숲속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깊이 걱정했다고 합니다.”

쭈언은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몸서리쳤다.

광활한 숲속에서 가까스로 잡힌 ‘신호’

습도가 극도로 높아 순찰 후에도 직원들은 옷을 완전히 말릴 수 없다. 얼마 전 튼튼하게 지어진 본부 건물도 습기로 인해 벽이 벗겨지고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에 뚜언 소장은 직원들이 교대로 집에 돌아가 옷을 말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행히 대부분 집이 멀지 않아 옷을 말리고 식량을 추가로 가져오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본부에는 국가 전력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과거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으나, 일조량 부족과 과도한 습기로 인해 금세 고장 났다. 이후 발전기를 지급받았지만 연료 부족으로 손전등과 휴대전화 충전 등 최소한의 용도로만 사용한다.

본부 자체에는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직원들은 오래된 공용 휴대전화를 들고 언덕 꼭대기나 도로변을 오가며 신호를 찾아야 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본부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도로변 언덕에서 ‘신호가 잡히는 지점’을 발견했다.

당꽝뚜언 소장은 신호를 찾자마자 그곳에 즉시 ‘정보센터’를 설치했다고 농담했다. 몇 걸음만 벗어나도 신호가 끊기기 때문이다.

도로변에서 약 40미터 위 경사면에는 임시로 세운 천막이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고, 그 안에는 여러 개의 해먹이 걸려 있다. 뚜언 소장은 대나무 막대에 휴대전화를 묶어 신호를 잡는다. 중앙 당국에서 온라인 당 회의가 열릴 때마다 당원들은 이 천막에 모여, 그 자리에서 고정된 휴대전화를 통해 화상 회의에 집중한다.

이 ‘정보센터’에서 소장은 퐁냐-께방 산림보호세계유산센터와 소통하고, 직원들은 가족과 연락한다. 숲속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본부 근무 시 뚜언 소장은 하루에도 여러 번 ‘정보센터’에 올라가 휴대전화를 대나무에 묶고 퐁냐 지역에 있는 기관장과 보고 및 지시를 주고받는다.

순찰이 없고 가족이 그리울 때면 많은 직원들이 천막에 올라가 전화 통화를 하거나, 휴대전화로 오락을 즐기거나, 해먹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그는 “광활한 쯔엉선 숲 한가운데서 이곳에서만이라도 신호가 잡혀 다행"이라며 "직원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업무도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쯔엉선 정상서 여행객 돕는 보람도

장엄한 경관과 원시 자연, 신비로운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호찌민 루트 서부 지선(꽝찌성 통과)은 모험과 자연 탐험을 즐기는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점점 더 매력적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우보는 이 경로를 지나는 여행객들의 휴식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길은 매우 길고 외딴 데다, 휴대전화 신호가 없고, 인가도 드물며, 길가에 상점도 없다. 연료 부족, 타이어 펑크, 식수나 식량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하면 여행객들은 곧바로 심각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우보 산림 보호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2025년 중반부터 본부 직원들은 여행객 지원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시작하고, 동시에 유산림 보호 캠페인도 병행했다. 본부 인근 도로변에는 영어 안내판을 설치해 방문객들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때로는 라면 한 봉지, 즉석 커피 한 잔, 휘발유 1리터, 타이어 수리 키트 등 소박한 지원이지만, 우보 본부 직원들은 수많은 여행객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긴 외딴 길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숲을 지키는 이들의 친절에 감동한 외국인 방문객들은 손글씨로 감사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영국에서 온 방문객 비키(Vicky)는 본부 직원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그들의 친절과 환대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당꽝뚜언 소장은 “여행객 지원을 위한 물품 구입 비용은 본부 직원들이 자비로 부담한다"며 " 최근에는 도움을 받은 방문객들이 소액의 기부금을 남기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금으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우리의 행동은 소박하지만, 퐁냐-께방 국립공원의 친절하고 환대하는 관광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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