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준의 원자재 생산지 개발과 생산 체계의 구조화, 제품군별 브랜드 구축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인 입지 확보는 농업이 글로벌 가격 변동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실질적인 지속가능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가격 변동성이 성장 견인
베트남식량협회(VFA) 도하남 회장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은 800만 톤 이상의 쌀을 수출해 약 41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대비 물량은 10.8%, 금액은 27.6% 감소한 수치다. 수출액 감소폭이 물량 감소폭보다 훨씬 컸다는 점은, 글로벌 쌀 수요와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출 가격이 성장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2025년 말 기준 베트남 쌀 수출 가격은 톤당 40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연평균 가격도 509달러에 그쳤다. 반면 2024년에는 쌀 수출이 918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수출액은 57억 5,000만 달러, 평균 단가는 톤당 627달러였다. 2025년 수출 물량은 2024년보다 100만 톤가량 줄었지만, 수출액은 무려 16억 5,000만 달러 감소해, 글로벌 쌀 가격 변동이 베트남 쌀 수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쌀과 달리, 베트남 커피 수출은 2025년에도 강한 성장세를 보이며 159만 톤, 8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4년 대비 물량은 18.3%, 금액은 58.8%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소비 수요의 안정, 수입국의 공급원 다변화 정책, 그리고 특히 2025년 평균 수출 단가가 톤당 5,661달러로 39.8% 상승한 가격 요인에 힘입은 것이다.
산업통상부 산하 대외무역국에 따르면, 2026년 1월에도 글로벌 커피 가격은 수급 요인과 통화정책의 복합적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거래소의 인증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공급이 여전히 달렸고, 베트남과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도 신중한 판매 전략을 펼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높은 가격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주요 공급국의 생산 확대를 유도해 공급이 늘고, 인증 재고도 회복되면서 가격 조정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베트남 커피 수출이 여전히 원두 형태에 집중되어 있고, 수출액이 가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공급망과 시장의 주도권 확보
쭝안하이테크농업주식회사 팜타이빈 이사회 의장은, 가격 변동성은 글로벌 쌀 무역에서 불가피한 요소인 만큼 기업들은 그 영향을 줄일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기업들이 일반 상품 쌀만 수출한다면 글로벌 가격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프리미엄 쌀, 특수 쌀, 명확한 기준과 시장이 정의된 고급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빈 의장은, 메콩델타 지역의 100만 헥타르 고품질·저탄소 특화 쌀 재배 및 녹색성장 연계 지속가능 발전 프로젝트는 단순한 환경 목표를 넘어, 쌀 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경제적 도구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깊이 참여해 저탄소 기준과 투명한 이력 추적이 가능한 원자재 생산지를 통제할 수 있다면, 쌀은 더 이상 단순 상품이 아니라 자체 시장을 가진 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되어, 점진적으로 가격 협상력도 높이고 시장 충격에 따른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후추 산업의 관점에서, 베트남후추향신료협회 황티리엔 회장은 2025년 베트남이 24만 7,000톤, 16억 달러 이상의 후추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대비 물량은 1.5% 감소했지만, 수출액은 26.3% 증가한 것으로, 수출 가격 상승 덕분이다. 그러나 원자재 부족이 심화되면 가격 이점도 한계에 부딪혀 많은 기업들이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후추 수입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5년 한 해에만 2억 6,620만 달러로 2024년 대비 51.1% 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내 공급이 달리면서 높은 가격이 반드시 수출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주요 수입국의 기술 장벽도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2025년 53억 달러의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캐슈넛 산업도 원자재 부족으로 가격 상승의 이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원자재 병목 현상 해소와 공급망 재편이 각 제품군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에 필수적이다.
새로운 단계에서 농림수산물 수출의 지속가능한 성장 여력은 단순히 가격 변동에 따른 수출액 증가가 아니라, 제품의 내재적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이에 따라 각 산업은 가치사슬 연계를 강화해 원자재 공급을 안정화하고, 가격 상승이 수출 기준 제품 부족과 맞물리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동시에, 고도 가공과 이력 추적을 강화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급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변동성 속에서도 가격 협상력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