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잠재력에도 국가 간 격차 심화 소지"<UNDP>

유엔개발계획(UNDP)은 2일 하노이에서 '다음 대격차: 인공지능(AI)이 국가 간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지역 인간개발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AI가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베트남은 새롭게 떠오르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역 인적 개발 보고서를 발표하는 현장 모습. (사진: NDO)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역 인적 개발 보고서를 발표하는 현장 모습. (사진: NDO)

UNDP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은 경제, 거버넌스, 공공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국가 간 개발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간 격차 확대 위험

보고서는 AI가 상당한 개발 기회를 제공하지만, 각국이 이익을 얻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전환 과정에서 매우 상이한 출발점에 있음을 강조했다. 강력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러한 격차는 더욱 커져, 수십 년간 이어온 개발 불평등 해소의 진전을 되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 이상이 거주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AI 전환의 중심에 있다. 이 지역은 전 세계 AI 이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혁신의 발자취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중국의 성장으로 전 세계 AI 특허의 약 70%가 이 지역에서 나오고, 6개 경제권에서 3천100개 이상의 신규 AI 기업이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됐다.

AI는 이 지역의 연간 GDP 성장률을 약 2%포인트 높이고, 의료·금융 등 분야에서 생산성을 최대 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아세안(ASEAN) 경제권만 해도 향후 10년간 추가로 약 1조 달러의 GDP 증가가 기대된다.

베트남도 2030년까지 AI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국가 전략을 바탕으로, 동남아 3위, 세계 50위권 AI 연구·개발 국가 진입을 목표로 하며 이 지역의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람라 칼리디 유엔개발계획 베트남 상주대표는 “포용적 정책, 목표 지향적 투자,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가 AI가 공정한 개발을 촉진하는 동력이 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람라 칼리디 대표는 “베트남은 디지털 역량, 데이터 품질, 여성·농촌·취약계층의 디지털 포용 등 과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한다면, AI를 활용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UNDP가 발표한 ‘AI 환경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핵심 분야의 AI 활용 촉진을 위한 정책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 가까운 4G 보급, 5G 도입 가속화, 전자정부 글로벌 순위의 괄목할 만한 상승 등 디지털 인프라의 빠른 발전이 이러한 진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위험을 기회로 전환

동시에 보고서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도 지적했다. 수백만 개의 일자리, 특히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가 자동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역량·데이터·AI 거버넌스의 격차가 AI의 이익을 제한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역량, 컴퓨팅 능력, 효과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에 투자하는 국가가 AI로부터 가장 큰 이익을 얻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국가는 뒤처질 위험이 있다.

또한, 이 지역의 디지털 전환 준비 수준은 국가별로 크게 다르다. 싱가포르, 한국, 중국 등은 AI 인프라와 역량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여전히 기본적인 디지털 접근성과 지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프라, 역량, 컴퓨팅 능력, 거버넌스의 한계는 AI의 잠재적 이익을 줄이고, 일자리 상실, 데이터 배제, AI 집약적 시스템으로 인한 에너지·물 수요 증가 등 간접적 위험을 높인다.

AI는 이 지역의 거버넌스와 공공 서비스도 변화시키고 있다. 방콕의 트래피 퐁듀(Traffy Fondue) 플랫폼은 시민 신고 60만 건을 처리해 신속한 대응을 돕고 있다.

싱가포르의 ‘모멘츠 오브 라이프(Moments of Life)’ 서비스는 신생아 부모의 서류 처리 시간을 약 120분에서 15분으로 단축했다. 베이징에서는 쌍둥이 디지털 모델이 도시계획과 홍수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5개 필수 온라인 공공행정 서비스를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AI 기반 지원 플랫폼이 시범 운영 중이다. 이들 사례는 AI가 거버넌스와 공공 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AI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갖춘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며, 2027년까지 전 세계 AI 관련 데이터 위반의 40% 이상이 생성형 AI 오용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거버넌스 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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