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사업 전면에 나서는 베트남 기업들...정책 지원도 필요

베트남은 첫 도시철도 노선 건설에 착수한 지 10여 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국제적인 기술과 장비, 전문가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이제는 국내 엔지니어와 시공업체들이 점차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축적하며 많은 복잡한 기술적 과업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하노이 서쪽 외곽의 뇬과 하노이를 잇는 지하철 노선 건설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엔지니어들.
하노이 서쪽 외곽의 뇬과 하노이를 잇는 지하철 노선 건설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엔지니어들.

컨설팅업체, 시공업체, 공급업체 및 국내 금융 재원으로 구성된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베트남 기업들이 메트로 건설 사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기반도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기술이전에 경험도 축적

최근 몇 년간 베트남의 도시철도 개발은 하노이 깟린-하동 노선과 호찌민시 벤타인-수이띠엔 간 메트로 1호선, 그리고 뇬-하노이역 간 메트로 3호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 중 첫 두 노선은 이미 운행 중이며 하노이 서쪽 외곽의 뇬과 하노이를 연결하는 고가 구간도 상업 운행에 들어갔다. 또한 해당 노선의 4km 터널 구간에 대한 터널굴착기(TBM) 굴착 작업은 올해 4월 완료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메트로 건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메트로 건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10년 동안 하노이는 약 500km의 도시철도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며 호찌민시는 같은 기간에 355km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하노이 도시종합계획과 호찌민시 100년 비전의 종합계획 초안에 따르면 두 도시는 각각 약 1,000km 규모의 도시철도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2026~2035년 기간만 보더라도 하노이는 약 500km, 호찌민시는 355km의 도시철도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 방대한 사업량을 소화하려면 컨설팅과 설계, 인프라 건설 및 기계공학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대거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산업 전반의 역량으로 전환하는 일이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다.

페콘그룹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페콘은 2017년 5월 호찌민시 벤타인-수이띠엔 간 메트로 1호선에서 일본 전문가의 지도 아래 베트남 최초로 TBM을 직접 운용한 시공업체가 됐다. 이후 이 팀은 하노이 뇬-하노이역 간 메트로 3호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지하연속벽 시공과 고압 그라우팅을 이용한 지반 개량, TBM 운용, 터널 굴착, 터널 라이닝 설치 및 자재 공급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외국 시공업체의 하도급업체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은 국내 시공업체들이 베트남 도시의 지질·수문·사회적 조건에 맞춰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역량은 기술 이전을 통해서만 형성된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사업을 거치며 축적한 프로젝트 관리 및 위험 관리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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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콘 엔지니어들이 메트로 터널 내부에서 측량 및 모니터링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실전 경험을 갖춘 기업들, 생태계 조성 주도

초기 사업을 통해 시공업체들의 역량이 성숙하면서 국내 철도산업 생태계가 점차 구축되고 있다. 이 생태계에는 설계 컨설팅업체와 시공업체, 기계공학 및 제조업체, 자재·장비 공급업체, 그리고 금융기관 등이 포함된다.

이 생태계 내에서 실제 경험을 축적한 기업들은 설계·조달·시공(EPC)관리 역량을 갖춘 강력한 컨소시엄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수 있으며 국내외 자원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다.

초기 메트로 사업을 통해 많은 베트남 인프라 기업들이 공급망의 다양한 단계에 참여했다. 탕롱총공사는 하노이 깟린-하동 노선에 참여했고 호찌민시 메트로 1호선에서는 건설총공사 1호 주식회사(CC1)가 지하 오페라하우스역과 바손역을 시공했다. 하노이 메트로 3호선에서는 VNCN 엔지니어링건설투자주식회사(VNCN E&C)가 터널과 지하역, 비상 탈출구 시공에 참여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아마까오그룹이 하노이 메트로 3호선의 터널 라이닝 세그먼트를 생산했고 베톤 6은 일본에서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벤탄-수이띠엔 노선용 세그먼트를 제작했다. 국내 기업들은 국제 시공업체에 의존하는 대신 주도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사업별 단기 계약을 통해 국제 전문가를 활용하고 있다.

페콘은 2012년부터 메트로 사업에 필요한 역량과 자원을 준비하며 고도로 전문화된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페콘은 EPC 모델의 C(시공) 부문에 해당하는 공사 대부분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페콘 그룹은 기술 관리와 프로젝트 총괄 관리를 담당한다. 페콘 라이토 지하공사는 지반 개량과 지하 공사를 전문으로 하며 페콘 파일링·건설과 페콘 사우스는 지하연속벽과 기초, 역 관련 공사를 맡는다. 페콘 페콘 인프라 건설은 고가교 시공 및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부재 생산을 담당하며 페콘 지하공학연구소는 조사와 모니터링 및 위험 관리를 책임진다.

이와 함께 페콘장비회사는 TBM 시스템 등 특수 장비의 투자와 관리, 운용을 담당해 사업별 자원 및 시공 조직을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조직 구조는 외부 자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하나의 체계 안에 다양한 역량을 통합할 수 있게 한다.

최근 페콘과 하노이 도시철도관리위원회(MRB)는 하노이시 과학기술국으로부터 TBM 굴착 시 발생하는 슬러리의 재활용 처리에 관한 과학 연구 과제를 공동 수행하도록 지정받았다. 이 사업은 도시 지하 굴착 공사와 관련한 환경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7년 말까지 완료, 2028년 상업화가 예정돼 있다.

호찌민시 메트로 1호선과 하노이 메트로 3호선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페콘은 이후 하노이 메트로 5호선(반까오-호아락)에서도 시공업체로 신뢰를 얻고 있다. 지하 공사와 관련한 첫 계약은 올해 1분기에 체결됐으며, 계약 규모는 약 3조 동이다. 공사 범위에는 TBM 터널 굴착과 지반 및 기초 처리, 터널 라이닝 공급·설치, 방수, 모니터링 및 위험 관리, TBM 굴착 운영 관리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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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엔지니어들이 해외 전문가들과 함께 뇬-하노이역 메트로 노선에서 TBM을 운용하며 터널 굴착 기술을 익히고 있다.

이 세 사업을 살펴보면 비교적 명확한 성장 경로가 드러난다. 호찌민시 메트로 1호선은 페콘이 지하공사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했고 하노이 메트로 3호선은 직접 시공 역량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5호선(반까오-호아락)부터는 더 넓은 업무 범위를 맡으며 EPC 모델에서 메트로 시공의 주도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개별 공종을 수행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더 높은 수준의 종합 관리와 공종 간 연계 조정 역량이 필요한 통합형 공사 패키지를 맡는 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업 역량에서 산업 전반의 역량으로

실제 사례를 보면 현대적인 철도 노선은 단일 기업만으로 건설할 수 없다. 각 사업의 이면에는 사업 설계와 총사업비 승인 확보 및 재원 조달, 부지 확보와 정리, 시공, 콘크리트 부재와 강구조물의 제작, 각종 장비 및 철도차량 공급, 전기·기계 설비, 신호·제어 시스템 구축, 완공 후 열차 운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공급망 생태계가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 전반의 역량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서로 연결되고 각 사업의 가치사슬에 직접 참여할 때 비로소 구축될 수 있다.

각 사업의 이면에는 사업 설계와 총사업비 승인 확보 및 재원 조달, 부지 확보와 정리, 시공, 콘크리트 부재와 강구조물의 제작, 각종 장비 및 철도차량 공급, 전기·기계 설비, 신호·제어 시스템 구축, 완공 후 열차 운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공급망 생태계가 자리하고 있다.

페콘은 작년 7월 해외 대기업집단과 베트남 시장 내 철도 및 에너지 건설에 관한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 파트너는 베트남 기업들과 함께 생태계의 중요한 축이 돼 재원 조달과 설계 컨설팅, 제어 기술, 철도차량 및 종합 관리 등 투자 준비, 시공, 완공 후 운영 이전까지의 전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많은 인프라 기업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이 사업 분야를 위해 자원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기업들이 메트로 건설을 주도하는 목표를 실현하려면 국가와 정부, 지방 당국이 적절한 시공업체 선정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기술 이전과 국산화에 관한 명확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맡고 국내외 파트너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도시철도와 국가철도 사업에서는 베트남 기업이 시공 컨소시엄을 이끌고 외국 기업은 컨소시엄 구성원이나 하도급업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국내 기업의 개발 투자와 지속가능한 성장 동기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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