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가 꽃길로...작은 배려·관심이 만든 '큰 변화'

남북을 오가는 열차의 꾸준한 운행과 함께, ‘철도길–철도꽃’ 운동이 베트남 전역의 철도 회랑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손길과 이 분야에서 은퇴한 세대들의 지원을 통해 나무와 꽃들이 정성스럽게 가꿔지며, 전국 철도 노선을 따라 봄의 색채가 깨어나고 있다.

‘철도길–철도꽃’ 운동이 피워낸 아름다움.
‘철도길–철도꽃’ 운동이 피워낸 아름다움.

철도 부문에서 봄은 달력에 따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역 주변과 철길 옆에 뿌리를 내리는 어린 새싹들과, 혹독한 날씨와 힘든 철도 업무 속에서도 밝게 피어나는 꽃들에서 시작된다.

나무와 꽃들은 근무를 마친 노동자들의 손길 덕분에 계속해서 무성하게 자라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철도 부문에서 시작된 ‘철길–철도 꽃길’ 운동은 딱딱한 기술적 공간을 점차 녹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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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의 여러 역에는 현지 기후에 잘 맞는 부겐빌레아 꽃이 식재돼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매일 철길 옆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철도 노동자들은 열차의 안전 운행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직접 나무를 심고, 화분을 만들며, 식물에 물을 주고 가지와 잎을 다듬는다.

기술적 업무와 일상이 하나의 리듬으로 어우러지는 독특한 근무 환경이다. 멀리서 보면 철도 구간은 나라의 양 끝을 잇는 하나의 선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콘크리트와 자갈, 철로 사이로 다채로운 색채의 공간이 피어오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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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들이 자라면서 미관이 한층 개선된 철도 주변 모습. .

많은 철도 사업소에서는 시멘트, 모래, 자갈 등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직접 화분을 만들어 사용한다. 선로 점검, 건널목 근무, 선로 순찰 등 힘든 기술 업무에 익숙한 노동자들이 이제는 허리를 굽혀 꽃뿌리를 다듬고, 식물 화단의 간격을 재며 열차 운행 시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한다. 기술적 안전을 유지하는 일에서 녹지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역할이 확장된 것이다.

이 운동의 특별함은 정해진 틀이 없다는 점이다. 각 사업소와 철도 구간은 지역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천한다. 넓은 부지와 좋은 기후를 가진 곳에서는 선로를 따라 긴 꽃길을 조성하고, 공간이 협소한 역은 1㎡라도 활용해 작은 꽃밭을 만든다. 인력이 부족하거나 열차 운행이 잦은 곳은 교대조별로 식물 관리를 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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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선을 따라 녹음이 확산되는 모습.

이러한 유연성은 ‘철도 정원’이라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스스로 가꾸며, 일터를 아름답게 꾸미는 동시에 승객과 방문객에 대한 배려를 담고 있다. 별도의 조경 인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철도 직원들이 직접 모든 일을 해낸다.

철도는 하나로 연결된 시스템이며, ‘철길–철도 꽃길’ 운동도 같은 정신으로 운영된다. 모든 사업소가 동일한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다. 어떤 곳은 강한 햇볕과 오랜 더위, 또 어떤 곳은 잦은 폭풍, 일부는 노선 특성상 인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각 사업소는 고립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상호 지원 체계를 형성했다. 여건이 좋은 곳은 어려운 곳에 묘목, 화분, 식물 관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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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가꾼 경관의 한 구석.

어떤 곳은 기후가 좋은 지역에서 식물을 보내주거나, 원거리 역에 녹지 조성을 위한 자재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눔의 정신은 철도 시스템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은퇴한 철도 노동자와 간부들의 참여다. 더 이상 현장에서 직접 일하지 않지만, 여전히 모든 열차와 역, 익숙한 철도 구간을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많은 은퇴자들은 자신의 정원에서 묘목과 꽃을 키워 예전 근무지에 기증한다. 가족과 자녀들에게도 식물을 기부하고, 오랜 세월 쌓은 원예 경험을 나누도록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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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창가 옆에 핀 꽃들

레 반 찌엔 응아빈 철도운영지사 당서기 겸 지사장은 이러한 따뜻한 정에 특히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화분과 꽃밭에는 철도인의 직장 추억과 희망이 담겨 있다”며, 은퇴 세대의 참여가 운동에 깊이를 더해주고, 과거와 현재, 현역과 퇴직자 간의 연속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철도는 단순한 기술 인프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철길–철도 꽃길’ 운동을 통해 이러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철도역과 선로 역시 사람들이 살아가고, 일하며, 일상을 쌓아가는 공간임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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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만개한 계절을 달리는 기차

근무 중 나누는 대화, 아침마다 역 마당에서 식물에 물을 주는 시간, 태풍이 지나간 뒤 동료들이 모여 화분을 다시 정리하는 저녁 등, 평범한 일상이 곧 업무와 맞닿아 있다. 기술적 공간이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모든 운동에는 시작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철길–철도 꽃길’ 운동의 생명력은 매일 반복되는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 식물에 물을 주고, 꽃을 돌보고, 화분을 만들고, 묘목을 나누며, 어려운 사업소를 지원하는 일들이 모여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전국의 철도역에서는 수년간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 관상식물, 분재를 쉽게 만날 수 있으며, 그 미적 가치는 전문 조경가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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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기른 꽃뿐 아니라, 계절마다 피는 야생화도 많다.

실제로 분재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철도 부문에서 유래한 유명한 관상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러나 철도 노동자들에게 대부분의 관상식물과 꽃은 경제적 가치나 상업적 잠재력보다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가꿔진다.

오늘날 철도 노선을 따라 나무 그늘과 꽃 터널이 선로를 가로지르거나 역 마당 옆에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생명력과 안식처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봄은 진정 사람의 손에서 온다. 야간 근무 중에도 식물에 물을 주는 노동자, 소중한 추억이 담긴 화분을 선물하는 은퇴자,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사업소에 묘목을 나누는 이들의 손길에서 비롯된다.

끝없는 여정 속에서 기차는 묵묵히 달린다. 그 곁에서,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가 끊임없이 전국 곳곳에 푸르름과 봄의 색을 피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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