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드 미스코(Dominique de Miscault)는 프랑스 예술가와 베트남 사이의 드문 인연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창작적 영감에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친 깊고 인간적인 애정에서 비롯된다.
1992년 처음 하노이에 발을 디딜 때, 도미니크는 거창한 프로젝트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오직 베트남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만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이 나라의 소박한 아름다움, 영적인 깊이, 그리고 일상에 이끌렸다. 그 첫 미적 인상과 감정적 울림은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러 차례 베트남을 찾아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관찰하고 창작하는 여정을 이어왔다.
도미니크 드 미스코의 시선을 통해 본 베트남은 관광지나 볼거리의 땅이 아니라, 기억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소박하고 조용하며 깊은 울림을 지닌 곳이다. 전쟁을 겪은 나라에 그치지 않고, 평화와 내면의 힘, 그리고 변치 않는 신념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는 베트남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이곳에 올 때마다 마치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도미니크 드 미스코
2025년 8월 12일 파리에서 도미니크 드 미스코는 사진집 “Việt Nam - Un Voyage Mémoriel”(베트남 – 기억의 여정)을 출간했다. 이 책은 서사적 구조나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지 않고,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촬영한 사진들을 기억의 파편처럼 엮었다. 거리, 얼굴, 앉아 있는 인물, 손, 빛 등 감정이 담긴 인상들이 모여 있다. “나는 베트남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이곳에 올 때마다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책의 서문이 깊은 울림을 준다.
도미니크의 사진은 연출되지 않았다. 그녀는 이야기를 꾸미거나 미화하기 위해 촬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친밀하고 평온하며 따뜻한 베트남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각 사진은 기억의 거울이 되어, 매일 변화하면서도 그 본질을 지키는 베트남의 모습을 비춘다.
수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그녀에게 베트남은 가장 깊은 감동을 준 곳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등장하기 전의 베트남과, 오늘날 역동적이고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베트남을 모두 목격했다.
'베트남 – 기억의 여정'은 8월 혁명 80주년(1945년 8월 19일 – 2025년 8월 19일)과 베트남 국경일(1945년 9월 2일 – 2025년 9월 2일)을 기념해 출간됐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을 넘어, 문화적 소프트파워의 힘을 생생히 보여준다. 개인의 기억, 사진, 문화적 서사가 어우러져 베트남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전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도미니크 드 미스코는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이 베트남 땅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 베트남은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민족으로, 언제나 평화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전하고자 한다.
그녀는 프랑스, 베트남, 러시아에서 20회가 넘는 베트남 관련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들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변화하는 베트남 사회의 깊은 층위까지 조명한다. 농촌 마을에서 도시 중심지, 전통문화에서 소수민족과 다수민족의 민속까지 폭넓게 다룬다.
전시 외에도 도미니크 드 미스코는 여러 예술 작품을 집필하거나 공동 집필했다. 그 중에는 파리 평화협정 체결 40주년(1973년 1월 27일 – 2013년 1월 27일)을 기념해 쇼아지-르-루아(Choisy-le-Roi)에 세워진 기념비도 있다. 또한 베트남 텔레비전과 협력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호찌민 – 평화에의 염원'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화해를 지향하는 인간적인 베트남의 모습을 담았다.
도미니크 드 미스코에게 베트남에 대한 사랑은 책임감과 맞닿아 있다. 유산을 보존하고 알리며, 베트남과 프랑스 간의 문화 교류를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것이다. 그녀는 '베트남 – 기억의 여정'의 캡션, 해설, 서문을 집필한 호앙 티 홍 하 박사와 함께 프랑스 베트남 정수협회를 공동 설립했다. 이 협회는 특히 베트남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녀는 예술가, 연구자, 장인들을 연결해 베트남 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으며, 하노이 세라믹 모자이크 벽화 등 베트남의 상징적 공공예술 프로젝트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도미니크 드 미스코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고마워요, 베트남.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싸운 땅일 뿐 아니라, 살아 있는 기억이자 영혼의 동반자, 그리고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