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설날(뗏)마다 베트남인들이 지키는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풍습 중 하나는 가족과 함께 모여 쯩(정사각형 찹쌀떡)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다.
음력 12월 27일인 2월 15일 이른 아침부터, 발리에서 20년 가까이 거주해온 응우옌 레 티 투이 한의 집에는 많은 베트남 가족들이 모였다.
그녀의 작은 집은 해외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공동체가 따뜻하고 끈끈한 분위기 속에서 재회하는 익숙한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찹쌀, 녹두, 돼지고기 한 쟁반만으로도 고국의 설날 분위기가 이 먼 이국땅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쯩 케이크 만들기 모임을 여는 이유에 대해 투이 한은 “모두가 한 가족처럼 모여 베트남의 설날 추억을 나누고, 더 나아가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젊은 세대에게 전통을 이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동(Phrynium placentarium) 잎이 없어도, 이 열대섬에 풍부한 바나나 잎이 훌륭한 대체재가 된다. 찹쌀, 녹두, 돼지고기 역시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준비된다.
오직 케이크를 묶는 부드럽고 질긴 대나무 끈만이 베트남에서 가져온 것이다. 한은 농담처럼 “이 작은 끈이야말로 이국땅의 설날 맛과 고향을 섬세하게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딸 가족과 함께 설을 보내기 위해 발리를 찾은 레 티 부이는 “쯩 케이크 만들기는 베트남인에게 중요한 전통”이라며, 자녀와 손주들에게 민족의 전통을 가르치는 데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녀의 노련하고 능숙한 손길로 찹쌀, 녹두, 돼지고기가 초록 바나나 잎에 정사각형 쯩 케이크로 곱게 싸여간다.
스웨덴과 미국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아이들도 베트남어를 배우며, 처음으로 쯩 케이크를 손에 쥐고 신나게 참여했다.
몇몇 젊은이들은 쯩 케이크를 처음 만들어보는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지켜보다가, 부이의 세심한 지도 아래 직접 도전해 첫 쯩 케이크를 성공적으로 완성하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함께 담았다.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 9년째 발리에 거주 중인 응우옌 판 티엔 흐엉은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지만, 직접 만든 케이크를 손에 쥐었을 때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과거의 설날 이야기, 가족 식사, 고향에서의 재회 순간들이 함께 나누어지며, 지리적 거리가 무색해진다.
수년째 발리에서 쯩 케이크 만들기에 참여해온 응우옌 티 타인 짱은 “매년 설마다 베트남 동포들과 만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해외 베트남인에게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고향을 떠나 있지만, 함께 모여 쯩 케이크를 만들고 설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마치 집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라고 그녀는 전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쯩 케이크 솥가에서는 옛 설날 이야기, 가족 식사, 고향에서의 재회 순간들이 다시금 회상된다. 그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일상의 걱정은 잠시 잊히고, 고향을 떠난 이들 사이에 평온과 유대감이 피어난다.
완성된 쯩 케이크는 발리 베트남 공동체의 설날 전야 축제에서 함께 나누고, 어려운 처지의 동포들에게도 평화롭고 풍요로운 새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달된다.
고향을 떠나 바나나 잎에 싸이고 베트남산 대나무 끈으로 묶인 쯩 케이크는 전통 설날의 필수 음식일 뿐만 아니라, 추억과 재회의 상징이자 베트남 정체성을 지키는 정신의 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