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2025년까지, 2030년을 내다본 디지털 인프라 개발 전략에 따라 현대적이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 공공 서비스, 통신망, 데이터 센터, 디지털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기 성과가 나타나면서 베트남의 디지털 인프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성장 가속화
하노이에 거주하는 응우옌 반 뚜언 씨는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만으로 약 10분 만에 아들의 온라인 여권 신청을 완료했다. 대기할 필요도, 줄을 설 필요도, 사무실을 방문할 필요도 없었다. 약 일주일 후에는 여권이 집으로 배달될 예정이다.
뚜언 씨는 “매우 편리하고 빠르다"며 "약 20만 동(7.6달러)의 수수료만 내고, 아들의 사진을 찍어 필수 정보를 입력하면 신청이 끝났다”고 했
다.
이러한 편리함은 원활하게 작동하는 디지털 인프라 덕분에 가능해졌으며, 이는 전체 시스템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인프라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소다. 디지털 인프라는 기술, 데이터, 응용 인프라로 구성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술 인프라는 최종 사용자부터 서버, 데이터 저장소까지 다양한 계층을 포괄해야 하며, 광범위하고 고속의 네트워크 연결을 보장해야 한다.
데이터 인프라는 “정확성, 충분성, 청결성, 최신성, 통일성, 공유성”의 원칙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 응용 인프라는 온라인 공공 서비스부터 인공지능(AI) 제품,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경제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사회·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포함한다.
디지털 인프라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요소다.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는 기술, 보안, 제도적 프레임워크, 인적 자원이 꼽힌다.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는 명확해야 하며, 중복과 장애를 피해야 한다. 기술 자립은 외국 기술 의존을 피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데이터 보호를 위한 안전성과 보안도 필요하다. 또한 핵심 기술 전문가와 다수의 사용자가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응우옌 쯔엉 타인 베트남 인터넷 센터 기술이사는 “베트남의 기술 인프라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통신 및 인터넷 인프라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발전했으며, 다수의 해저 및 국제 광케이블, 광범위한 4G/5G 커버리지, 강력한 신원 네트워크, 도메인 네임 서버, IPv6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IPv6 도입률 상위 7개국에 속하며, 전체 사용자의 65%가 이미 전환을 마쳤다. 이는 디지털 인프라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발판이다.
베트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센터 클럽(VNCDC)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 용량은 2024년 45MW에서 2025년 525MW, 2030년에는 1,000MW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호스팅을 위한 데이터 센터 공간, 전력, IP 자원, 대역폭 임대 수익은 2030년까지 1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VNPT, 비엣텔 등 주요 통신사들도 이 과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VNPT는 내륙과 도서를 아우르는 인터넷, 모바일, 위성 연결 프로젝트를 추진해 베트남을 지역 연결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
한편 비엣텔은 농업, 임업, 경제, 안보,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T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비엣텔의 데이터 센터 용량은 2025년 525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친환경 데이터 센터 개발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병목 해소
그러나 디지털 인프라의 ‘심장’인 데이터는 표준화, 상호운용성, 친환경 에너지, 핵심 기술 확보 등에서 여전히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야만 베트남은 국가 디지털 전환 목표를 달성하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며, 글로벌 데이터 경제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호 투 바오 베트남 고등수학연구소 교수는 “베트남에는 많은 데이터 센터와 국가 데이터 인프라 정책이 있지만, 데이터 시스템이 통일된 아키텍처로 구축되지 않아 연결성과 공유가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부족해 빅데이터 활용과 핵심 기술 개발에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응우옌 쑤언 호아 ABB 글로벌 마켓 매니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데이터 센터에 본격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전력 인프라가 고부하를 감당하지 못하고, 에너지원이 충분히 친환경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제 연결성과 운영 역량의 한계도 베트남이 글로벌 기술 기업을 유치하고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2~3배의 중복성을 갖춘 다중 경로 국제 연결에 투자해 연결성을 높이고, 데이터를 보호하며,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청정 에너지도 필수적이다.
호아 매니저는 “지연이 발생하면 투자 기회가 다른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 관련 법률, 데이터 공유 규정, 데이터 센터 투자 인센티브, 친환경 에너지 지원 등 제도와 정책 개선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데이터 센터 유치를 위해 장비 수입세를 면제하는데, 이는 베트남이 디지털 인프라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이해관계자 연결, 위험 분담, 자원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전략적 해법이다.
응우옌 티 응옥 중 베트남 국가데이터협회 사무국장은 “데이터 인적 자원이 핵심 요소로, 데이터 전문가와 엔지니어가 디지털 인프라를 운영하고 핵심 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국제 협력 사업을 통해 데이터 운영 및 핵심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데이터 인력은 전통적 물리 인프라 개발 시 토목 기술자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자원으로 간주된다.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위험을 분담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다. 선도적인 디지털 기술 기업이 애플리케이션을 운영·배포하고, 국가는 법적 프레임워크, 사이버 보안, 데이터 주권을 보장한다.
디지털 응용 인프라도 공공 서비스 플랫폼, 디지털 신원, 의료·교육·금융·관광·스마트시티의 AI 등 빅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효과적인 데이터 연결성은 베트남이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제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