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이버 공간은 데이터, 거래, 정보가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국가 경계가 사실상 상징적 의미만을 지니는 현대 세계의 새로운 최전선이 되었다.
막대한 이점과 더불어, 사이버 위협 역시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개인 정보 도용과 주요 인프라 공격에서부터 정보 조작,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다양하다. 전 세계적으로 매일 수십만 건의 사이버 공격이 기록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수조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이버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 메커니즘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수년간의 협상 끝에, 2024년 12월 유엔 총회는 회원국 간 높은 합의 속에 공식적으로 ‘사이버 범죄 방지 협약(Convention against Cybercrime)’을 채택했다.
베트남은 2025년 10월 말 하노이에서 개최된 유엔 사이버 범죄 방지 협약 서명식 및 고위급 회의를 주최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이번 행사에는 119개국 및 지역에서 온 2,500여 명의 대표단과 약 150개 국제기구, 기술 기업, 법 집행 기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막식에서 72개국이 협약에 서명했으며, 이는 국제사회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인간 중심의 사이버 공간을 구축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합의를 반영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이로써 하노이는 법치와 협력, 신뢰에 기반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 구축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상징이 되었다.
안전하고 인간적인 사이버 공간을 향하여
9개 장과 71개 조항으로 구성된 하노이 협약은 사이버 범죄를 규율하는 포괄적 틀을 제공하는 최초의 국제 법적 문서다. 이 협약의 가장 큰 특징은 사이버 보안 보장과 인권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에 있다.
구체적으로, 협약은 회원국이 무단 접근, 데이터 침해, 서비스 거부 공격, 악성코드 유포, 전자 사기, 자금 세탁, 아동 착취물 유포 등 다양한 사이버 범죄 행위를 자국 법률에 명확히 포함하도록 요구한다.
이러한 명확한 범죄화 조치는 법적 ‘회색지대’를 해소하고, 기소 및 국경을 넘는 수사에서의 일관성과 협력을 보장한다.
협약은 또한 유연한 관할권 규정을 마련해, 각국이 자국 영토 내, 자국민에 의한, 또는 자국의 국가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관할권이 중첩될 경우,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법적 충돌을 방지하고 정의 실현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권장한다.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은 국경을 넘는 전자 증거 처리 메커니즘이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가 분산된 시대에, 디지털 증거는 여러 국가에 흩어져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준다.
하노이 협약은 법률에 따라 전자 데이터의 보존과 수집, 교환을 위한 법적 틀을 제공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와 독립적 사법 감독 등 엄격한 보호장치를 두고 있다.
국제 협력은 협약의 핵심 축으로 강조된다. 24시간 365일 연락망이 구축되어, 각국이 사이버 범죄를 탐지·수사·예방할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법 집행 기관, 국제기구, 기술 기업 간 정보 공유, 기술 지원, 역량 강화 등 협력이 적극 장려된다.
형사 규정 외에도, 협약은 예방과 인적 자원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회원국은 안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대국민 인식 제고, 교육 프로그램 설계, 사이버 사고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확대 등을 권장받는다.
이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을 중시하는 철학을 반영하며, 사이버 보안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지식과 협력을 디지털 공간 보호의 핵심 열쇠로 본다.
하노이에서 시작된 글로벌 협력의 정신
협약 서명 장소로 하노이가 선택된 것은 단순한 국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대화, 협력, 공동의 글로벌 책임을 촉진하는 베트남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베트남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균형 잡힌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으며, 특히 국가 안보 보호와 개인 프라이버시 존중의 조화를 보장하는 방안을 주도적으로 제시했다.
서명식에서 유엔 대표들은 베트남이 개최국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협약의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베트남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일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디지털 전환 포럼 개최, 데이터 보호 및 디지털 주권 논의 주도 등 베트남은 사이버 보안 협력의 지역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하노이 협약 서명식의 성공에는 국내 기업들의 공동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전략적 파트너들은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보장했을 뿐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이버 공간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
이들 기업은 사이버 보안이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번영의 토대라는 공통된 신념을 공유한다. 하노이 협약과 같은 주요 국제 행사 참여는 민간 부문이 공공-민간 협력의 선구자로서 자원, 지식, 책임을 공유하며 건강한 디지털 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장기적 비전을 보여준다.
하노이 협약은 사이버 공간의 글로벌 법질서 형성에 있어 역사적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40개국의 비준을 거쳐 공식 발효되면, 각국은 협약 내용을 국내법에 반영하는 이행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베트남에게 이는 법적 틀을 강화할 기회이자,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촉진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하노이 협약의 참여와 이행은 디지털 수사 역량을 높이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며,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서비스의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노이 협약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사이버 공간 보호에 동등한 권리와 책임을 공유하는 공통 규범의 희망을 높이고 있다.
또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정의하는 데 기여한다. 공격과 방어의 반복적 대응이 아니라, 협력과 공유, 사전 예방 중심으로 세계가 나아가고 있다.
하노이 협약은 단순한 법적 문서가 아니라, 기술이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신뢰가 디지털 시대의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상징하는 시대의 이정표다.
하노이에서 전 세계로 강력한 메시지가 전해졌다. 오직 대화, 협력, 공동 책임을 통해서만 안전하고 인간적이며 지속 가능한 사이버 공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