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대표 관광지' 입지 굳히는 베트남

동남아시아는 오랫동안 저비용예산을 중시하는 대중 관광지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베트남은 더 높은 부가가치의 관광 모델로 전환하면서 지출 능력이 높고 체류 기간이 긴 방문객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중부 호이안 고도를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 THE DAI)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중부 호이안 고도를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 THE DAI)

동남아시아 최고 여행지 반열에 '껑충'

베트남 국가관광청은 최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이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관광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며 주요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고, 고품질·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 내 관광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베트남의 관광 브랜드는 세계 여행 지도에서 입지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내에서 베트남은 태국을 제치고 중국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부상하면서 중국 시장에서만 약 53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포춘은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기존의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역의 신흥 여행지들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푸꾸옥과 사파를 찾은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쭈언 셩 숭 클룩 기업 개발 부문 부사장은 “최근 여행 트렌드는 대도시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베트남은 산악지대, 비옥한 평야, 섬과 해안 등 다양한 여행지를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수요에 부합한다”고 했다.

베트남은 관광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관광 인프라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7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푸꾸옥의 인프라 확장 및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다. 주요 국내외 기업들이 공항과 리조트, 대형 호텔 개발 등 핵심 관광지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알렉산드라 머레이 힐튼(Hilton) 동남아시아 지역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베트남의 관광 인프라 개발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며 "중동을 포함한 다른 어떤 국가에서도 이와 같은 발전을 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머레이 부사장은 이러한 전략적 인프라 투자가 베트남의 경쟁력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호텔 브랜드의 진출 확대는 베트남 관광 시장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한다.

치열해지는 지역 경쟁 속에서도 베트남 관광 브랜드는 세계 관광 지도에서 점점 더 큰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재방문 이끄는 높은 서비스 수준

포춘은 베트남의 경제적 잠재력이 전자제품 및 의류 제조·수출과 연관되어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 역시 서비스 분야에서의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춘이 인용한 국제 전문가들도 베트남이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지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동남아시아는 저가 여행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더 높은 소비력과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우수 관광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의료관광,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 고급 리조트 관광 등 특화 분야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광객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비자 정책 완화 등 입국 절차의 간소화다. 베트남은 일부 국가 국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등 출입국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관광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12개 유럽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최대 45일간 임시 체류가 가능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간소화된 입국 절차는 여행객들이 베트남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장기 휴가나 다양한 체험 여행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인다.

자원 보전, 방문객 경험 개선, 통합 인프라 개발이 관광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 민 크엉 교수

동시에, 베트남 항공사들도 국제 노선을 확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비엣젯항공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노선을 증편했으며, 조만간 유럽 노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클룩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국제 관광객 시장도 점점 다변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시장인 한국과 싱가포르 외에도 필리핀, 인도에서의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으며,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장거리 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한국이 여전히 베트남의 최대 관광객 유입국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러시아가 그 뒤를 잇는다.

베트남은 이처럼 긍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 단순히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 관광객의 체류 기간과 소비를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부 민 크엉 교수는 베트남이 인도네시아 발리, 태국 일부 지역 등 과잉관광과 부실한 개발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국제적 모범 사례를 연구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원 보전, 방문객 경험의 질 향상, 통합 인프라 개발이 관광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국가관광청에 따르면, 베트남은 현재의 강한 성장세와 품질·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발전 전략을 바탕으로 관광지 품질 제고, 시장 다변화, 인프라 고도화에서 꾸준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은 지역 내 매력적인 여행지를 넘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유망한 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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