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31년 아세안 여정...신참에서 미래설계 주역으로

팜 꽝 빈 전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1995년 베트남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입이 베트남과 당시 6개 회원국 모두에 '전략적 결정'이었다며, 이는 보다 통합된 동남아시아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난해 3월 열린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 3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사진: VN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난해 3월 열린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 3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사진: VNA)

빈 전 차관에 따르면, 지난 31년간 베트남은 신입 회원국에서 책임감 있고 주도적이며 영향력 있는 회원국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역할 증대는 역내 경제 및 외교 통합의 심화뿐만 아니라 베트남이 아세안(ASEAN) 발전과 회복력, 그리고 글로벌 위상 제고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전략적 결정, 새 시대 열어

빈 전 차관은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 결정이 동남아시아의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마감하고, 역내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초기에는 아세안의 업무 방식에 적응하고 역내 통합을 가속화하는 데 주력했다. 신입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1998년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주최하며 빠른 조정 능력을 과시했다.

이 정상회의에서는 하노이 선언이 채택되어 신·구 회원국 간 개발 격차 해소, 관세를 사실상 제로로 낮추는 경제 통합 로드맵 등 주요 전략 목표가 제시됐다.

빈 전 차관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베트남이 아세안 발전을 주도하고 촉진하는 데 점점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8년 채택된 아세안 헌장 초안 작성에 기여해 아세안의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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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마인 껌 외교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세안 사무총장 및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1995년 7월 28일 브루나이 반다르세리베가완에서 열린 베트남의 아세안 7번째 공식 회원국 가입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VNA)

2010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은 베트남은 헌장 이행을 주도했으며, 러시아와 미국을 2011년부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초청하는 중대 결정을 이끌어내며, 주요국의 역내 관여가 확대되는 가운데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강화했다.

2020년에도 베트남은 '결속과 대응'을 주제로 아세안 의장국을 맡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아세안 대응기금, 역내 의료 비축, 팬데믹 이후 회복 계획 등 실질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며 아세안을 이끌었다.

베니 수카디스 인도네시아 국방전략연구소(LESPERSSI) 전략연구 선임조정관은 자카르타에서 베트남통신사 특파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족적은 역내 연대 증진과 변화하는 지역 질서 속에서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수호하는 데 대한 확고한 의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베트남이 주권 존중, 합의 중시, 동해 분쟁의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 해결 등 일관된 원칙을 견지해 왔음을 강조했다.

참여자에서 규칙 제정자로

베트남이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면서 아세안 내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제14차 전국당대회 이후의 외교 정책 방향과 2026년 5월 채택된 정치국 결의 제06-NQ/TW호는 주도적이고 자주적인 외교 마인드를 형성했다.

또 럼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올해 6월 11일 전국 당대회에서 외교 전략의 전환을 제시하며, 베트남이 발전 공간을 수호하는 데서 국가 발전 역량 창출로, 시장 통합에서 시장 주도자로, 국제 규칙 참여에서 규칙 제정 기여로, 단독 성장에서 아세안과의 공동 발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전은 7월 20~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59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AMM-59) 및 관련 회의에서도 반영됐다.

당 호앙 장 외교부 차관은 레 호아이 쭝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단이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이니셔티브와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아세안-영국, 아세안-뉴질랜드 관계 조정국으로서 역내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동계획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프란시스코 노엘 R. 페르난데스 3세 주베트남 필리핀 대사는 베트남이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일관되게 옹호하며, 역내 정치·안보·경제 발전의 주축으로서 아세안을 이끄는 유능한 중견국이라고 평가했다.

콜린스 총 유 캣 말라야대학교 외교·안보·전략 분석가도 베트남이 단순한 적극적 회원국을 넘어 아세안의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동력으로 발전했다며, 아세안공동체 비전 2045 이행의 전략적 주축이자 추진력이라고 평가했다.

아세안에서의 31년 여정을 돌아보며, 빈 대사는 베트남의 접근법이 연대, 책임, 발전지향적 리더십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로 정의된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역할 증대는 자국의 국력과 아세안의 전략적 자율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럼 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호찌민 주석의 “실력은 징과 같고 외교는 징소리와 같다. 징이 좋아야 소리도 멀리 울려 퍼진다”는 가르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혁신이 주도하는 새 시대에 베트남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가 아세안 내에서 더욱 강하게 울려 퍼질 것이라고 밝혔다.

V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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