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대사는 럼 서기장 겸 주석의 필리핀 국빈 방문과 관련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려는 양국의 의지를 반영하는 역사적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예정된 이번 방문을 앞두고 베트남통신(VNA)과 가진 인터뷰에서 양국이 수교 50주년(1976–2026)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이번 방문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사는 이번 방문이 지난 반세기 동안 베트남 당과 국가 최고지도자가 필리핀을 공식 방문하는 첫 사례임을 언급하며, 베트남의 독립, 자주, 외교관계 다변화 및 다자화라는 일관된 외교 정책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방문은 동해에서 가까운 이웃국가인 필리핀을 베트남이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며, 양국 관계를 안정적이고 효과적이며 실질적으로 더욱 심화시키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협력의 핵심 축을 공고히 하며,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 양국 간 협력과 조율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빈 대사는 2026년 필리핀이 아세안(ASEAN) 의장국을 맡게 됨에 따라, 베트남의 지지와 긴밀한 협력이 아세안의 단결과 중심성을 강화하고, 동남아시아 및 그 너머의 평화, 안정, 회복력, 번영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협력과 관련해 대사는 베트남-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여러 중요한 분야에서 긍정적이고 포괄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정치 및 외교 분야에서는 양국이 대표단 방문, 서신 교환, 전화 회담, 다자 포럼 계기 회동 등 정기적인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며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실질적 협력을 촉진해 왔다.
특히 레 민 흥 총리가 최근 필리핀 중부 세부에서 열린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으며, 2026년 아세안 의장국 필리핀에 대한 베트남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는 양국이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 및 교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유지해 왔다. 현재까지 차관급 국방정책대화 7회, 해군 협의 10회, 공군 협의 3회, 해양경비대 간 회의 2회를 개최했다.
전통적 협력 분야인 교육훈련, 수색구조, 경험 공유 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방위산업, 군수, 군의학 등 새로운 협력 분야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빈 대사는 2024년 8월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의 방문 기간 중, 양국이 해상에서의 인도적 지원 및 재난구호, 군의학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2건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초국경 범죄 대응, 인적안보 과제 해결, 범죄인 인도, 법집행 역량 강화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비전통적 안보 이슈에도 점차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는 양국 간 교역이 2015~2025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며 29억2천만 달러에서 78억 달러로 증가했다. 현재 베트남은 필리핀의 11번째 교역 파트너다.
교역 품목 구조도 점차 다양화되어 베트남의 주요 수출 품목만 약 40개에 달한다. 한편, 베트남의 필리핀 투자도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해 2025년 한 해에만 9,200만 달러를 기록, 누적 투자액 1억3,300만 달러의 약 70%를 차지했다.
빈 대사에 따르면, 투자 프로젝트는 점차 녹색 전환과 전기택시,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되며 필리핀의 인프라 개발과 지속가능성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관광 협력도 크게 확대됐다. 필리핀의 베트남 방문객 수는 2016년 약 11만1천 명에서 2025년에는 48만2천 명 이상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에만 베트남은 약 23만6천 명의 필리핀 관광객을 맞이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한 것으로 필리핀이 처음으로 베트남의 관광객 유입 상위 10개국에 진입했다.
빈 대사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베트남항공, 필리핀항공, 비엣젯항공, 세부퍼시픽, 에어아시아 등 양국 항공사의 직항 노선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양국은 2억2천만 명이 넘는 인구,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 등 미개척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양국이 절차 간소화, 무역 촉진, 물류 및 해상 연결 개선을 지속한다면 양국 교역 100억 달러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식량안보 및 농업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화, 스마트 농업, 기후 적응에 중점을 둔 장기 협력 메커니즘 구축을 제안했다.
아울러 양국 모두 해양국가로서 지속가능한 해양자원 개발, 해상운송, 해상 신재생에너지 등 해양경제 협력 잠재력도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인재 양성,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핀테크 등 분야에서도 협력 기회가 많으며, 필리핀의 영어 인재와 베트남의 역동적인 기술 생태계가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필리핀의 교통 현대화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비엣그룹(Vingroup)의 GSM 등 베트남 전기차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빈 대사는 베트남-필리핀 관계가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점점 복잡해지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아세안의 단결과 중심적 역할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