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물결 속에서 베트남 정부는 과학기술을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초석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팜 민 찐 총리는 작년 6월 12일, 전략기술 11개 그룹과 전략기술 제품 35개 그룹의 목록을 공식적으로 공포하는 결정(결정번호 1131/QD-TTg)에 서명했다. 이는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격차를 줄이며, 글로벌 가치사슬에 더 깊이 참여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전략기술 준비에 나선 연구기관과 대학들
정부가 승인한 이번 목록은 다양한 핵심 분야를 포괄하며, 연구기관과 대학이 심층 연구에 자신 있게 착수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가상 증강 현실 그룹에는 베트남어 대형 언어모델, 가상 비서, 특화 인공지능, 분석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등이 포함된다. 차세대 5G/6G 이동통신망 그룹은 오픈 라디오 액세스 네트워크(ORAN), 코어 네트워크, 고속 IP 전송을 위한 장치 및 솔루션을 목표로 한다. 로봇 및 자동화 그룹에는 자율 이동 로봇과 산업용 로봇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디지털 화폐, 추적 시스템), 반도체 칩(특정 응용 칩, AI 칩, IoT 칩), 첨단 바이오의학, 신에너지 및 신소재, 희토류, 지하 및 해양 자원, 사이버 보안, 항공우주(원격탐사 위성, 제어 시스템, 무인항공기(UAV) 등) 등 다양한 전략 분야로 목록이 확장된다.
이 목록은 단순히 2030년을 향한 베트남 기술 발전의 청사진에 그치지 않고, 연구기관과 대학이 고유의 강점과 사회경제적 발전 수요에 맞는 연구 과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교통통신대학교에서는 현대식 실험실 시스템과 과학기술센터, 국제 동문 네트워크가 이러한 전략적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응오 반 민 혁신기술이전실장(부교수)은 “전략기술 연구 투자는 견고한 기반, 특히 현대식 실험실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이는 이론을 실질적 제품으로 전환하고, 학생·엔지니어·과학자들이 연구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대학교 인공지능학부장 쩐 띠엔 꽁 박사는 “앞으로 학생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국제 인증을 국내 교육에 도입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코칭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인재들이 정예화되어 국가 교육과 발전에 직접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은 첨단 기술 분야에 고급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육계의 공통된 의지를 반영한다.
정책 역시 연구기관과 대학이 전략 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과학기술부는 전략기술 이행 로드맵을 주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2025년까지 최소 3개 전략 제품을 확보하고, 2027년에는 20개 이상, 2035년까지 추가로 25개 제품을 개발해 사회경제적 수요를 충족하고 GDP의 15~20%를 기여한다는 목표다.
하노이과학기술대학교 정보통신기술학부장 따 하이 뚱 부교수는 “국가 기술 발전 전략의 핵심 방향은 처음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성과를 활용해 국내 연구와 응용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거인의 어깨 위에 서는 것이 베트남이 세계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올바른 길”이라고 했다.
그는 ChatGPT와 같은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 사례를 들어, 각국이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하고 베트남어 데이터셋을 구축해 국내 사회에 기여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제한된 자원으로 처음부터 모델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설 기회
연구기관과 대학이 지식을 축적한다면, 기업은 전략기술을 시장에 도입하는 주체다. 많은 민간 기업들이 반도체, 무인항공기(UAV), 디지털 트윈, 바이오기술 등 핵심 분야에 장기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엔지니어들이 설계한 인공지능 플랫폼 MedCAT의 창립자인 당 티 아잉 뚜옛 CEO는 “정부가 전략기술을 명확히 규정한 것은 기업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한다”며 “국가 전략 방향과 일치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 기업은 장기 투자와 지속적 기술 개발, 기술 자립에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기술 기업 커뮤니티 역시 이번 목록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것”이라며 “정부가 핵심 전략기술을 제시하면, 기업은 투자 분야를 명확히 선정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 핵심 분야에 진출한 기업들은 지속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신뢰와 확신을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더 넓은 시각에서 뚱 부교수는 베트남이 글로벌 성과를 활용해 발전 속도를 높이는 ‘스마트한 길’을 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후발국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재창조해 발전할 수는 없으며, 반드시 거인의 어깨 위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오픈소스 플랫폼 등 기초 모델과 베트남어 데이터, 젊은 인력을 결합해 시민과 기업을 위한 AI 응용 프로그램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베트남과 세계의 격차는 더 이상 예전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면 베트남은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결정 1131/QD-TTg는 과학기술부가 각 부처, 지방정부와 협력해 각 기술 그룹별 세부 이행 프로그램과 2026년까지 11개 전략 분야의 국가 표준 체계를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표준 체계는 연구, 생산, 시험, 전략기술 제품의 상용화에 있어 통일성, 투명성, 법적 기반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구기관, 대학, 기업 간의 협력이 결정적이다. 대학은 연구·교육 인력과 실험실, 파일럿 존을 구축하고, 기업은 제품을 상용화해 시장에 내놓으며, 국가는 제도 마련과 자원 투자, 법적 환경 조성을 담당한다. 이 세 축이 결합될 때 혁신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과학기술부는 정부에 조기 추진이 필요한 6대 전략기술을 우선 선정해 시장 침투와 파급 효과가 큰 선도 제품을 창출하겠다는 제안을 제출했다. 이들 기술은 ▲ 베트남어 대형 언어모델 및 가상 비서 ▲ 5G 이동통신 시스템 및 장비 ▲ 엣지 프로세싱 AI 카메라 ▲ 추적 및 디지털 자산용 블록체인 플랫폼 ▲ 자율 이동 로봇 ▲
무인항공기(UAV)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