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아래의 고통과 도전
전국적으로 약 560만 헥타르의 토지가 전쟁 당시 남겨진 폭탄과 지뢰로 오염되어 있으며, 이는 베트남 전체 자연 토지 면적의 17.7%에 해당한다. 1975년 이후 잔류 폭발물로 인해 4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6만 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들 대부분은 가정의 생계 책임자, 소수민족 주민, 그리고 어린이들이다. 한때 가장 치열한 전장이었던 중부 지역에서는 2만 2,8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1만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북부 산악 지역의 랑선성만 해도 아직 약 2만 1,000헥타르의 오염 토지가 남아 있다. 이러한 지역들은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백만 헥타르의 토지가 방치되고 있으며, 많은 인프라, 에너지, 관광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지역 주민들은 지속적인 안전 우려로 인해 생계가 제한되고 있다.
베트남 국가지뢰행동센터(VNMAC)에 따르면, 2023~2024년 동안 7만 3,000헥타르 이상의 토지가 사회경제적 개발을 위해 정화되었으며, 이 중 5만 9,000헥타르는 군이, 나머지는 VNMAC이 국제기구와 협력해 처리했다.
하장, 꽝찌, 트어티엔후에, 꽝응아이, 자라이 등 한때 심각하게 오염되었던 지역들도 점차 생명을 되찾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 정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2,500만 달러를 지원한 ‘한-베트남 평화마을 지뢰행동’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염 지역을 안전한 주거지와 농지로 탈바꿈시켜,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하며 삶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전쟁의 유산 극복을 위한 협력 강화
지난 5년간 VNMAC과 지방 당국은 미국, 한국, 일본,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파트너 국가들과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지뢰행동서비스(UNMAS), 제네바 인도적지뢰제거국제센터(GICHD),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총 1억 3,850만 달러 규모의 44개 국제 프로젝트를 유치했다.
협력 확대는 단순히 재정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술 역량 강화, 국제 기준 접근, 안전하고 효과적인 지뢰 제거 경험 공유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왔다. 수천 명의 베트남 장교와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교육과 워크숍이 개최되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국가 지뢰행동 인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정화 작업 외에도, 베트남은 오염이 심각한 지역의 어린이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사고 예방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2023~2024년 동안 VNMAC과 국제기구는 1,900회 이상의 대면 인식 교육을 실시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정보를 전달했으며, 2만 5,0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한 ‘스쿨 앰배서더’ 대회도 개최했다.
미국 CRS의 지원으로 개발된 지뢰 위험 교육을 위한 국가 디지털 도서관은 온라인 자료를 종합적으로 제공해 인식 제고와 안전 생활 기술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도 확대되어, 최근 2년간 40명의 지뢰 피해자가 생계 지원, 의료 및 재활 지원 등 총 2억 4,000만 동의 도움을 받았다.
국방부는 현재 베트남 내 전후 폭발물 잔재 극복에 관한 조례를 마련 중이며, 2025년 말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뢰 사고 예방 및 교육을 위한 국가 전략도 최종 조율 중으로, 향후 10년 내 지뢰 및 폭발물로 인한 사망과 부상을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쟁 잔재 없는 베트남을 향하여
2025년, 국방부는 베트남 내 전후 폭발물 잔재 극복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승인했으며, 2065년까지 전국의 잔류 폭발물 정화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염 토지 560만 헥타르의 완전 정화에는 약 203조 6,000억 동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 10월 21일, 국방부와 VNMAC은 전쟁 폭탄 및 지뢰 피해 극복을 위한 자원 동원 회의를 개최해, 기업, 국제기구, 국민이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이 회의에서 VNMAC은 중부 및 북부 산악 지역의 지뢰 피해자 10명에게 생계 지원을 제공했다. 수혜자 중 한 명인 꽝찌성의 레반탄(56)은 1992년 꽝찌성 성채 인근에서 농사를 짓다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는 한쪽 다리, 네 손가락, 한쪽 눈을 잃었고, 수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건강했던 청년이었던 그는 장애인이 되어 현재는 복권 판매로 불안정한 수입을 얻으며, 월 75만 동의 수당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최근 그의 딸이 PeaceTrees Viet Nam에서 장학금을 받아,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회의에서 마크 에반스 내퍼 주베트남 미국대사와 이토 나오키 주베트남 일본대사는 베트남의 전쟁 잔재 극복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과 경험 공유, 자원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방부는 베트남 폭탄·지뢰행동지원기금을 출범시키고, 국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큰 기여를 한 국제기구에 우정훈장과 총리 표창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