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엿보인 베트남 영화...영향력 확대 기대감

'베트남 영화-새로운 시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제적 통합'을 주제로 한 제24회 베트남 영화제가 21일부터 25일까지 호찌민시에서 이어진다.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들과 예술가들. (사진: QUOC THANH)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들과 예술가들. (사진: QUOC THANH)

베트남 영화제 55주년(1970~2025)을 기념하는 올해 행사는 향후 베트남 영화 산업의 강력한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만한 하이라이트

제24회 베트남 영화제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 144편이 출품되어 주제와 스토리텔링 양면에서 혁신을 추구한 영화인들의 노력이 반영됐다. 동시대성, 풍부한 문화적 정체성, 연출, 그리고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통합적인 발전을 중시하는 기준에 따라, 심사위원회는 87편(장편 16편, 다큐멘터리 36편, 과학영화 14편, 애니메이션 21편)을 공식 경쟁 부문에 선정했다.

특히 경쟁 장편 16편 중 11편이 1,000억 동(VND)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으며, 그 중에서도 ‘붉은 비(Red Rain)’는 7,000억 동을 돌파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국가 제작 영화, 특히 혁명 전쟁 장르의 강력한 부활이 두드러지며, ‘붉은 비’, ‘터널: 어둠 속의 태양(The Tunnel: Sun in the Dark)’, ‘공중전(Airborne Battle)’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따 꽝 동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제23회 영화제(2023) 이후 2년간 베트남 영화계는 활력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 "영화의 제작건수와 질이 모두 향상됐고, 영화 시장은 더욱 역동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자신감 있고 창의적인 신진 영화인들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많은 영화가 문화 대사 역할을 하며 베트남의 국가 이미지, 국민, 문화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영화제의 새로운 특징으로는 기존의 정기 시상 외에도, 영화 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한 개인 및 단체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이 수여된다는 점이 있다.

올해 영화제의 또 다른 주요 매력은 파노라마 프로그램으로, 최근 2년간 제작된 비경쟁작들을 선보이며 다양한 장르, 스타일, 주제를 아우른다.

호찌민시의 영화 팬들은 ‘영화로 보는 호찌민시의 도약’ 사진전, 응우옌후에 보행자 거리에서 열리는 ‘영화 속 음악’ 프로그램, 그리고 도시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체험, 투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호찌민시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창의적 영화 도시(Global Creative City of Cinema)’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동시에 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주제별 워크숍과 토론회는 예술가, 영화 관계자, 제작자, 배급사, 상영관 관계자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장이 되고 있다. 찰리 응우옌(Charlie Nguyen) 감독은 “제24회 베트남 영화제는 시의적절한 동력을 제공하며, 베트남에는 관객, 시장, 내적 역량, 그리고 국가의 지원이 있어 영화 산업을 진정한 문화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고 낙관론을 펼쳤다.

발전 전망

1970년 창설된 베트남 영화제는 뛰어난 영화 작품을 기리고, 저항전쟁 시기부터 개혁·국제통합 시기까지 베트남 영화 산업의 변천사를 반영해왔다.

매 영화제를 통해 수많은 영화 인재가 발굴·조명되었으며, 이들의 끊임없는 창의성과 헌신이 베트남 영화의 든든한 토대를 쌓았다. 각 영화제에서 최고의 작품과 인물에게 수여되는 ‘황련상(Golden Lotus Awards)’은 베트남 영화계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 영화는 국내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지역 및 세계적 위상을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응우옌 홍 센(Nguyen Hong Sen) 감독의 ‘황야(Wild Fields, 1979)’는 1980년 베트남 영화제 황련상, 1981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금메달을 수상했다.

당 냣 민(Dang Nhat Minh) 감독의 ‘10월이 오면(When the Tenth Month Comes, 1984)’은 1985년 베트남 영화제 황련상, 1989년 아시아태평양영화제 특별상, 1985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평화보호위원회 표창을 받았다.

응우옌 탄 반(Nguyen Thanh Van) 감독의 ‘모래의 삶(Sand Life, 1999)’은 2001년 베트남 영화제 황련상, 2000년 아미앵 영화제 특별상, 2000년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부이 탁 쯔옌(Bui Thac Chuyen) 감독의 ‘영광의 재(Glorious Ashes, 2022)’가 2023년 베트남 영화제 황련상을,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세 대륙 영화제(Three Continents Film Festival)에서 골든 벌룬상(Montgolfière D’or)을 각각 수상했다.

하 레 디엠(Ha Le Diem) 감독의 다큐멘터리 ‘안개 속의 아이들(The Children in the Mist, 2021)’은 2023년 베트남 영화제 황련상, Docaviv 영화제 최우수 국제영화상,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이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행사와 다양한 문화 공간을 갖춘 제24회 베트남 영화제는 국가 영화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당 쩐 끙 영화국장은 “이곳은 창의성을 기리는 무대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 영화가 더 깊이 통합되고 관객의 요구에 부응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영화 산업 구축을 위해서는 개방적인 제도와 정책, 전략적 투자 자원, 공공-민간 협력 강화, 고급 인재 양성, 국제 협력 확대, 영화 제작·유통에 과학기술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HK Film을 대표한 제작자 찐 호안은 “베트남이 영화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키고 세계 영화 트렌드에 통합하려면, 독창적 목소리와 시장 확장 가능성, 높은 투자 위험을 가진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 없이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일부 역량 있는 기업이나 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현재의 장애물을 극복한다면, 베트남 영화는 국가 정체성을 담은 문화산업의 선도 분야로서,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과 위상을 널리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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