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 서기장은 28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공식 방문 일정의 일환으로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베트남의 교수, 강사, 연구원, 학생 및 우호 인사들을 대상으로 정책 연설을 했다.
럼 서기장은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한 국가가 어떻게 굳건히 자립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베트남에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며, “베트남은 평화, 독립, 자주, 그리고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의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이 희생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고 평화를 위해 큰 대가를 치른 국가로서, 그 최고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립과 자유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호찌민 주석의 진리가 여전히 국가 운영과 대외관계의 지침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이 대립이나 갈등에 기반한 발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공정한 대화, 국제법 존중, 상호 이익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권은 무력이나 강압이 아니라 상호 존중, 공동 규범을 지키는 합의, 그리고 이익의 공유를 통해 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법 덕분에 베트남은 정치·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경제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신세대 자유무역협정에 참여하며, 영국을 포함한 전 세계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럼 서기장은 새로운 시대 베트남의 발전 비전을 강조하며, 과학, 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 지식경제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국가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녹색·순환·저탄소 경제를 발전시키며, 혁신을 경쟁력과 회복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그는 베트남이 시장 원리에 기반한 사회주의 지향 시장경제를 지속적으로 완성해 나가고 있으며, 공정 경쟁을 장려하고, 민간기업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여기면서도, 베트남 공산당의 지도 아래 사회주의 법치국가의 규제와 지도 역할을 통해 진보와 사회정의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민간 부문을 경제 성장 가속화의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국영 부문을 거시경제 안정, 경제·에너지·식량 안보의 선도적 역할로, 그리고 법치국가와 청렴한 거버넌스, 부패·낭비·이권 추방을 공공 신뢰 조성, 사회 자원의 효율적 배분, 모든 국민이 개발의 성과를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필수 조건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발전 전략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소득, 주거, 의료, 교육, 사회복지, 개인 발전 기회,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 등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환경을 희생하지 않는 성장, 문화 정체성을 잃지 않는 산업화, 소외 없는 도시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의 두 가지 전략적 목표를 재확인했다. 2030년까지 현대적 산업과 상위 중소득을 갖춘 개발도상국으로, 2045년까지는 현대적 경제, 선진 사회, 높은 생활수준, 적절한 국제적 위상을 갖춘 선진 고소득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영국 관계에 대해 그는, 베트남이 영국을 단순한 무역, 교육, 과학기술 파트너가 아니라 21세기 협력 규범을 함께 만들어갈 장기적 전략적 파트너로 본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는 평화와 안정 유지, 국제법 준수, 해양 자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공정 무역,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 대응 및 녹색 성장 등 공동 이익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유익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이는 영국의 첨단 과학기술, 보건, 고등교육, 도시 거버넌스, 에너지 전환, 금융 서비스 역량과 베트남의 디지털·녹색 전환, 인적자원 개발, 혁신, 제도 개혁 목표를 결합하는 것이다. 그는 “이는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중보건, 생명공학, 책임 있는 인공지능,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분야의 공동 연구와 교육을 통해 미래 창조에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트남 정책연구기관과 영국의 정책·공공 거버넌스·지속가능발전 연구센터 간 교류 프로그램, 베트남 기업의 혁신 및 기술 스타트업 지원 협력,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녹색 금융, 열린 교육, 디지털 헬스케어, 지역사회 건강 등 양국이 공통 관심을 갖고 시급히 필요한 분야에서의 공동 시범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그는 베트남이 '부유한 국민, 강한 국가, 민주, 평등, 문명'이라는 목표를 향해, 국민 모두가 포괄적 안보와 동등한 번영 기회를 누리는 번영하고 인간적이며 현대적이고 녹색인 국가 건설의 강한 열망을 갖고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이 인류애와 도덕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 민족은 언제나 인애와 정의로 승리해왔다”며, 진정한 국가의 힘은 군사력이나 재정력뿐 아니라 도덕적 힘, 단결, 신뢰에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와 발전을 갈망하며, 평등한 협력을 추구하고, 강요를 거부하며, 국제법을 존중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단합된 세계를 원한다. 이 지구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국제법을 존중한다. 세계가 대립하는 진영으로 나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통합된 세계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이러한 정신에서 베트남을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바라봐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상호 존중, 공동 이익, 장기적 비전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적 틀을 구축한다면, 베트남-영국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해 양국뿐 아니라 21세기 평화, 안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동력, 모범, 공동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자리에서 럼 서기장과 베트남 대표단, 옥스퍼드대학교 지도부는 베트남과 영국 파트너 간 여러 협력 문서 서명식을 함께 지켜봤다.
여기에는 탐안 연구소와 옥스퍼드대학교 간 보건 교육·연구·혁신 협력 협정, Vietjet Air와 옥스퍼드대학교 간 ‘Fly Green’ 지속가능 항공 캠페인 일환의 넷제로 탄소 연구 파트너십이 포함됐다. 이 협력은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 사용, 탄소 상쇄, 산림 복원, 재생에너지 투자, AI 운영 적용을 통해 기존 항공기 대비 승객 1인당 배출량을 38%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Sovico Group과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으로 조성한 ‘옥스퍼드 파이오니어 장학기금’도 포함됐다. 이 장학기금은 특히 베트남 출신의 우수 학생들에게 장기 학습 및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70만 파운드(GBP)가 지급되어, 교육, 화학, 임상 의학, 유전체학, 경영학(MBA) 분야의 베트남 우수 인재 11명에게 장학금이 지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