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결제는 단순히 거래를 지원하는 도구를 넘어, 경제의 가치 유지 능력과 경쟁력 강화를 좌우하는 ‘전략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관광 회복과 함께 가속화되는 현금 흐름
베트남의 두드러진 강점 중 하나는 안정적인 사회·정치 환경으로, 이는 국제 관광객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다. 여기에 점차 자유로워지는 비자 정책이 성장의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이후 베트남 관광산업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에는 약 2,120만 명의 국제 관광객이 방문한 걸로 잠정 추정되며,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6년에도 이어져 2,5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객 수 증가뿐만 아니라 시장 구조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 대한민국, 일본 등 전통 시장의 강한 회복과 함께, 유럽, 미국, 인도 등 높은 소비 시장으로의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하노이, 다낭, 호찌민시 등 주요 관광 도시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자연 관광지와 커뮤니티 기반 관광도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유엔관광기구에 따르면, 베트남 관광산업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로, 약 2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 역시 베트남을 다양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처럼 인상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에는 여전히 ‘불균형한 결제 경험’이라는 큰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 2025년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실시한 여행 결제 행태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여행객의 약 60%가 현금보다 카드나 전자지갑 사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편리한 디지털 결제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2025년 결제 중개업체와 베트남 관광 당국 간 데이터 정산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결제만 받는 경우 기업은 잠재 매출의 약 15%를 잃을 수 있으며, 국제 관광객의 약 65%가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길거리 음식과 현지 문화 체험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관광지에서는 수요와 인프라 간 ‘불일치’가 드러난다. 소규모 식당, 홈스테이, 지역 체험 서비스 등 베트남 관광의 정체성을 만드는 곳에서는 여전히 현금 결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낭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업소의 디지털 결제 준비율은 65~70%에 불과하다. 이는 관광 경험의 연속성을 저해하고, 관광객의 소비 잠재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선짜군의 한 숙박업소 대표는 “2024년 말 이후 국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많은 관광객이 돌아오고 있지만, 예전처럼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지 않는다. 카드, 전자지갑, QR코드 결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채널, 유연하고 손쉽게 통합 가능한 결제 솔루션 개발이 전체 여행 경험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올인원’ 결제 생태계
관광과 핀테크 결합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 중 하나가 다낭이다. 최근 다낭시는 중앙정부로부터 자유무역지대 설립, 국제금융공사(IFC) 건설 등 획기적인 제도와 정책을 다수 부여받았다. 이는 관광, 금융, 기술, 물류를 연결하는 우호적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역동적인 해안 관광도시와 현대적 핀테크 허브의 결합은 다낭이 외국인 투자와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골프, 비즈니스 관광 등 고소비 국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결제 플랫폼은 편리한 경험 창출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핀테크 관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관광산업의 국제 관광객 접근성 확대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IFC 다낭에 최초로 입주한 결제 중개업체 9Pay 관계자는 “관광 기업을 위한 ‘올인원’ 결제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결제 게이트웨이, Payment Link, 수납·지급 서비스, 9PayPOS와 거래 알림 스피커 등 온라인 결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ScanOn QR을 통한 국경 간 결제도 도입해, 국제 관광객이 자국의 전자지갑이나 뱅킹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해 베트남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9Pay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결제 시스템은 ‘결제 오케스트레이션’ 모델로 개발돼 지능적인 거래 라우팅이 가능하다. 스마트 라우팅 메커니즘을 통해 각 거래는 자동으로 승인율이 가장 높고 비용이 최적화된 채널로 전송된다. 채널 장애 발생 시 즉시 다른 채널로 전환해 서비스 중단을 방지한다. 또한, 국제 결제 산업 최고 수준의 보안 표준인 PCI DSS와 ISO/IEC 27001:2022 정보보호관리체계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 위험 감지 및 거래 모니터링도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제에서 결제 시스템을 장악하는 자가 자금 흐름을, 나아가 가치를 통제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여행 결제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국경 간 연결성이다.
최근 베트남국가결제공사(NAPAS)는 Ant International, 베트남외상은행(Vietcombank)과 함께 베트남-중국 간 QR코드 기반 국경 간 결제 서비스를 공식 확대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은 Ant International 산하 전자지갑인 Alipay로 VIETQRGlobal 코드를 스캔해 NAPAS 네트워크 내 가맹점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다.
9Pay 역시 NAPAS와 협력해 조만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러 국가 관광객이 자국의 뱅킹 앱이나 전자지갑으로 QR코드를 스캔해 베트남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QR 국경 간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IFC 다낭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9Pay는 QR코드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도 연구 중이다.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러시아, 인도, 중동 등 시장 관광객에게 더 편리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고, 국제 전자지갑 및 금융 플랫폼의 베트남 시장 진출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성장의 지렛대가 되는 자유로운 정책과 더불어, 기술 기업과 결제 중개업체들은 관광객이 자국에서처럼 베트남에서도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여행의 모든 경험을 ‘올인원’ 모델로 패키지화해, 베트남 관광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