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 누비는 이동 도서관...독서 문화 '활짝'

북서부의 광활한 산맥과 푄(Foehn) 열풍이 내리쬐는 바람 부는 중부 지역, 그리고 남부 도시 외곽의 좁은 골목길까지, 차량들은 새 책의 향기와 지식의 빛을 싣고 조용히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식 버스’에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산악 지역의 학생들. (사진: Minh Nguyen)
‘지식 버스’에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산악 지역의 학생들. (사진: Minh Nguyen)

최근 몇 년간 이동 도서관 시스템은 독서 문화를 위한 ‘녹색 여정’을 열어, 책을 싣고 험준한 산길과 깊은 계곡을 넘어 마을, 산업단지, 도심에서 먼 학교까지 찾아가며 지역사회에 문해력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동도서관 서비스 범위 확대

이동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던 초창기를 돌아보면, 책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여러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도로 사정은 열악했고, 차량은 현대적 장비가 부족한 건 물론, 도서 자료 역시 수량과 종류 모두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의 빛을 오지에 전하고자 하는 열망에 사서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였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이동이 손수 포장한 책 상자들로 이루어졌고, 학교 복도나 마을 문화회관에서 소규모 책 소개 행사가 열렸다. 이처럼 조용한 시작이었지만, 새로운 서비스 모델의 토대가 마련됐다. 오늘날 이동 도서관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지식과 지역사회의 간극을 좁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안개가 자욱한 고산지대 학교 운동장에서는 도서관 차량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언제나 가장 큰 기대를 모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수줍게 친구들 뒤에 숨지만, 이내 형형색색의 만화책에 빠져든다. 교실 복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책을 읽느라 쉬는 시간도 잊는다.

꽝찌성의 반끼우(Van Kieu), 빠꼬(Pa Co) 소수민족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새 책을 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식의 빛’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컴퓨터 수업도 경험한다. 아직은 서툰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처음 보는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영상을 시청하거나 온라인 퀴즈에 도전할 때마다 웃음이 터진다.

도서관 버스가 정차하는 곳마다 어린이들의 작은 축제가 열린다. 아이들은 질서 있게 줄을 서서 책을 빌리고, 퀴즈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거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리기도 한다. “책 버스가 왔다!”는 환호와 함께, 아이들은 선생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더 많은 책을 묻고, “다음에 버스가 오면 이 책을 다 읽을 거예요”라고 약속한다.

2019년 이후 통계에 따르면 꽝응아이성 박물관 및 도서관은 165회 이상의 이동 도서관 서비스를 운영해 약 6만7,500명의 독자에게 7만3,000권 이상의 자료를 대여했다. 각 차량은 약 2,500권의 도서와 함께 교환 활동, 퀴즈, 그림 그리기, 기술 기반 게임 등을 제공해 독서 시간을 생동감 넘치는 경험으로 만든다.

꽝찌성에서는 2019년 ‘멀티미디어 이동 도서관 버스 – 지식의 빛’ 프로젝트를 도입한 이후, 도서관이 반끼우, 빠꼬 소수민족 거주 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연간 약 90회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한 해에만 45회 방문으로 9,000명의 독자에게 2만7,500권의 도서 및 신문을 대여하고, 850회의 컴퓨터 수업을 제공했다.

디엔비엔성에서는 ‘독자를 찾아가는 책’ 모델을 통해 도서관 차량이 소수민족 기숙학교, 국경수비대 초소, 국경 지역 교육기관을 방문한다. 이 여정은 단순히 책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독서 습관, 자기주도 학습 능력, 평생학습 정신을 함양하는 데 기여한다.

호찌민시에서는 종합과학도서관이 2007년부터 이동 디지털 도서관 차량을 운영해 왔다. 현재는 8대의 특화 차량이 교외, 산업단지, 주요 문화행사 현장에서 학생, 노동자, 시각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종이책과 디지털 도서관, 노트북, STEM 콘텐츠, 무료 도서관 카드의 결합은 지식 접근의 지리적 장벽을 허물고 있다. 전통 도서관이 ‘목적지’라면, 이동 도서관은 ‘여정의 동반자’다. 고정된 공간을 넘어 직접 독자를 찾아가는 이 모델은 특히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끊이지 않는 과제 '산적'

이동 도서관 차량의 녹색 여정은 생명력과 깊은 사회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미소와 인상적인 서비스 통계 뒤에는 여러 우려가 존재한다. 이 모델은 여전히 재정, 인프라, 인력, 그리고 빠른 디지털 전환 속에서 콘텐츠 혁신의 필요성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먼저 지속 가능성과 사업 확장의 핵심인 재정 문제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이동 도서관 차량은 국가 예산이나 초기 지원 프로젝트에 의존하고 있다. 시범 운영 이후에는 연료비, 차량 유지보수, 장비 교체, 신간 도서 구입,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정기 운영비가 지역 도서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각 여정은 며칠씩 이어지며, 우기에는 산사태 위험이 상존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야 한다. 적시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비스 중단은 피하기 어렵다.

도서 자료 외에도 정보 자원은 지속적인 갱신이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세대 학생들은 과학, 기술, 외국어, 디지털 역량, 새로운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참고서적 등 다양한 자료에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젝트별로 적합한 도서를 신중히 선정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동 도서관의 장기적 매력 유지가 어렵다.

많은 차량이 컴퓨터, 인터넷, 디지털 도서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오지의 불안정한 네트워크 인프라는 장비 운영에 어려움을 준다. 또한, 지역 도서관 간 자원 연계와 오픈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서는 통합된 기술 플랫폼과 정보기술 역량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곳에서 도서관 인력은 부족하고,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도서관 차량이 떠난 뒤에도 독서 습관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이동 도서관은 주기적으로, 어떤 곳은 한 달에 한 번만 운영된다. 학교, 지방정부, 지역사회 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위성 책장’, 독서 동아리, 책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활동 등을 마련하지 않으면 파급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독서 문화 조성은 단순히 도서관 버스의 방문에만 의존할 수 없는, 다양한 주체의 장기적 협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초문화가족도서관국 닌 티 투 흐엉 국장은 이 모델의 가장 큰 성과는 지역사회의 인식 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책 버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학부모와 교사가 자발적으로 지역 도서 모으기에 나서며, 지방정부가 독서 문화 진흥을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의 일부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지식의 토대가 강화되고 있다는 진정한 신호가 된다. 이동 도서관 활동을 2030년까지의 독서 문화 진흥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것은 법적 기반과 안정적 자원 마련에 중요한 단계다.

동시에, 기업·단체·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회적 동참이 더욱 필요하다. 국가 관리 측면에서 기초문화가족도서관국장은 문화 부문이 제도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도서관 인력 역량을 강화하며, 지역 간 자원 공유와 연계를 촉진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결정적인 요소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모든 도전은 혁신의 기회이기도 하다. 녹색 여정은 자원과 인식의 장벽을 모두 극복하는 여정이 될 수 있다. 이 차량들이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으려면 문화·교육 부문, 지방정부, 사회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장기적 투자 정책, 도서관 인력 대상 현대적 교육 프로그램, 유연한 민관협력 모델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독서 문화에 대한 투자가 곧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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