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 소수민족의 정신적·문화적 삶에서 오음악(五音樂)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유서 깊은 음악적 ‘보물’로 여겨진다. 크메르 공동체에게 오음악은 단순한 축제 음악을 넘어 신앙의 소리이자 인간과 신,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상징이다.
베트남 국가관광국 산하 관광정보센터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주최한 ‘2025년 소수민족 및 산악지역 관광 발전 연계 무형문화유산 소개 및 전시 프로그램’에서 크메르 오음악 유산이 하노이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널리 소개됐다.
행사 기간 중 열린 크메르 오음악 공연은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관람객은 유산을 직접 보고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유산의 독특한 가치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산을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의 핵심 자원으로 삼아 공동체 결속을 촉진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크메르 소수민족의 대표적 민속음악을 소개하며, 껀터시 피투 코사 랑사이 사원의 승려 리훙은 “베트남의 54개 민족은 54가지 고유한 문화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크메르 공동체는 오랜 문화적 전통을 가진 민족 중 하나로, 크메르 불교 사원과 전통 마을의 생활 공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승려 리훙은 “껀터에는 약 120개의 사원과 40만 명이 넘는 크메르인이 거주하고 있어 메콩델타 지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이로 인해 언어와 문자, 관습, 예술, 문화, 전통 의상, 민속 축제 등 다양한 전통 문화 가치가 잘 보존되어 왔다"고 했다. 특히 오음악은 크메르 공동체의 정신적·문화적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리훙에 따르면, 크메르 문화적 가치, 특히 오음악을 관광 발전, 특히 문화관광, 정신적 관광, 축제 관광에 접목하면 국내외 방문객들이 이 민족 공동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크메르인들이 자신들이 지키고 있는 유산의 가치를 더 잘 인식하게 되어, 전통 음악 지식을 젊은 세대에 전승·계승·발전시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오음악은 크메르 공동체의 정신적·문화적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껀터 소재 피투 코사 랑사이 사원 주지
“최근 몇 년간 크메르 상좌부 불교는 남서부 지역 크메르 공동체의 사회생활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두께(음악극), 로밤(고전 무용극), 사담 춤, 샤로 춤, 람봉 춤, 오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형식이 보존되고 그 가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크메르 상좌부 불교는 남서부 크메르 민족의 언어, 문자, 언설, 관습, 의례의 보존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라고 리흥은 전했다.
크메르 공동체의 사원과 명망 있는 승려들은 지방 당국과 협력해 지역 청년들의 언어 연습, 언어·문자·언설 보존, 특히 문화·예술·관습·의례 전승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국가관광국에 따르면, 오음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강한 공동체 의식이다. 공연에는 많은 장인들이 참여하며, 악단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연주 기술, 민속 음악 지식, 전통 문화 가치가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며, 크메르 공동체 내 유산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크메르 민족의 오음악 악단은 청동, 철, 목재, 관악기, 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군으로 구성되며, 크기별 징, 북, 오보에, 방울, 배 모양의 거문고 등이 포함된다. 각 악기는 고유의 음색을 지니지만, 함께 연주될 때 조화롭게 어우러져 때로는 깊고 울림 있는, 때로는 맑고 청아한 다채로운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공동체 생활에서 오음악은 크메르 사원의 종교의식, 생애주기 의례, 전통 축제, 공동체 활동, 문화·예술 행사 등 다양한 중요한 의식과 행사에 등장한다.
오음악의 소리는 인간과 신을 잇는 소통의 매개로 여겨지며, 신앙과 평화·행복에 대한 염원, 공동체의 끈끈한 결속을 표현한다.
리흥 스님은 크메르 오음악을 더 많은 관광객에게 알리고 싶다며, “앞으로 오음악이 크메르 공동체 마을뿐 아니라 문화관광, 정신적 관광, 민속 신앙 관광, 남서부 크메르 전통 공예마을과 연계된 모든 사원에서 널리 보급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방문객들이 크메르 민족 공동체의 문화 정체성을 직접 체험하고 뚜렷이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확산을 통해 크메르 상좌부 불교 사원들도 그 가치가 높아져 문화센터이자 공동체 결속의 구심점이 되고, 크메르 언어와 문자의 보존·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이고 뛰어난 장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방향성과 폭넓은 발전이 필요하다.
호앙꾸옥호아 베트남 국가관광국 관광정보센터장은 “유산 전시 및 소개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가 널리 확산되어, 유산이 대중과 방문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리가 되길 바란다"면서 "동시에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하면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소수민족 및 산악지역 관광 발전 연계 무형문화유산 소개 및 전시 프로그램은 2023년 중앙고원 공문화와 타이족 춤 유산, 2024년 텐(Then) 신앙과 참(Cham) 도자기 제작 유산 소개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어간다.
올해 행사에서는 크메르 오음악 유산과 므엉족 징이 전시 공간, 공연, 장인과의 교류를 통해 체계적이고 생생하게 소개됐다. 이를 통해 베트남 소수민족 공동체의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 많은 방문객에게 알리고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