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일본이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2주년(11월 27일)을 맞아, 이토 나오키 주베트남 일본대사는 다양한 협력 분야에서의 주요 성과를 강조하고, 향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정치적 신뢰 강화와 지방 차원의 협력 확대
이토 나오키 대사는 양국 관계가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지 2년 만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졌다”고 평가하며, 이는 정치적 대화와 고위급 교류의 괄목할 만한 진전에서 잘 드러난다고 밝혔다.
올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APEC 정상주간에서는 르엉 끄엉 국가주석과, 그리고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팜 민 찐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아래에서 양국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재확인했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지난 4월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베트남이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며 추진 중인 개혁 방향을 일본이 지지한다고 밝히고, 베트남이 일본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와 다카이치 현 총리 모두 일본이 베트남과의 견고하고 지속적인 관계 강화를 확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회 차원에서도, 쩐 타인 먼 국회의장은 지난해 12월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 증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이후 쩐 타인 먼 의장은 오부치 유코가 이끄는 일-베 국회친선연맹을 껀터시로 초청하고, 투자유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의회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일-베 국회친선연맹 지도부는 정치국 위원인 레 민 흥 당 중앙위원회 서기 겸 베트남-일본 국회친선그룹 회장과도 면담을 갖고, 양국 신세대 의원 간 교류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정치적 토대를 바탕으로 지방 간 협력도 활발히 확대되어 양국 관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11월 24~25일 꽝닌성에서 열린 베트남-일본 지방협력포럼에는 일본 16개 지방자치단체와 베트남 31개 성·시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팜 민 찐 총리와 레 호아이 쭝 외교부 장관도 함께했다.
이처럼 양국에서 대규모 대표단이 참가한 것은 처음으로, 지방 차원의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제 발전과 투자 연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포럼 메시지에서, 일본 지방의 지역사회 개발, 산업, 관광, 인재 양성 경험이 베트남의 발전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핵심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이토 나오키 대사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의 베트남 방문 시 합의된 디지털 전환, 녹색 전환, 반도체, 혁신 등 주요 협력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
반도체 분야에서 베트남은 2030년까지 박사급 연구원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며, 일본은 이 중 250명을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하기로 약속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9월부터 양국 5개 대학이 참여해 시행 중이며, 향후 3년 반 동안 63명의 베트남 박사과정 연구원이 일본에서 연수할 예정이다. 베트남-일본대학교도 지난 10월 ‘반도체 칩 기술’ 과정을 개설해 현재 106명이 수강 중이다.
혁신 분야에서는, 10월 1~3일 열린 ‘베트남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일본과 국가혁신센터(NIC)가 ‘VietLeap AI Accelerator’ 프로젝트를 출범, 11개 베트남 AI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녹색 및 에너지 협력에서는, 양국이 아시아 제로에미션 커뮤니티(AZEC) 이니셔티브 아래 재생에너지, LNG 발전 등 15개 투자 프로젝트(총 200억 달러 규모)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베트남-일본 간 AZEC 고위급 회의가 네 차례 열렸으며, 각 프로젝트마다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은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IDV)과 베트남 탈탄소화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메콩델타 고품질·저탄소 쌀 생산 촉진, 자연재해 예방 강화 등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 전환 지원을 위해 3억 달러 이상의 프로그램 대출을 검토 중이다.
일본이 추진한 주요 전략 인프라 사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찌민시 메트로 1호선 개통, AEON 하이즈엉 상업센터 착공, 하노이 북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옌싸 하수처리장 완공, 꽝찌 풍력발전소, 오몬4 발전소 착공, 하노이 메트로 2호선 착공 등이 대표적이다.
이토 나오키 대사에 따르면, 또 럼 서기장의 지도 아래 진행 중인 개혁이 양국 경제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올해 팜 민 찐 총리와 일본 기업 간 두 차례 대화가 열려, 10년 이상 사용된 기계의 투자 허가 연장 등 규정 개정 문제도 해결됐다.
현재 2천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 중이며,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조사에 따르면 약 60%가 향후 1~2년 내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2025년 1~10월 양국 교역액은 42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며, 연간 최초로 5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투자도 18% 늘었다.
인적 교류도 활발해, 2025년 1~10월 일본을 방문한 베트남인은 58만 명, 베트남을 찾은 일본인은 68만 명에 달했다. 연간 총 교류 인원은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 협력 외에도, 안보·국방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12월에는 양국이 처음으로 도쿄에서 차관급 2+2 대화를 개최해, 역내 전략 현안, 방산 협력, 장비 이전, 공식 안보 지원(OSA)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군 및 해양경비대 교류도 지속되고 있다.
형사사법 분야에서는 2020년 양국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초 처음으로 베트남 국적자가 해당 조약에 따라 베트남으로 송환됐다. 이는 양국 간 새로운 협력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