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80쪽 분량의 시집은 시인 쩐 레 칸(Tran Le Khanh)이 베트남어로 번역한 것으로, 와이글(Weigl)이 하노이에서 얻은 경험과 관찰, 그리고 성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모았다.
1948년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와이글은 1967~1968년 베트남에서 복무했다. 그는 이후 전후 미국 문학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반전(反戰) 목소리를 낸 인사 중 한 명으로 떠올랐으며, 베트남과 그 국민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져 있다.
와이글은 문학 인생 동안 14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두 차례 퓰리처상 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한 래넌 문학상, 로버트 크릴리상, 패터슨 시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1988년 이후 그는 집필과 번역을 위해 하노이를 자주 찾았다.
그의 이름은 베트남 전쟁을 다룬 시, 특히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구원을 향한 갈망을 담은 ‘네이팜의 노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2024년, 그는 베트남 문학 발전과 베트남-미국 간 문화·문학 교류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장 겸 국가주석으로부터 우호훈장을 수여받았다.
와이글은 ‘호구엄의 황홀’에서 ‘반대편’ 출신의 전직 군인의 시선으로 하노이를 그려낸다. 이곳에서 전쟁의 기억, 죄책감, 참회, 그리고 베트남에 대한 깊은 사랑이 교차한다.
출간 행사에서 응우옌 꽝 티에우 베트남작가협회 회장은 와이글의 베트남 여정을 ‘비범하다’고 평가했다. 약 60년 전, 미국 군인 와이글은 베트남에 와서 전쟁에 참여했다. 그러나 1975년 이후 베트남을 다시 찾은 그는 베트남에 관한 시와 이 땅에 대한 깊은 사랑을 함께 가져왔다고 했다.
티에우 회장은 “와이글의 시가 특별한 점은 하노이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가장 익숙한 것들에서 새로운 하노이를 탐구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티에우 회장은 칸의 번역이 베트남어의 명확성과 와이글 시의 중요한 특성을 모두 잘 살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책 출간과 함께 열린 전시회에서는 미국 참전용사의 시선을 통해 베트남과 하노이의 일상 속 소박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순간들을 포착한 그림들이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