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산하 외교문화외교국이 베트남 아오자이문화협회와 함께 베트남 여성의 날(10월 20일)을 맞아 주최한 이번 행사는 패션과 외교,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감동적인 만남의 장이 되었다. 행사에는 외교부 지도부와 관계자, 디자이너, 장인, 그리고 베트남 아오자이문화협회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아오자이 한 벌마다 깃든 자부심
외교부 청사의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부드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성 외교관들이 전문 모델들과 함께 우아하게 무대를 걸었다. 이들은 단순히 패션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성 외교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응안안 아오자이 브랜드의 디자이너 아인 투의 ‘하노이의 유산’, 디자이너 응우옌 란 비의 ‘베트남 브로케이드’, 비엣프엉 아오자이 브랜드의 디자이너 한 프엉의 ‘산의 색채’ 등 세 가지 패션 컬렉션이 선보였다.
‘하노이의 유산’은 천년 고도 하노이의 생동감과 매혹적인 리듬을 절제된 동시에 고급스러운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베트남 브로케이드’는 전통 문양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실크, 새틴, 거즈의 무도회로 관객을 이끌었다. 한편, ‘산의 색채’는 고산지대의 숨결을 도시에 전하며, 선명한 색채와 브로케이드 자수 기법을 통해 마을의 이야기를 전했다.
여성 외교관과 전문 모델의 조합은 창의적인 하이라이트로, 각 무대를 하나의 메시지로 승화시켰다. 베트남 여성 외교관들은 단순한 외교 사절이 아니라, 아오자이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대사임을 보여주었다.
당 호앙 지앙 외교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외교 분야 모든 여성들에게 축하를 전하며 “아오자이는 단순한 전통 의상이 아니라, 베트남 여성의 정체성, 지성, 아름다움의 상징입니다. 외교 현장에서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 외교관의 모습은 베트남의 친근하고 개방적인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응우옌 프엉 응아 대사(전 외교부 차관, 베트남 여성 외교관 네트워크 회장) 역시 “아오자이는 국가 건설과 국제 통합의 여정, 다양한 다자 포럼에서 여성 외교관과 함께해온 상징이 되었다”고 밝혔다.
문화유산적 관점에서 당 티 빅 리엔 베트남 아오자이문화협회 회장은 “아오자이는 살아있는 문화 걸작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담고 있습니다. 여성 외교관이 입는 아오자이 한 벌 한 벌이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며 자랑스러운 베트남의 이미지를 세계에 전하는 부드러운 메시지입니다”라고 말했다.
레 티 홍 반 외교문화외교국장은 “외교 분야의 여성들은 평화의 가교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사절”이라며 동료들이 아오자이를 입은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통에서 미래로
베트남 외교 역사 속에서 아오자이는 수많은 중요한 순간에 등장했다. 파리 회담 당시 응우옌 티 빈 장관, 유엔에서의 베트남 최초 여성 대사들의 모습은 그 우아함과 베트남 여성의 결연한 의지로 국제 사회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시대를 거치며 아오자이는 단순한 미적 선택을 넘어, 문화와 평화, 국가 정체성의 메시지가 되어왔다.
오늘날 세계화와 통합의 흐름 속에서 아오자이는 다양한 문화산업이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국가 문화정책의 방향이 맞물리며, 베트남 아오자이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국가 이미지를 알리는 경제적 가치의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오자이의 가치를 기리고 높이는 일은 단순한 문화적 필요를 넘어, 시대적 필연이 되고 있다.
아오자이는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보존·교육·혁신을 위한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장인, 학교, 기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오자이가 현대 생활에 더 깊이 스며들 수 있다. 동시에 정치, 외교, 교육, 관광 등 다양한 행사에서 아오자이 착용을 장려함으로써, 사회 속에서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한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여성 외교관과 베트남 아오자이’ 행사에서는 아오자이가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염색·직조·자수·수공예 장식 등 전통 공예 마을 장인들의 손길을 거치는 제작 과정을 직접 전시를 통해 선보였다. 천 한 조각, 바느질 한 땀마다 장인의 역사와 베트남인의 창조정신이 담긴 ‘한 페이지’로 소개되었다.
베트남 아오자이문화협회와 외교부의 협력은 국가, 장인, 디자이너,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효과적인 모델로, 보존·혁신·영감이라는 지속가능한 목표를 지향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식이 아니라, 아오자이라는 무형문화유산을 지키고 알리는 데 기여한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했다.
‘여성 외교관과 베트남 아오자이’의 이야기는, 문화가 외교의 중심에 놓일 때 익숙한 이미지에 새로운 생명력이 불어넣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오자이는 무대나 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통합의 정신과 오늘날 베트남인의 창조적 열망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