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의 ‘부활 여정’: 순환경제의 꿈을 현실로

전 세계가 여전히 폐기물과 자원 고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베트남 기업이 조용히 한 가지 단순한 진실을 입증해 보였다. 바로 올바른 손에 맡겨진 폐기물은 금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수백 톤의 폐지가 미자(Miza)로 운반되고 있다.
매일 수백 톤의 폐지가 미자(Miza)로 운반되고 있다.

이것은 미자주식회사의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버려진 종이 조각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어, 환경과 경제, 사회에 이중의 이익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순환 생태계를 형성한다.

잊혀진 ‘황금광산’과 환경의 고통

하노이 교외의 한 마을, 겨울 아침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도 노동의 발걸음은 이미 시작된다. 고물 수집소에서는 비공식 노동자들이 구겨진 신문 한 장, 물건을 보호하던 골판지 상자 하나까지 꼼꼼히 분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것은 그저 빨리 집에서 치워야 할 쓰레기일 뿐이다. 그러나 고물상에게는 생계수단이며,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낭비되고 있는 자원이다.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베트남은 성장의 그늘, 즉 쓰레기 문제에 직면해 있다.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연간 약 680만 톤의 종이 폐기물을 배출하지만, 이 중 55%만이 회수되어 재활용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45%에 해당하는 수백만 톤의 종이는 어디로 갈까? 답은 거대한 매립지다. 이곳에서 종이는 분해되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소각되어 유독 가스와 유해 배출물을 내뿜는다. 한편, 새로운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전통 제지 산업은 여전히 천연림을 벌목해 원료 펄프를 얻는다. 생목재로 종이를 만들면 수만 리터의 깨끗한 물이 소모될 뿐 아니라,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기후변화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처럼 ‘도처에 쓰레기가 넘치지만 자원은 부족하다’는 모순이 2010년 미자 창립자들에게 도전적이지만 의미 있는 사명을 안겼다. 바로 제지 산업에서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자 — 대담한 아이디어에서 실현된 녹색 야망까지

“우리는 환경 문제의 시급성만 본 것이 아니라, 버려질 종이에서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기회도 발견했습니다.” 미자 프로젝트 리더 도안 판 주이는 창업 초기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순환경제’라는 개념은 베트남에서 생소했다. 주로 학술 문서에서나 등장했을 뿐, 생산 현장에서는 낯선 용어였다. 여전히 ‘채취-생산-폐기’의 선형적 생산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미자가 폐기물을 원료로 삼겠다는 결정은 대담한 도전이었다.

그 출발점은 단순하지만 철학적이었다. 지역사회에서 종이 폐기물을 수거해 첨단 기술로 고품질 포장·인쇄용 종이로 재생하고,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15년이 넘는 미자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10년 연간 7,500톤 생산 규모의 소규모 생산라인에서 시작해, 자본 부족, 기술 장벽, 소비자 습관 변화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그러나 흔들림 없는 비전으로 미자는 꾸준히 성장했다. 현재 응이선(Nghi Son) 신공장 확장과 동아인 공장 업그레이드를 통해 연간 총 20만 톤 생산능력의 3개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베트남 북부 및 전국을 대표하는 제지 재활용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순환의 열쇠, 첨단 기술력

여전히 많은 이들이 종이 재활용을 수작업, 비위생적, 오염 유발 공정으로 오해한다. 미자는 첨단 재활용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며 이러한 편견을 깨뜨렸다.

미자 공장에서는 단순히 폐지를 갈아 새 종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분산제어시스템(DCS)으로 완전 자동화된 첨단 시스템이 도입되어, 모든 기술적 파라미터를 엄격히 관리한다. 이를 통해 크라프트라이너(Kraftliner), 테스트라이너(Testliner), 미디엄(Medium) 등 수출 포장산업의 핵심 소재에 요구되는 높은 품질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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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의 재활용 생산라인은 완전히 동기화되어 자동화되어 있다.

하지만 미자 기술의 진정한 강점은 제품이 아니라 환경처리 공정에 있다. “우리 모델은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형 폐기물의 95%까지 재사용합니다.” 도안 판 주이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미자의 ‘녹색’ 공정은 다음과 같다.

폐수: 제지 산업의 최대 난제다. 미자는 총 12,000㎥ 규모의 현대식 폐수처리 시스템을 도입, 첨단 부상·탈잉크 기술을 적용했다. 처리수는 베트남 A기준을 충족하며, 이 중 최대 50%가 다시 생산에 재사용된다.

플라스틱 폐기물: 폐지에서 분리된 나일론은 회수되어 종이 건조용 열에너지(스팀)로 전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춘다.

재와 슬러지: 미자는 연구진과 협력해 이 부산물을 비소성 벽돌로 전환, 마지막 잔여물까지 유용한 건축자재로 탈바꿈시킨다.

이는 한 공정의 산출물이 다른 공정의 투입물이 되는 순환경제 원칙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준다. 환경으로 배출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숫자가 말하는 거시적 영향

기술을 넘어, 미자의 진정한 영향력은 15년간의 구체적 성과에서 드러난다.

미자는 설립 이래 약 92만 5천 톤의 종이를 성공적으로 재활용했다. 환경 연구에 따르면, 100만 톤에 가까운 종이 재활용은 약 1,573만 그루의 성목을 보호한 것과 같다. 이는 수천 헥타르의 산림을 지켜 지구의 ‘녹색 허파’를 보존한 셈이다.

또한 240억 리터가 넘는 물을 절약했다. 이는 점점 귀해지는 자원이다.

매년 미자의 재활용은 수천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베트남의 미래 ‘넷제로(Net Zero)’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재활용 종이 1톤마다 과포화된 매립지의 부담을 덜고, 고갈되는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이중 효과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순환경제 모델이 이론이 아니라 베트남 현장에서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주이는 강조했다.

사람 중심 네트워크 — 고물상이 전략적 파트너로

환경과 기술을 넘어, 미자의 이야기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깊은 인간미를 담고 있다.

전통 경제에서 고물상은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불안정한 소득과 낮은 사회적 인정을 받는다. 미자는 수백 개 수집 거점과 수천 명의 비공식 노동자와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변화시켰다.

이제 미자의 물류 시스템과 박닌(구 행정구역), 빈푹(구 행정구역), 응에안의 압축 스테이션을 통해 고물 수집이 전문화되었다. 미자는 단순 구매자가 아니라, 안정적 생계를 제공하는 파트너다. 고물상은 녹색 원자재 공급망의 필수 연결고리가 되었다.

미자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봉사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익의 일부는 항상 지역사회에 재투자된다. 예를 들어, 힘든 가정을 돕기 위해 타인호아 ‘노후 주택 철거’ 프로그램에 30억 동을 기부했다. 사회적 책임에 뿌리내린 기업 문화가 미자의 나침반이 되었다.

공동체 인식에 녹색 씨앗을 뿌리다

미자는 기술이 도구일 뿐, 환경 보호의 근간은 인간의 인식임을 깨닫고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이-선물 교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창의적 공모전 등 감성적 ‘접점’ 활동을 통해 7,000명 이상의 어린이와 주민이 분리수거와 재활용의 가치를 직접 체험했다.

“환경 보호가 의무가 아니라 기쁨과 일상 습관이 되길 바랍니다.” 주이는 말했다. 학생이 버려진 종이가 유용한 새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면, 자원 보존의 교훈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미자는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 세대에 녹색 사고를 심어, 순환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미래 비전 — 종이를 넘어 생태계로

미자에 정체는 선택지가 아니다. 앞으로 미자 경영진은 야심차면서도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가장 큰 목표는 100만 톤 종이 재활용 달성과 수만 개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다. 사업 확장과 함께, 첨단 기술을 통해 종이 1톤당 에너지 사용량을 15% 감축하는 등 생산 공정의 ‘녹색화’를 심화할 계획이다.

특히 미자는 업계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석탄을 바이오매스 연료로 완전히 대체하고, 공장 전력의 15%를 태양광으로 충당하는 지붕형 태양광 시스템 확대를 추진 중이다.

공장 밖에서도 미자는 사회적 기업과 협력해 우유팩 등 잠재적 소재의 수거를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도시 나무 1만 그루 심기 프로젝트도 자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자의 프로젝트는 단순한 제지 재활용 기업의 성공담이 아니다. 베트남이 기술과 공정을 주도해 폐기물 문제를 발전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미자에서 재생된 종이 한 장 한 장에는 단순한 물질적 가치뿐 아니라, 비공식 노동자와 현대 기업, 개인의 행동과 환경 생존, 오늘의 노력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잇는 연결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도안 판 주이는 이렇게 말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구호가 아닙니다. 자원을 최적화하고, 첨단 기술을 적용하며, 지역사회가 함께하면 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제적 기회와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습니다.” 미자는 지금도, 앞으로도 베트남 기업의 녹색 경제 여정에 영감을 주는 선구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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