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하고 끈질긴 여정
1990년 베트남에서 첫 HIV 감염 사례가 보고됐을 때, 사회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HIV/AIDS 감염자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여겨져 차별과 고립을 겪었다. 의료진은 제한된 지식과 장비 속에서도 환자를 치료하며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다.
그러나 연민과 사명감이 베트남의 HIV/AIDS 예방 및 통제 대응을 이끌었다.
보건부 HIV/AIDS 예방통제국 부국장 출신의 응우옌 반 킨 베트남의학협회 부회장은 베트남이 HIV/AIDS와의 싸움에서 거둔 성과는 초기부터 치료에 참여한 의사,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감염자와 직접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숙소를 찾아가 HIV가 일상적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며 두려움과 낙인을 허물고, 공동체 내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냈다.
감염병 발생 초기부터 당과 국가는 HIV/AIDS 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과 법률, 지침을 제정했다. 모든 행정단위, 부처, 사회정치단체, 지역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사회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35년간 베트남은 예방과 통제에 꾸준히 힘쓰는 한편, 낙인을 줄이고 치료를 확대해 수십만 명의 HIV 감염자가 더 건강한 삶을 누리고 사회에 재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5년간 베트남은 예방과 통제에 꾸준히 힘쓰는 한편, 낙인을 줄이고 치료를 확대해 수십만 명의 HIV 감염자가 더 건강한 삶을 누리고 사회에 재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에는 국회가 HIV/AIDS 예방 및 통제법을 통과시키며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이 법은 감염자의 치료권과 비밀보장을 명확히 규정한 인도주의적 법률이다.
이후 베트남은 예방 모델과 전국 외래진료소를 도입해 수만 명이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현재 환자의 90% 이상이 건강보험으로 ARV를 지원받으며, 치료의 연속성과 경제적 부담 경감, 삶의 질 향상을 보장받고 있다.
하노이의과대학 이사회 의장인 판 티 투 흐엉 전 HIV/AIDS 예방통제국장은, 매년 전국적으로 200만 건 이상의 HIV 검사가 실시되고 있으며, 이는 기초 보건서비스, 모자감염 예방, 생식보건과 연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전국 성·시에서 100% 제공되고, 감염자의 95%가 보험으로 치료비를 지원받아 국제 원조 축소 이후에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
노출 전 예방요법(PrEP) 도입은 고위험군의 자기보호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했으며, 지역 보건소와 친화적 클리닉을 통한 지역사회 기반 ARV 제공 모델로 낙인 없는 접근이 가능해졌다.
2020년 개정된 HIV/AIDS 예방통제법은 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차별금지 보호를 강화하며, 절차를 간소화해 새로운 단계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2024년 말 기준, 베트남에는 24만5천762명의 HIV 감염자와 누적 사망자 11만6천4명이 기록됐다. 특히 감염자의 약 90%가 건강보험을 통한 ARV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자의 96%는 바이러스 수치가 검출 불가(전염 불가) 수준이고, 약 90%가 자신의 감염 상태를 인지하고 있다. 이 성과는 아시아·태평양 평균을 상회하며, 세계 목표에 근접한다. UNAIDS는 베트남을 세계 최고 수준의 HIV 치료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에이즈 종식을 위한 연대
진전에도 불구하고 HIV/AIDS 예방 및 통제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낙인과 차별이 여전해 많은 감염자가 자신의 상태를 숨기거나 검사를 기피하고, 이는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를 어렵게 한다. 인구 이동과 이주 증가로 치료의 연속성 관리도 복잡해지고 있다.
치료 중단을 겪는 환자도 많아 약물 내성 및 전반적 치료 효과 저하로 이어진다.
현재 신규 감염은 주로 남성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성 접촉이 주요 전파 경로다. 남성 간 성관계자(MSM) 집단에서 감염률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2025년 HIV/AIDS 예방 및 통제 국가행동의 달은 '단결은 힘-에이즈 종식을 위한 연대'라는 주제로 11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진행되며, 2030년 에이즈 없는 사회 실현을 위한 공동 행동을 강조한다.
강력한 정책, 보편적 의료, 그리고 “단결은 힘”이라는 정신으로 베트남은 2030년 에이즈 없는 사회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공평한 서비스 접근, U=U(검출 불가=전염 불가)를 위한 ARV 복용 준수, 평생 건강보험 지원 ARV 제공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호앙 민 득 보건부 질병예방관리국장은 2030년 에이즈 종식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자가검사 및 기초단위 ‘검사-즉시치료’ 전략 강화, 고위험군 우선 지원, 젊은 층을 겨냥한 인플루언서·롤모델 환자 활용 다채널 홍보 등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PrEP/ARV 제공을 지역까지 확대하고, 오지 취약계층 지원, 전자 건강기록·HIV 환자 관리 소프트웨어·치료 중단 알림 등 디지털 전환의 적극적 활용도 주문했다.
강력한 정책, 보편적 의료, 그리고 '단결은 힘'이라는 정신으로 베트남은 2030년 에이즈 없는 사회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