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자연 생태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껀저 국립공원(호찌민시)을 보호 및 우수 관리 지역의 그린리스트(Green List)에 공식 등재했다. 이로써 껀저 국립공원은 베트남에서 이 권위 있는 ‘그린리스트’ 지정을 받은 세 번째 국립공원 및 보전 지역이 됐다.
껀선 타운 중심에서 마티엔란 도로를 따라 약 2km를 이동해 껀저 국립공원 관리위원회를 찾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이번 쾌거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헌신과 보전을 이어온 국립공원의 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응우옌 깍 포 껀저 국립공원장은 “베트남 남동 해안에 위치하고 행정적으로 껀저 특별구(호찌민시)에 속한 이 공원은 생물다양성 보전, 환경 보호, 담수 자원 조절 및 저장, 생태관광 개발 촉진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공원은 총 198.83㎢의 면적을 차지하며, 주요 기능별로 산림보전구역(58.83㎢)과 해양보전구역(140㎢) 두 구역으로 나뉜다.
1995년 세계은행은 껀저 국립공원을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주요 해양 지역 중 하나로 선정했다. 또한 이곳은 베트남 국가 생물다양성 행동계획의 핵심 지역으로, 총리 승인을 받았다.
껀저 국립공원에 따르면, 현재 공원 내에는 약 1만4,000헥타르의 습지가 분포하며, 이 중 약 2,113헥타르는 만조 시 얕은 만, 암석 및 모래 해안, 자갈 해변, 맹그로브 숲 등 해안 염수 습지로 구성되어 있다.
껀저의 육상 동물상은 144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포유류 28종, 조류 69종, 파충류 39종, 양서류 8종이 포함된다. 해양 생태계 역시 풍부하고 다양해 현재까지 1,321종의 해양생물이 확인됐다. 여기에는 맹그로브 식물 23종, 해조류 127종, 해초 7종, 식물플랑크톤 157종, 동물플랑크톤 115종, 산호 219종, 해양 포유류 및 파충류 5종 등이 포함된다. 특히 껀저는 여러 바다거북 종의 주요 산란지로도 유명하다.
껀저의 습지 중 맹그로브 숲은 30헥타르 이상을 차지하며, 베트남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원시 맹그로브 생태계 중 하나다. 이 맹그로브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지만, 규모는 작아도 다양성이 높다. 가장 큰 군락은 약 5.9헥타르, 가장 작은 곳은 0.5헥타르 정도다.
껀저의 산호초 역시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산호초 중 하나로, 섬 주변 얕은 바다에 분포하며 총 면적은 약 1.8헥타르에 달한다. 이 산호초에는 342종, 61속, 17과의 산호가 기록되어 있어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다.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잘 보전된 산림 및 해양 자원 덕분에, IUCN 그린리스트 등재 이전에도 껀저 국립공원은 이미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2013년 6월, 람사르협약 사무국은 이곳을 세계 2,203번째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베트남의 여섯 번째 람사르 습지이자, 국내 최초의 해양 및 도서 람사르 습지다.
특히 껀저 국립공원은 네 가지 독특한 산림 및 해양 생태계를 아우르고 있어, 동해 북부와 남부 해양생물이 만나는 세계적으로 드문 자연적 융합지대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자들은 공원이 산림과 해양이라는 두 핵심 보전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산림보전구역은 베트남 북부, 중부, 남부의 대표 식생이 공존하는 ‘베트남 산림의 축소판’이다. 해양보전구역은 국내에서 가장 교란이 적은 해안 환경 중 하나로, 높은 생물다양성을 지닌 전형적인 열대 해양 생태계를 보여준다. 이곳의 대표적 3대 생태계는 맹그로브 숲, 해초 초지, 산호초다.
껀저 생태관광의 큰 기회
IUCN 그린리스트 등재 과정에 대해 응우옌 깍 포 국립공원장은 “공원의 핵심 임무는 산림, 습지, 해양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 종 다양성 보호, 고유·멸종위기·희귀 동식물 및 섬의 독특한 자연 서식지 보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 야생동물 포획, 해양 플라스틱 오염, 기후변화 등 여전히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원은 장기 생물다양성 관리 및 보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공원은 다양한 협력적 조치로 산림 및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있다. 순찰 및 보호를 위한 레인저 초소 설치, 녹색 바다거북 개체군 구조 및 복원 프로그램 시행, 산호초·해초·저서생태계 보전 및 모니터링, 자연재해로 훼손된 경산호초 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공원 주변 지역사회에 지속가능한 생계 기반을 마련해 위반 행위 압력을 줄이고, 보전에 대한 공동 책임 의식을 높이고 있다.
포 공원장은 “IUCN 그린리스트 등재는 껀저 국립공원의 자연보전 성공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관리와 보전이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산림과 해양 생태계, 소중한 생물다양성이 지속적으로 보호되는 껀저는 이제 IUCN 그린리스트 네트워크 내 세계 유수의 보전 지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러한 국제적 인정은 껀저가 책임 있는 생태관광의 모범적 목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큰 기회이기도 하다. 그린리스트 등재는 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자연 보호에 기여하면서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환경의식 높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