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문화 교류 무대가 된 라오스 사원 '베트남어 서가'

비엔티안의 팟틱 사원에 위치한 '베트남어 문고'에는 500권이 넘는 베트남어 서적이 소장되어 있어, 사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베트남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장소가 되고 있다. 이 책장은 라오스 지역사회 내에서 베트남어와 베트남 문화, 지식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탓다오 산타와이는 책장을 라오스 학습자들에게 소중한 지식의 보물창고로 여긴다. (사진: VNA)
탓다오 산타와이는 책장을 라오스 학습자들에게 소중한 지식의 보물창고로 여긴다. (사진: VNA)

약 10년 전, 비엔티안의 팟틱 사원에서 무료 베트남어 수업이 정기적으로 시작되었을 때, 학습자들은 추가 학습 자료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에 라오스에 거주하는 베트남계 교민 응우옌 티 투 후옌(Nguyen Thi Thu Huyen)은 ‘베트남어 서가(Vietnamese Bookcase)’ 설립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후옌 씨는 베트남통신사(Viet Nam News Agency)와의 인터뷰에서, 이 서가가 처음에는 베트남 교민들이 기증한 100권 미만의 도서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언어, 문화, 역사, 지리, 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500여 권의 도서로 성장했다. 또한, 재외 베트남인 국가위원회(State Committee for Overseas Vietnamese Affairs, SCOVA)에서 기증한 귀중한 출판물들도 소장되어, 학습자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장의 단골 이용자 중에는 약 2년째 사원에서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는 라오스 학생 탓다오 산타바이(Thatdao Santhavai)가 있다. 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그녀는 베트남어 의학 서적을 자주 읽으며 전문 지식과 어휘력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있다며, 이 자료들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사원과 베트남 교민사회의 지원으로 무료 베트남어 수업과 서가 운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두 사업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라오스 내 베트남어 학습 및 독서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SCOVA는 지속적으로 도서를 기증해왔으며, 앞으로 참파삭(Champasak) 주의 베트남 교민을 위해 추가 책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라오스 전역에 독서 문화와 언어 학습 활동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라오스 비엔티안 팟틱 사원에서 열린 베트남어 수업. (사진: VNA)
라오스 비엔티안 팟틱 사원에서 열린 베트남어 수업. (사진: VNA)

팟틱 사원의 베트남어 수업은 모든 교사가 라오스에 거주하며 일하는 베트남 국적 자원봉사자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들은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함께 전하고 있다. 수업에는 베트남 교민뿐만 아니라 라오스 현지인, 그리고 직업적·문화적 교류를 위해 베트남어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 관계자들도 참여한다. 이처럼 팟틱 사원의 베트남어 수업은 양국 국민을 언어와 학습으로 연결하는 베트남-라오스 우정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후옌 씨와 운영진은 서가 자료를 디지털화해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 베트남인과 베트남어에 관심 있는 라오스 독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디지털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비엔티안 방문이 어려운 라오스 내 타 지역 교민과 현지인들에게도 베트남어 자료 접근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팟틱 사원의 베트남어 서가는 단순한 도서 모음이 아니라, 문화 보존과 교류의 의미 있는 상징이자, 베트남과 라오스 간의 끈끈한 유대, 그리고 “언어가 남아 있는 한, 민족도 남아 있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V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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