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원자력...개도국도 비중 늘려야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했다. 이번 총회의 주요 논의 주제는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개발 촉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모니카 주마 유엔 빈 사무국장이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모니카 주마 유엔 빈 사무국장이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전력 공급 확보,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 기후목표 달성 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원자력 발전이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 안보라는 ‘경제의 생명줄’을 유지하는 전략적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세계가 원자력 발전 분야의 혁명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은 2060년까지 최대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원자력 발전의 발전 궤도에 있어 극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 체르노빌(1986), 미국 스리마일섬(1979), 일본 후쿠시마(2011) 등 일련의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수년간 국제사회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경계하거나 심지어 외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자력 발전이 다시 강력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르비아, 이탈리아, 일본 등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많은 국가들이 정책 전환을 동시에 검토하며, 특히 최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이고 사실상 배출이 없는 새로운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EU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한 것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시인하면서 이로 인해 EU가 값비싼 수입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시장 충격에 취약해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자력 발전의 부활 원인으로 여러 요인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에너지 공급 자립의 필요성이다.

중동 위기는 세계 에너지 시스템과 각국의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블랙 골드’(석유) 흐름이 차단되자 많은 국가들이 즉각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원자재 가격 급등은 산업 생산과 국민 생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러한 상황은 화석연료 의존이 경제를 지정학적 갈등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배경에서 원자력 발전은 에너지 공급 다변화와 경제의 ‘방어선’ 구축을 위한 장기적 전략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는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AI가 글로벌 에너지 안보 방정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IEA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5년에 17%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각국 에너지 인프라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원자력 발전은 대용량, 안정적 운영, 기상 조건에 영향받지 않는 특성, 연료 가격 변동에 대한 내성 등 장점을 바탕으로 AI를 구동하는 대규모 에너지 집약적 시스템에 안정적이고 풍부한 전력 공급을 보장할 수 있다.

더불어 원자력 발전은 탄소 배출이 적은 에너지원으로, 각국이 탄소중립 약속을 이행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기여한다. 전문가들은 원자력 발전이 매년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원자력 발전 개발은 주요 산업 지원을 위한 에너지 안보 확보 해법일 뿐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 현대화와 녹색·저탄소 성장 모델 촉진을 위한 전략적 장기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원자력 발전의 전 세계적 확대에는 여러 도전이 따른다. IAEA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이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불과하다.

이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국이 연료, 숙련 인력, 기술, 공급망, 안전 기준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의 지원도 확보해야 한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모든 국가가 원자력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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