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춤추는 중부 고원지대의 봄

중부 고원지대의 봄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지인들은 이 시기를 ‘닝농’ 시즌이라고 부르며, ‘일 년치 먹고 한 달치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별한 시기다. 이 시즌은 보통 전년도 11월 말에 시작해 다음 해 3월, 때로는 4월까지 이어진다.

중부 고원지대의 봄은 종종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충분히 쉴 수 있을 만큼 오래 지속된다.
중부 고원지대의 봄은 종종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충분히 쉴 수 있을 만큼 오래 지속된다.

야생 해바라기가 도로를 따라 황금빛으로 물들고, 여신 H’Jan이 갑작스러운 비를 점차 멈추게 할 때, 들판의 곡식이 수확되어 곡간에 저장되고, 잘 익은 커피 체리가 따여질 때, 중앙고원의 봄이 시작된다.

축제의 계절, 첫 북소리가 울리다

봄은 이곳 사람들에게 '땅에 얼굴을 팔고 하늘에 등을 맡긴' 한 해의 보상처럼, 오래 기다려온 약속처럼 찾아온다.

한 해의 마지막 날들, 국도 14호선을 따라가거나 붉은 바잘트 흙길을 걷다 보면, 쌀과 옥수수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니고, 어르신들은 느긋하게 걷는다. 모두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자라이성 이아그라이(Ia Grai) 면의 한 커피 농장에서, 크소르 봇(Ksor Bot)은 막 수확을 마치고 집 한켠에 빨갛게 익은 커피 체리 자루를 쌓아두었다. 그는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1년 내내 열심히 일한 끝에 커피 자루가 창고를 가득 채운 걸 보면 마음이 놓입니다. 봄은 온 가족이 쉬고, 먹고, 축하하는 시간이에요. 중앙고원 사람들은 축제의 계절에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며, 새 농사를 위한 힘을 다시 얻습니다.”

이 시기, 중부 고원지대 사람들은 한 해의 노동을 보상하듯 충분히 쉬고, 먹고, 마신다. 항아리 술의 진한 향과 모닥불 옆에서 구워지는 고기의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방문객들을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술이 아니라, 산과 숲을 울리는 전설적인 공 소리다. 마을 어르신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때의 공 소리는 다람쥐가 굴 파는 것도 잊게 하고, 긴팔원숭이가 나뭇가지를 타는 것도 잊게 하며, 코브라가 기어가는 것도 잊게 만듭니다. 젊은 남녀들은 그 소리에 넋을 잃지요.”

새 쌀 제사부터 무덤 떠나기 의식, 수원 숭배 의식까지, 공 소리는 달마다 울려 퍼지며 중부고원지대를 돌산과 원시림의 끝없는 서사시로 만든다. 공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공동체의 심장박동이다. 한 번의 울림마다 인간과 신, 마을과 산림을 잇는 초대장이자 연결고리다.

방문객들을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술이 아니라, 산과 숲을 울리는 전설적인 공 소리다.

자라이성 이아오면 비(Bi) 마을의 고상가옥 안에서 사는 원로 크소르 봉은 모닥불 옆에 앉아 항아리 술을 천천히 마시며 회상한다. “예전 우리 봄에는 달력도 없었지요. 땅과 하늘의 리듬만 있었어요. 야생 해바라기가 노랗게 피고, 새들이 수확을 알리면 마을은 축제의 계절이 왔음을 압니다. 어르신들은 쉬고, 젊은이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다닙니다. 봄은 하늘과 땅에 감사하고, 마을의 유대를 다지는 시간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광활한 고원의 바람과 어우러져, 인간과 자연의 밀접한 유대를 더욱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깜빡이는 불빛 아래, 어르신들은 항아리 술잔을 들고, 젊은이들은 전통 원무인 쏘앙(xoang) 춤을 추며, 여성들은 전통 노래를 흥얼거린다.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생생한 문화 공간이 펼쳐진다.

이 시기 중부고원을 찾는 방문객들은 사람들의 넉넉함과 개방성에 종종 놀란다. 이들은 날짜와 시간을 따지지 않고, 축제의 정신 속에서 온전히 살아간다.

정체성과 신앙을 지키는 사람들

중부 고원의 봄은 흔히 축제의 계절로 불린다. 각 의식과 공의 울림마다 자연과 삶에 대한 단합과 신앙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수확에 감사하는 새 쌀 제사, 고인을 떠나보내는 무덤 떠나기 의식, 풍요로운 물을 기원하는 수원 숭배 의식 등, 모든 의식은 일상과 신앙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무덤 떠나기 의식에서는 공 소리가 이별의 메시지처럼,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다리처럼 울려 퍼진다. 수원 제사에서는 맑은 물줄기를 기원하는 기도처럼 공이 울린다. 새 쌀 제사에서는 하늘과 땅에 감사하는 노래이자 수확을 축하하는 축제의 소리가 된다.

공 소리뿐 아니라, 봄의 중부고원은 공동체의 롱(rong) 하우스 주변에서 펼쳐지는 쏘앙 원무로도 활기차다. 마을 축제 때면, 화려한 브로케이드 의상을 입은 젊은 남성들이 우아한 여성들과 손을 맞잡고 힘차게 춤을 춘다. 쏘앙은 춤이자 단합의 원, 모두가 함께 움직이며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니며, 마을의 정체성을 이루는 모든 의식과 공의 울림을 지켜본다.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칸(khan) 서사시, 산과 숲의 영웅을 기억하게 하는 긴 영웅담을 경청한다.

각 축제는 마을의 유대를 강화하고, 젊은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다. 불빛 아래, 공이 울리고 쏘앙 춤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피에 산과 숲의 정신이 흐르고 있음을 깨닫고, 조상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함을 다짐한다.

20대 초반의 자라이족 청년 이 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쏭 춤을 추며 과거와 연결되고, 정체성을 지켜갑니다. 매년 봄, 공 소리와 춤은 우리가 마을과 산의 일부임을, 그리고 조상들이 물려준 것을 이어가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피어오르는 부엌 연기 곁, 항아리 술의 향이 모닥불 주위에 울려 퍼지는 민요와 어우러진다. 항아리 술은 축제의 영혼이자 사람들을 하나로 잇는 매개체다. 모두가 술 항아리 주위에 모여 대나무 빨대로 술을 나누며 축제의 기쁨을 함께한다.

구운 고기, 대나무통 밥, 통닭구이는 산의 소박하면서도 풍부한 맛을 담은 필수 음식이다. 음식 한 점, 술 한 모금마다 나눔과 따뜻한 환대가 깃들어 있다.

방문객들은 쏘앙 춤, 항아리 술의 맛, 마을 사람들의 웃음에 자연스레 빠져든다. 떠난 뒤에도 산의 정취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중부고원의 땅과 사람은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웅장한 자연 경관을 넘어, 사람들의 삶과 나눔의 넉넉함이 이방인들을 더욱 매료시킨다. 마을 사람들은 두 팔을 벌려 손님을 항아리 술과 쏘앙 춤에 초대한다. 그 순간, 낯선 이와의 거리는 사라지고, 공의 리듬과 술, 웃음만이 어우러진다.

하노이에서 온 방문객 쩐 투 하는 감동적으로 말했다. “이곳의 봄은 어디와도 달라요. 삶의 속도가 느려지고, 공 소리, 항아리 술의 맛, 사람들의 미소와 어우러지는 느낌이에요. 중부고원의 봄은 진정한 나눔과 인간미의 계절입니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 대나무 빨대로 향긋한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놀람과 기쁨이 어린 눈빛을 보였다. 하노이에서는 봄이 금세 왔다가 바쁜 일상으로 금세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광활한 중부고원 숲에서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타고난 넉넉함을 표현하는 시간이다. 울려 퍼지는 공 소리와 활기찬 쏘앙 춤 속에서, 수천 년 이어온 문화의 강인한 생명력과 현대의 리듬에 맞춰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 봄은 중부고원만의 것이 아니라, 베트남의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 정체성의 소중한 일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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