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민 찐 총리는 올해 첫 번째 과학기술 발전, 혁신, 디지털 전환 및 프로젝트 06에 관한 정부 지도위원회 회의에서 “2025년이 동력, 기반, 신뢰를 구축한 해였다면, 2026년은 돌파구의 해, 전환점의 해, 가속과 도약의 해가 되어야 하며, 수동적 관리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해 능동적으로 창조하고 봉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정책이 이끄는 돌파구
총리의 메시지는 행정체계에 대한 행동 촉구일 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 대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두 자릿수 성장 달성은 투자, 수출, 소비라는 기존의 세 가지 성장 동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어야 하며, 경제의 가속을 위한 추진력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투명하고 선도적인 법적 프레임워크는 베트남 기업들이 이륙하여 글로벌 가치사슬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활주로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베트남 디지털 경제의 성장률은 전체 GDP 성장률을 꾸준히 앞질렀다. 이는 현대화로의 구조적 전환을 반영함과 동시에, 신속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의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에서 AI 법 제정 및 통과는 필연적인 수순이다. 정책이 기술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 총리가 거듭 강조했듯, 기술은 누구도, 어떤 나라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뒤처진다면, 4차 산업혁명이 제공하는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지난 10년간 베트남에서는 추가적인 국내 기술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없었으며, 일부 기업은 해외 상장을 선택하기도 했다.
메콩 캐피털(Mekong Capital)의 최고경영자 차드 오벨(Chad Ovel)은 많은 베트남 스타트업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 본사를 설립해 국제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솔직하게 지적했다.
그는 “이들 국가의 규정이 이미 잘 정비되어 있어 투자, 자본 회수, 노동 등록 절차가 간편하고, 자금 조달도 10일 이내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적은 자본이 좋은 아이디어와 유리하고 투명하며 안정적인 법적 환경을 향해 흐른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국내 법적 프레임워크의 발전이 더디면, 기업들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결제 사례를 보면, Do Ventures의 공동창업자 겸 CEO 레 호앙 우옌 비는 “과거에는 온라인 결제를 규정하는 법이 없었으나, 이후 디지털 결제 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됐다. 많은 기업이 샌드박스에 참여해 수년간 솔루션을 시험했고, 그 과정에서 일정 효율성을 입증하는 한편, 규제 당국이 잠재적 위험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공식 라이선스가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비 대표는 “샌드박스 제도 자체가 발전을 위한 관리 접근법을 보여준다"며 "AI처럼 혁신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 및 기술 윤리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이 있는 분야에서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명확한 법적 프레임워크가 기업의 투자 신뢰를 높이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세타컨설팅(Ceta Consulting)의 CEO 차바 분딕은 베트남의 AI 법 조기 제정이 글로벌 경쟁력 유지 및 강화의 전략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시장은 이미 AI, 데이터, 기술 윤리에 관한 엄격한 규정을 도입했다.
AI 법은 국내 관리 목적뿐 아니라, 베트남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여권’ 역할도 한다.
호찌민시의 에어시티(AirCity) 사례가 구체적 예시다. 스마트 빌딩 관리 솔루션을 보유한 이 회사는 시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따라 4억 동의 무상 지원금을 받아 제품을 고도화하고, 빠르게 상용화해 여러 건물에 적용할 수 있었다.
에어시티 CEO 레 호앙 녓은 “시 예산 지원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연구를 가속화하고, 제품을 완성해 시장에 더 빨리 진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재정 지원 외에도, 호찌민시는 대학과 연계한 위탁 교육 제도도 시행 중이다.
호찌민시 기술교육대학 혁신·창업·기술이전센터 레 딴 끄엉 부소장은 “우리는 대학 내 과학자들에게 과제를 위탁한다"며 "과제 내용이 명확하고, 결과물은 즉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지방 정책은 국가가 촉진자 역할을 하며, 기업·대학·과학자를 연결할 때 혁신 생태계가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800개 AI 스타트업과 자본의 도전
2024년 베트남 AI 스타트업이 유치한 총 자본은 약 8,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8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 ‘파이’를 800개 기업이 나누면, 기업당 약 10만 달러에 불과해,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 규모(약 1,500억 달러)와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Filum AI 창업자 쩐 번 비엔은 “과거에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보기 좋은 케이크만 만들면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케이크가 맛있고 건강에도 좋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한마디로 ‘실질적 가치’가 중요하다. 설득력 있는 수익 모델과 고객 수요를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기술의 현지화 마인드는 법적 환경이 실험과 혁신을 장려할 만큼 유연할 때만 꽃필 수 있다. 개방적 접근과 위험 기반 규제로 설계된다면, AI 법은 베트남 AI 기업의 출현과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는 인재 부족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크다. 매년 15만~20만 명의 기술 인력이 부족하며, 특히 AI 전문가는 가장 심각한 결핍을 보인다. 탄탄한 인재 풀 없이는 AI 분야의 야심도 실현이 어렵다.
정부는 데이터를 전략적 자원, 디지털 경제 돌파의 핵심 기반으로 인식하고, 제도 개혁, 디지털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등 일련의 정책을 동시 추진 중이다.
장기적 비전으로 개발된다면, AI 법은 안전과 기술 윤리 보장, 혁신 촉진, 국내외 투자자 신뢰 구축 등 세 가지 핵심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베트남이 향후 고성장, 심지어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혁신 전반과 AI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력은 사고방식에서 실천,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 규제 당국에서 기업까지 일치된 행동이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총리의 지시에 따라 2026년은 ‘돌파와 전환점’의 해가 되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올해 3월 1일 발효된 AI 법은 단순한 법률 문서가 아니라, 발전에 대한 열망과 베트남이 글로벌 기술 지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선언이다.
3년 전만 해도 베트남에는 AI 및 머신러닝 스타트업이 약 60개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800개로 늘어나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GenAI 스타트업 수 2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