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참여기회 '활짝'...기업역량 강화는 필수

베트남 기업들은 현재 지역 및 글로벌 공급망에 더욱 깊이 참여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공급망의 엄격한 요구사항과 국내 대다수 기업의 실제 역량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호아토 의류공장(꽝응아이)에서 수출용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민코이)
호아토 의류공장(꽝응아이)에서 수출용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민코이)

이러한 기회는 베트남의 전략적 위치, 풍부한 인적 자원, CPTPP, EVFTA, RCEP 등 신세대 자유무역협정(FTA) 체제 참여에서 창출됐다.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생산 다각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 기업들은 위험을 줄이고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생산 거점을 모색하고 있다. 합리적인 인건비, 전략적 지리적 위치, 안정적인 정치 환경, 투자 친화적 지원 정책 등 다양한 강점을 바탕으로 베트남은 현재 국제 기업들 사이에서 투자 전망이 밝고, 높은 비즈니스 신뢰도를 보이는 선도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베트남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 인텔, 폭스콘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공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보다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현지 공급업체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투자와 수출 증대뿐만 아니라 기술 이전, 수천 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베트남의 지역 및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내 위상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산하 중소기업지원센터의 쩐 티 타인 떰(Tran Thi Thanh Tam) 소장에 따르면, 기회에는 항상 도전이 따르기 마련이다. 다른 국가들이 지원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경쟁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강력한 연계망이 부족하고, 고급 인력, 기술 역량, 노동 생산성, 대규모·장기 주문 이행 능력, 기술 표준·품질 관리·친환경·지속가능성 요건 준수 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및 보조 자재의 외부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고리로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세계는 비용 및 재고 최적화 중심에서 공급망의 안전성, 자율성, 리스크 대응력 강화로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전략정책연구원의 찐 꾸옥 빈 박사는 베트남 기업들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신속한 적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친환경 공급망 트렌드는 이제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고 있어, 기업들은 배출량 감축, 재생에너지 적극 활용, 엄격한 노동 기준 준수 등이 요구된다. 특히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청정경쟁법 등 기술 장벽이 강화되면서, 알루미늄·철강·섬유 등 베트남 수출기업들은 기술 전환을 즉각 추진하지 않으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베트남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참여 역량 제고를 위해, 짜인 꾸옥 빈 박사는 국가 차원의 구체적 정책과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기업들이 가공·조립 중심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가치사슬을 주도할 선도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인식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4년 베트남의 수출액은 4,060억 달러로 세계 20위권에 진입했지만, 국내 부가가치 비중은 여전히 20~25% 수준에 머물며, 대부분 가공·조립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혁신지원기금 시범 운영, 해외 핵심기술 인수를 위한 인수합병(M&A) 장려, 수출신용기관(ECA) 모델 연구 등 기술 자립 및 실행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자금난’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 정책은 어디까지나 ‘도약대’에 불과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 스스로가 제품의 기술적 가치에 집중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장기적 경쟁력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FDI 기업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해 중소기업이 기술 역량과 효율성을 높이고, 원자재 비용을 절감하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 표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접근법은 중소기업의 기술 격차 해소와 생산능력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고품질 인재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투자와, 고등교육과 기업 간 연계를 통해 디지털 전환 및 녹색경제에 능통한 인력을 육성하는 데도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표준, 품질, 첨단기술은 기업 경쟁력의 지속가능한 토대가 되어, 기존 주문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에 더 깊이 참여하고 장기적 회복력을 갖추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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