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 거래소 설립작업 박차...합리적 거래 방안 모색

금 거래소 설립은 금 시장 관리 개혁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경제 내 금의 유통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금 거래소가 대중 사이에 보관되어 있는 막대한 양의 금을 ‘깨울’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VNA)
금 거래소가 대중 사이에 보관되어 있는 막대한 양의 금을 ‘깨울’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VNA)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범 도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중앙은행(SBV) 역시 금 거래소 설립이 상당한 도전 과제가 될 것임을 인정했다.

최근 열린 금 거래소 설립 관련 세미나에서 다오 쑤언 뚜언(SBV 외환관리국장)은 “지금이 이러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에 적기”라고 밝혔다. SBV는10월중에 금 거래소 시범 운영에 관한 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금 거래소 설립은 현행 관행과 정부 지침에 부합한다. 그 목적은 국민이 보유한 유휴 금을 동원하고, 사재기를 줄이며, 이 자원을 생산 및 사업 활동을 위한 투자 자본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금 거래소 설립에 유리한 시기

다오 쑤언 뚜언 국장에 따르면, 여러 유리한 조건이 맞물리면서 지금이 금 거래소 설립을 검토할 적기라고 SBV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금괴 생산에 대한 국가 독점이 공식적으로 해제됐다. 국가 관리 체계 하에 금 거래소를 설립하는 것은 현 상황과 정부의 방향성에 부합하며, 투명성과 시장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SBV는 이 프로젝트를 세 단계의 시범 운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는 국제 시장과의 연계 없이 국내 실물 금 거래에 집중한다.

이 단계에서 금 거래소에는 3개 주요 그룹이 참여한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서비스 제공자, 자금 이체·에스크로 계좌 관리·정산을 담당하는 결제 은행, 그리고 금 수입 허가를 받은 은행 및 기업 등 거래 회원이다.

2단계에서는 거래 범위가 금괴 제품까지 확대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금, 펀드 증서, 파생상품까지 거래 대상에 포함되며, 점차 국제 시장과 연계해 현대적이고 통합된, 완전한 기능을 갖춘 금 거래소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팜 띠엔 중(SBV 부총재)은 “금 거래소 설립은 효과적인 시장 관리뿐 아니라 실물 금 거래부터 계좌 기반, 파생상품 거래까지 모든 금 거래 활동을 표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는 국가가 시장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모니터링하고, 통화정책 수립과 거시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금 거래소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비공식 거래가 억제되며, 베트남 금 시장이 글로벌 관행에 부합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석가들은 금 거래소 설립이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을 연동시켜 현재 10% 이상 벌어진 가격 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 중요한 것은, 거래소가 국민이 보유한 수백 톤의 금을 “해방”시켜, 이 잠자고 있는 자산을 경제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본원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간 금융시장은 금 가격의 큰 변동을 겪었다. 2024년 5월 역대 최고치인 1량(tael)당 9,200만 동에서, 2025년 10월 16일 기준 1량당 1억 5,300만 동까지 치솟으며 1.6배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극적인 변동 중 하나로 평가된다.

정부에 따르면, 금 가격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첫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 등으로 국제 금 가격이 급등했다. 둘째, 시장 심리가 미국 달러 약세와 2025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0.25% 금리 인하에 힘입어 금 가격 추가 상승 기대를 강화시켰다.

이로 인해 국내 금 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당국은 일부 조직과 개인이 시장 변동성을 이용해 투기 및 가격 조작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는 국내 금 시장의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합한 로드맵 마련 필요

거래소 모델과 관련해 팜 띠엔 중 부총재는 “아직 단일 거래소로 할지, 복수 거래소로 할지 최종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인프라, 경영 역량, 재무 건전성, 전문 인력 등 요건을 충족하는 조직이라면 실물 금 거래소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단일 거래소 모델에 치우치지 않고, 통제된 경쟁을 통해 운영 효율성과 시장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중 부총재는 강조했다.

현재 세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가가 관리·운영하는 전국 단위 금 거래소 설립, 베트남 상품거래소(Viet Nam Commodity Exchange)에서 금 거래 허용, 또는 국제금융센터 내에 지역 자본·상품시장과 연계된 금 거래소 설립 등이다.

베트남은 금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국가로, 금은 높은 가치를 지닌 만큼 안전한 보관과 계좌 비밀 유지 등 엄격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에는 중앙 집중식 실물 금 보관소나 전문 금 감정센터 등 투명하고 효율적인 금 거래소 운영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2024년 10월 10일부터 금 거래 허가를 받은 은행과 기업은 금괴 생산이 허용됐으며, 기업은 최소 1조 동, 은행은 50조 동의 자본금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자금의 흐름을 따라’ 프로그램에서 응우옌 민 뚜언(AFA Capital CEO)은 “이제는 금 거래소 설립 여부가 아니라, 베트남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 베트남에서는 금 거래소가 붐을 이루며 수천 개의 거래 계좌가 개설됐다. 그러나 2009년 명확한 법적 틀이 부재한 가운데, 이들 거래소는 투기, 가격 조작, 생산적 사업에서 자본이 이탈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며 폐쇄를 피할 수 없었다.

뚜언 CEO는 당시 거래소 붕괴의 핵심 원인으로 실물 금, 금 계좌, 차액결제거래(CFD) 등 세 가지 개념이 혼재된 점을 꼽았다. 그는 “거래소가 금 계좌 거래(사실상 금융 파생상품)를 허용하면서도 실물 금 인출을 허용해 위험한 중복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투자자와 금융 시스템 모두가 큰 위험에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뚜언 CEO는 “과거의 교훈을 반영하지 않고 모델을 부활시킨다면, 10여 년 전 시장을 불안정하게 했던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영국, 인도 등 국가의 경험에 따르면, 실물 금 거래소 모델은 제대로 구조화될 경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성공적인 모델의 공통점은 거래가 오직 실물 금에 집중되고, 금융 레버리지를 피하며, 유관 당국의 엄격한 감독 하에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규율과 투명성은 시장의 안정성, 투기 위험 최소화, 투자자 신뢰 구축에 기여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은 관리, 거래, 보관에 대한 명확하고 투명한 프레임워크를 갖춘 실물 금 거래소를 설립해야 한다. 우선, 국가의 관리 기능과 금 사업·생산 활동을 분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금 거래소 영업점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와 현금출납기와 직접 연동된 소프트웨어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규제 당국이 실시간으로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베트남 금 시장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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