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러한 활동 중에는 지역사회의 창의적 잠재력을 일깨우고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들이 포함되어 있어, 전국의 다른 창의도시들에게도 귀중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하노이 비엣흥동에 위치한 타스코몰 쇼핑센터를 방문한 많은 시민들은 주말마다 이곳에서 문화·예술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반겼다.
창의성 육성과 확산 위한 새로운 해법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는 단순한 음악이나 패션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미술 전시, 수공예 워크숍, 어쿠스틱 음악의 밤, 유산을 주제로 한 강연 등 심도 있는 문화 활동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대표적인 예로, ‘퍼 – 창의산업 흐름 속의 무형문화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퍼의 유산적 가치에 대한 토론, 역사 전시, 하노이 포 문화 실천 전시, 퍼 유산 스케치, 라이브 요리 시연 및 시식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최근 몇 년간 하노이는 창의적 문화 활동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해왔다. 과거에는 극장, 전시장, 박물관 등 제한된 공간에 머물렀던 공연예술, 미술, 사진 등이 이제는 공공장소나 민간 창의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들을 통해 대중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팜 티 란 안 하노이시 문화체육국 유산관리과장은 “창의도시의 핵심 중 하나는 창의적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활동은 반드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창의적 잠재력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쇼핑센터는 특히 젊은 층을 포함해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을 통한 문화 가치 확산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쇼핑센터들이 단순 상업적 목적을 넘어 문화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며 "하노이는 앞으로도 이 방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는 창의 공동체 확산과 육성, 문화산업 시장 조성 등 모든 측면에서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스코몰에 이어 하노이시 문화체육국은 롯데몰 등 여러 쇼핑센터와 협력해 전시, 디자인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쇼핑센터 내에 문화 환경을 조성하고, 창의문화를 지역사회에 더욱 가깝게 전달하고 있다.
하노이는 미래 창의 인재 양성에도 꾸준히 힘써왔다. 대표적으로 ‘하노이 크리에이티브’ 경진대회(2023)는 미술·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게 전통 브랜드와 공예마을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하노이의 전통 브랜드(퍼, 껌 등), 전통 상점가, 공예마을의 브랜드 정체성을 위한 수백 점의 그래픽 디자인 제품과, 10개 대표 공예마을의 가치를 반영한 인테리어 제품 등이 탄생했다. 2025년에는 하노이 산업미술대학교 학생들이 쭈옌미의 자개공예, 푸뚝의 대나무·라탄 공예, 보이케의 옻칠공예 등 공예마을에서 직접 인턴십을 하며 신제품을 개발했다.
창의 공동체 위한 지원 기반 구축
조나단 베이커 유네스코 베트남 대표는 “하노이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인정받으면서 창의성이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되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서 "하노이는 역동적인 창의 생태계를 조성해왔으며, 창의 축제는 지역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공공장소를 재생하며, 젊은 세대가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창의도시 조성 과정에서, 민간 기업·디자이너·예술가가 운영하는 창의문화공간은 하노이의 강점 중 하나다. 이들 공간에서는 음악, 영화, 미술, 디자인, 수공예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사회가 문화를 접하고 문화산업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하노이에는 약 200여 개의 창의공간이 있으며, 복합문화공간부터 테마 카페, 코워킹스페이스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창의공간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는 조기 폐쇄되거나 전시·공연이 행정 절차상의 제약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병목 현상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 2024년 12월, 하노이시는 공식적으로 창의활동조정센터를 설립했다. 1년 후인 2025년 12월에는 82개 창의문화공간을 ‘하노이 창의문화공간 네트워크’ 참여 공간으로 인증했다.
응우옌 응옥 호아 창의활동조정센터장은 “네트워크에 가입한 공간들은 미디어·홍보 지원, 행정 절차 지원, 유네스코 글로벌 창의도시 네트워크 회원과의 연계, 지역사회 중심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 행사 개최를 위한 장소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하노이의 창의 공동체는 더욱 견고하게 성장해, 문화 창의의 정신을 대중에게 널리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