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문화를 원동력으로 전환하다
‘띠엥(Thieng, 신성)’과 ‘부 디에우 즈오이 짱(Vu dieu duoi trang, 달빛 아래의 춤)’ 라이브 퍼포먼스 아트 쇼가 11월 사파(Sa Pa)에서 개최됐다. 케네(전통 관악기), 플루트, ‘파오 중(Pao dung)’ 춤, 그리고 산꽌 광장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지며, 고산 소수민족의 문화와 영적 삶의 아름다움이 방문객들을 생생한 체험 공간으로 이끌었다.
이 두 프로그램의 기획은 하 반 탕 전 라오까이 관광국장의 개인적 경험과 문화 보존 노력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마을을 다니며 고산 소수민족의 관습과 전통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세련됨을 깨달았고, 이후 문화 행정가로서 다오(Dao), 흐몽(H’Mong), 따이(Tay), 자이(Giay), 싸 포(Xa Pho) 등 소수민족의 정신, 삶의 리듬, 토착 지식을 온전히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탕 전 국장은 지역 공동체가 직접 주체가 되어 연극, 음악, 춤, 조명, 현대 기술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예술 작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키워왔다. ‘부 디에우 즈오이 짱’은 2023년 사파 관광 120주년을 맞아 처음 선보였으며, 지역 소수민족의 일상과 영적 관습에서 영감을 받은 전통 춤이 신비로운 안개 속 사파의 분위기와 어우러졌다.
이 프로그램의 초기 성공은 지역 문화를 지속적으로 발굴·존중·확산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띠엥’ 프로그램은 붉은 다오(Red Dao) 공동체의 영적 깊이와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한다. 이 프로그램은 의식, 민속 공연, 복합 음악, 전통 춤에 3D 맵핑과 무대 설치 등 현대 기술을 결합해, 문화의 진정성을 존중하면서도 인상적인 시각적 공간을 창조했다. ‘띠엥’ 프로그램에 협력한 당 쑤언 쯔엉 감독은 “문화 보존은 문화의 주체가 자신의 영적 공간에서 직접 공연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두 프로그램은 웅장하면서도 인간미가 깊어, 지역 주민과 국내외 방문객 모두가 산악 문화의 아름다움, 민족적 자긍심, 소수민족 공동체의 활기찬 삶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대규모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팀은 수개월간 장인과 지역 주민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음악·안무부터 의식 순서, 의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부 사항이 고산 소수민족의 문화를 진정성 있게 반영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띠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젊은 붉은 다오족 짜오 라오 따(Chao Lao Ta)는 “수년간 우리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것을 봐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젊은 세대가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쉽게 무시하거나 번거롭게 여기는 것도 한몫한다. 이번 프로그램들은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고 유산에 더 큰 자부심을 갖게 해준다”고 인상깊은 말을 전했다. 그는 땅 찾기, 비 기원, 불 피우기, ‘깝 삭(cap sac)’ 등 신성한 의식이 공동체 생활의 필수 요소이며, 무대 언어, 조명, 음악과 결합될 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전했다.
“창조된 공간은 비범하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일상입니다. 익숙한 것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내레이터를 맡은 마이 비(May Vy) 역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몇 달 전 수확철, 대본 작가와 감독이 대본을 그녀의 고장에 가져와 주민들과 함께 검토하고 준비했다. 지역 주민들은 일상 노동으로 매우 바쁜 터라 문화 보존에 진정으로 헌신하는 사람만이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녀는 대본 작가와 감독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셨고, 저희는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정교하고 치밀한 여정
아이디어를 완성도 높은 라이브 아트 퍼포먼스로 구현하는 과정은 예술가, 소수민족 공동체, 유연한 기술 적용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치밀하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여정이다. 제작진은 폭우와 짙은 안개, 갑작스러운 저온 등 사파의 혹독한 날씨와도 싸워야 했다. 수 톤에 달하는 조명, 음향, 3D 맵핑 장비가 하노이에서 고산지대로 운반되어, 추운 비바람 속에서 설치됐다. 모든 기술적 세부 사항은 공연 공간의 안전과 시각적 효과를 위해 엄격히 점검됐다. 장인들은 문화 심판 역할을 하며, 의상·소품·춤 동작·의식 실연 등 모든 요소가 왜곡되거나 신성함을 잃지 않도록 꼼꼼히 검증했다.
‘띠엥’과 ‘부 디에우 즈오이 짱’과 같은 예술 프로그램은 지역 문화와 예술, 현대 기술을 결합해 깊이 있고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창조하는 대표적 사례다. 하 반 탕 대본 작가는 라이브 액션 쇼에는 문화 주체와 대본, 공연 형식 등 세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쑤언 쯔엉 감독은 “지역 주민과 민속 장인이 직접 자신들의 고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원형 문화 가치를 보존할 뿐 아니라 공감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덧붙였다. 대본과 예술적 구성 역시 원형 의식을 존중하면서 미적 메시지와 시각적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로그램은 지속 가능한 비전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고립된 사고를 넘어 문화 확산의 메커니즘이 되어야 한다"며 "지역 공동체와의 존중, 창의성, 협력 속에서만 예술이 자연스럽게 문화와 융합되고, 고산지대 관광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