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여 년 전, 천재 사상가이자 C. 마르크스의 동지였던 F. 엥겔스는 차르 러시아를 두고 같은 문제에 대해 깊이 고심했다. 즉, 농촌 공동체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전(前)자본주의 사회가 자본주의 단계를 건너뛰어 곧바로 더 높은 사회 형태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는 ‘단축된’ 발전 경로라는 개념으로, 오늘날까지도 베트남의 발전 경로를 밝히는 소중한 이론적 유산이다.
F. 엥겔스에 따르면, ‘단축된’ 발전이 가능하기 위한 객관적 조건은 인류 문명의 성과, 특히 과학, 기술, 생산력의 성과를 계승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베트남은 국가 내부의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외부 자원과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항상 객관적 현실에서 출발해 구체적 역사적 맥락을 올바르게 분석하여 적합한 경로를 결정하고, 교조주의와 주관적 의지주의를 피해야 한다.
마르크스-레닌주의, 특히 F. 엥겔스의 ‘단축된’ 발전 사상을 이론적 토대로 삼아, 베트남 공산당은 사회주의 건설의 길에서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며 국가를 이끌어왔다.
외부 조건과 관련해, F. 엥겔스가 ‘서구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 오늘날 베트남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며 평화롭고 우호적이며 협력적이고 발전적인 외교 정책을 통해 스스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기회와 성과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민족의 역량과 시대의 힘을 결합하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은 F. 엥겔스의 정신을 창의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이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전략적 파트너로부터 인류의 발전 성과, 특히 기술과 자본을 주체적으로 교류하고 선별적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동시에 베트남은 ‘전략적 자주, 자립, 자강’의 원칙을 견지하며, 외부의 기술과 자본을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목표에 봉사하도록 흡수하고 있다.
물질적·기술적 기반과 관련해, 엥겔스가 러시아가 서구의 대규모 산업을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 당은 제14차 당대회에 제출된 정치보고서 초안에서 “생산성, 품질, 효율성, 부가가치,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과학, 기술, 혁신, 디지털 전환을 주요 동력으로 삼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베트남은 산업화와 현대화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산업화와 현대화를 추진하며 곧바로 첨단기술로 나아가고 있다.
국가는 반도체 칩, 로봇 및 자동화, 인공지능, 첨단 소재, 원자력 응용 산업, 항공우주 산업 등 신흥 산업의 발전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고품질 생산력과 생산방식’을 창출하여 엥겔스가 요구한 ‘현대적 생산력’의 확보에 부응하는 길이다.
지도 주체와 관련해, 엥겔스가 러시아 공동체의 한계로 충분히 강력한 사회적 주체의 부재를 지적했다면, 베트남은 중요한 이점을 갖고 있다. 바로 혁명적 투쟁과 국가 건설을 통해 단련된 베트남 공산당의 지도력이다.
당은 발전적 사고를 창출하고, 제도를 이끌며, 전략을 수립하고, 사회적 합의를 촉진하며, 민족의 도약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정치적 핵심 역할을 한다.
기구 완비와 정치 시스템 조직의 슬림화, 효율화, 강건화는 ‘단축된’ 발전 과정을 이끌 주체를 준비하는 것이다.
인적 요소와 관련해, 이는 베트남이 엥겔스가 분석했던 맥락을 훨씬 뛰어넘는 지점이다. 엥겔스가 공동체 시기 농민의 한계를 지적했다면, 오늘날 베트남은 인간 개발을 발전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제14차 당대회에 제출된 초안 문서에서 명확히 밝힌 세 가지 전략적 돌파구 중 하나는 “인적 자원의 구조조정과 질적 향상, 고급·고품질 인재 개발, 인재 유치 및 활용 촉진…”이다.
왜냐하면 외부의 모든 첨단 기술과 풍부한 자본도 이를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며, 창조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대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과학기술을 주도할 자질과 역량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내부 준비다. 이는 새로운 시대에 엥겔스 사상의 변증법적 발전으로, 단순히 ‘기계’를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계를 운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노동자’와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베트남이 “인간이 뿌리”이며, “인간이 주체이자 중심”임을 천명하고, “발전의 열망, 단결의 정신, 자립·자신감·민족적 자긍심”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 결합된 힘이 모든 난관과 도전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내생적 요인이다.
비록 역사적 맥락은 변했지만, 엥겔스의 ‘단축된’ 발전 사상의 핵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첫째, 생산력의 결정적 역할 원칙이다. 낙후된 토대 위에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는 없다. 경제, 과학, 기술 발전이 중심 과제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과학, 기술, 혁신을 돌파구로 삼고, 디지털 경제, 녹색 경제 등 ‘새로운 생산력’ 개발에 집중해 성장의 질을 높이고 기술 격차의 위험을 극복해야 한다.
둘째, 변증법적 사고와 창의적 혁신의 원칙이다. 인류 문명의 모든 성과, 자본주의 내에서 창출된 성과까지도 계승·흡수해야 한다.
엥겔스는 공동체가 자본주의 사회의 거대한 생산력을 사회적 자산, 사회적 도구로 파악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이는 러시아뿐 아니라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 있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적 법칙이다.
셋째, 내외부 역량 결합의 원칙이다. ‘극복’은 조건부로, 내부와 외부 요인의 결집이 필요하다. 베트남은 민족의 힘과 시대의 힘을 결합하고, 전략적 자주를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깊이 통합함으로써 이를 실천하고 있다.
넷째, 객관적 현실에서 출발하는 원칙이다. 베트남은 구체적 역사적 맥락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교조주의와 주관적 의지주의를 피해야 한다.
엥겔스는 결코 역사를 단일 경로로 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전략에는 확고, 전술에는 유연·적응”하며, 보편적 법칙과 구체성의 변증법적 통일을 보여주고 있다.
엥겔스의 ‘단축된’ 발전 사상은 기계적으로 적용할 공식이 아니라, 분석과 실천을 위한 변증법적 방법론이다. ‘단축된’ 발전은 조건부 가능성이지, 불가피한 법칙이나 특정 국가에만 주어진 특권이 아니다. 이는 매우 구체적인 내외부 요인의 결집과, 이를 이끌 충분히 강력한 정치적 주체를 요구한다.
엥겔스가 러시아에 대해 저술한 지 1세기가 넘은 지금, 베트남은 ‘단축된’ 발전 경로를 실현할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확고한 이론적 토대, 올바른 노선과 당의 현명한 지도, 그리고 온 국민의 열망이 있기에, 베트남이 2045년까지 선진 고소득 국가로 도약하는 역사적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 믿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단축된’ 발전 경로는 결코 장미꽃길이 아니다. 이는 가시와 도전이 가득한 길로, 강철 같은 의지와 전략적 비전, 끊임없는 창의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는 후발 국가가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축하고, 불필요한 우회와 곡절을 피하며, 더 나은 사회로 곧장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