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0월 25일 하노이에서 열린 유엔 사이버범죄 협약(하노이 협약) 서명식에서 이 협약이 사이버범죄에 맞서 집단 방어를 강화하는 강력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그의 연설 전문이다.
르엉 끄엉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 국가주석님,
각국 대표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이 역사적인 자리에 하노이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번 서명식을 주최해 주시고, 우리 모두를 한자리에 모이게 해주신 베트남 정부의 리더십에 감사드립니다.
2022년 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저는 베트남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과, 세계 전자 공급망에서 베트남이 맡고 있는 중요한 역할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하노이는 이번 행사의 개최지로 매우 적합합니다. 하노이는 디지털 시대의 정신—혁신, 가능성, 연결—을 상징하는 도시입니다.
유엔은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베트남과 협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각국 대표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상품과 서비스가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이동합니다.
아이디어는 우리가 인식하기도 전에 전 세계를 순식간에 넘나듭니다.
그리고 우리 주머니 속의 기기들은 대륙과 바다를 넘어 즉시 우리를 연결해줍니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우리 앞에 놓인 기회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러나 모든 기술 혁명에는 그늘이 존재합니다.
수년간 사이버 공간은 범죄자들에게 비옥한 토양이 되었고, 이들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속도와 범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정교한 사기 수법이 가정을 속이고, 생계를 빼앗으며, 우리 경제에서 수십억 달러를 유출시키고 있습니다.
끔찍한 아동 성착취물은 평생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암호화폐와 디지털 거래를 통한 불법 자금 흐름은 마약, 무기, 테러 자금 조달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병원, 공항 등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마비되고 있습니다.
피해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섭니다. 이는 우리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며, 현실 세계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합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누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어디서든 한 곳의 취약점이 전 세계 사람과 기관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강력하고 집단적인, 그리고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세계는 우리의 노력을 하나로 모을 공통의 법적 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5년에 걸친 복잡한 협상 끝에, 회원국들은 20여 년 만에 첫 형사사법 조약을 마련했습니다.
유엔 사이버범죄 협약은 사이버범죄에 맞서 우리의 집단 방어를 강화하는 강력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수단입니다.
이 협약은 프라이버시, 존엄성, 안전과 같은 기본적 인권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약속입니다.
또한 다자주의가 여전히 해법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개발 수준에 관계없이 어느 나라도 사이버범죄 앞에 무방비로 남겨지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는 약속입니다.
이 협약은 여러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증거 공유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정의 실현의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가해자는 한 나라에, 피해자는 다른 나라에, 데이터는 또 다른 나라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협약은 수사관과 검사들이 마침내 이 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명확한 길을 제시합니다.
또한 온라인 학대 피해자들에게도 큰 승리입니다.
국제 조약 사상 처음으로, 동의 없는 친밀 이미지 유포가 범죄로 규정되었습니다.
협약은 피해자 보호도 강화하도록 권장합니다. 여기에는 회복 지원, 보상, 불법 콘텐츠 삭제 등이 포함됩니다.
구속력 있는 의무를 통해, 협약은 우리의 약속을 실질적인 보호장치로 전환합니다.
이 협약은 디지털 격차 해소와 글로벌 디지털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미래를 위한 협약(Pact for the Future)과 글로벌 디지털 협약(Global Digital Compact)을 보완합니다.
또한 최근 출범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대화(Global Dialogue on AI Governance)와 국제 독립 AI 과학 패널(Independent International Scientific Panel on AI)의 목표와도 일치합니다.
이러한 약속과 메커니즘이 모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구축하는 강력한 토대를 이룹니다.
각국 대표 여러분,
오늘의 서명은 우리가 더 안전한 디지털 세계로 나아가는 공동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협약의 진정한 힘은 서명을 실질적 행동으로 옮길 때 발휘됩니다.
협약은 신속히 비준되어 발효되어야 합니다.
또한 효과적이고 완전하게 이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당사국이 매일 그 약속을 실천해야 합니다.
유엔은 여러분과 함께 이 길을 걷겠습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협약 사무국)와 유엔 법률사무국을 통해, 우리는 각국이 이 조약을 발효하고, 역량을 강화하며, 수사를 지원하고, 국경을 넘어 협력을 심화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 역사적 합의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잡아 나갑시다.
모두의 존엄성과 인권이 존중받는 사이버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가 모두에게 평화, 안전,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